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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지난 나의 20대를 돌이켜보면서 일기나 써본다

설라_09304167 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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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cseoulite.me/anonymous/13866569 복사

음슴체 양해 구할게



어느덧 내 나이 서른

돌이켜보면 20대 내내 정말 다산다난했었다



본인 음대 예체능 출신인데 대학교는 1년만 하고 자퇴 후 21살 나이 군대로 입대해버림


대학교를 1년밖에 안다녔는데 사실 이때 대학 생활 성실하게 했다고는 말 못함

괜한 자존심만 강하고 자유롭게 하고싶은 음악생활 한다고 대학은 이름값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니고

고등학생때부터 이어온 길거리 밴드 생활에 모든걸 투자했지


집안에서 음악하는걸 싫어해서 지원은 받지못했고 당연히 알바 병행을 했었네



군생활할때는 솔직히 미래에 대한 생각을 잊고사는건 좋았어

물론 이런 생각정리가 필요해서 모든걸 그만두고 군대로 간거니....


근데 전역은 곧 다가오고 난 슬슬 내 미래에 대한 결정을 해야했었어

요즘 군대는 모르겠는데 당시에는 휴가를 모아서 한번에 원기옥이 가능했어


당시에 난 약 1달정도의 휴가를 모아서 말년휴가를 나왔지



나와서 제일 처음 한 일은 취업사이트 탐색이였어

당시에 내가 할 줄 아는거라곤 1도 없는 예체능 출신 취준생이였기 때문에


내 이력서는 말도 못할 정도로 초라했어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도 없고 상담받을곳도 없어서 이력서를 나름 수정한다고 하는데


정말 예체능 출신의 대학중퇴 신분에다가 자격증이라곤 하나도 없으니

혼자서 아무리 잘 써봐야 얼마나 쓰겠어....


원래는 전공을 바꿔서 공부를 할까도 생각을 했는데 사실 당시에 23살 절반정도였던 상황에

돈이라곤 당연히 없으니 공부를 하고싶어도 돈이 없어서 못했어

부모님께 지원받는건 내가 원하지도 않았고....



우여곡절 끝에 PC방에서 이력서를 완성하고 전공분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이력서부터 넣었어


복붙된 당시 형편없는 내 이력서를 하루에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 몰라


정말 1달이란 말년휴가 기간동안 아침부터 저녁까지 계속 사이트 돌아다니면서 될때까지 넣었던거같아



당연히 서류탈락이 대부분이였고 휴가복귀쯤되니 엄청 초조해지더라

알바라도 하면서 돈이라도 벌고 공부를 해야하나싶은 와중에


한군데에서 전화로 연락이 왔어


이름은 말하기 그렇고 IT업계 외국계 기업에서 계약직으로 총무팀 업무였고 회계팀 지원 업무였어


당시에 나는 휴가복귀까지 얼마 안남은 상태였고 수많은 서류탈락속에서 살짝 지쳐가다가

연락을 받은거였기에 거절 할 이유도 없었고 내가 어디서 뭘 하든지간에 열심히 할 자신이 있었기에

바로 면접 일정을 잡았지


당시에 군인 신분이였던 나는 군대에서 [군인은 군복이 정장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지라

휴가복귀 하루전 면접날 군복으로 면접을 보러갔다


당시에 그 회사 이사급이 면접을 진행했는데 첫 대화가 [음.. 자네 내일 전역인가?] 였고

난 당당하게 [네! 그렇습니다! 내일 전역입니다!] 시전했다


다행히 면접을 보셨던 이사님이 좋게 봐주셔서 면접이 끝날때쯤 그자리에서

합격통보를 해주셨어


그 이사님이 내가 들어갈 부서 상관이 되셨고 언제부터 출근가능하냐고 하시길래

[오전에 전역신고하고 오후부터 즉시 출근하겠습니다!] 시전했더니

전역하고 그 다음날부터 오라고 하시더라고ㅎㅎㅎ


나중에 이사님께 날 그때 왜 뽑아주셨는지 물어본적이 있는데

회사에서 수많은 면접자중에 군인 신분으로 그렇게 패기넘치게 면접 본사람이 내가 첨이였고

그 자신감이 마음에 들어서 뽑았대

얘는 뭘 시켜도 열심히 할거같았고 그게 마음에 드셨다나봐



아무튼 난 그 회사에서 2년이란 시간을 정말 열심히 일했어

23살의 나이에 첫취업을 해서 25살까지 아무리 작은 일을 시키셔도

전문적으로 보이도록 최선을 다해서 실수없이 하도록 정말 열심히했어


정말 어느정도로 간절했냐면 출근이 9시인데 난 8시부터 출근해서 업무준비를 했었어

사실상 회사를 떠나는 그날까지 계속 일찍 출근했다고 보면 될거야


이걸 처음에는 당연히 아무도 몰랐는데 어느순간부터 다른층의 연구소측 개발자들부터해서 같은 층에 있는 직원들까지

점점 내가 좋은 인상으로 얼굴 비추게 된 계기는 된거같네

(참고로 당시에 사람이 진짜 많아서 나처럼 관리부서쪽 제외하고 서로 인사도 안하면 같은 회사사람인거 사원증없음 구분 잘 안됨)



그렇게 2년이 가까워질때쯤 25살이던 나는 슬슬 또다른 선택의 기로에 왔는데

이직에 대한 고민이였어


총무팀으로 열심히 왔는데 사실 이쪽에서 일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일에 대한 전문성은 떨어져

그러다보니 매년 연봉은 오르지만 더 욕심이 나는데 한계가 느껴지더라고


그래서 이직준비를 하게되었는데 그렇다고 일을 그만둘수가 없어서

당시 회사 1년6개월정도 되었을때부터 이력서를 다시 써보기 시작했지


당연히 처음보다 경력이란게 생겼어

그전까진 피자집,PC방,호텔,세탁소,술집 등등 고등학생때부터 군입대전까지 했던 알바생활들밖에 없던

내 이력서에 처음으로 회사를 다닌 경험이 생긴거야


그렇지만 일에 대한 전문성은 없었고 여전히 대학중퇴 고졸에 자격증도 없는건 매한가지였지만

그래도 이런 경험이 있단거에 자신감이 생겼어


물론 이직은 경력직이 아니라 신입으로만 찾았어

난 전문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고 그런걸로는 해본적도 없는 나였으니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보잔 생각이였지


25살이면 그때 남들보다 늦은게 아닌가 싶었지만

경력이 깡패라고 25살 거의 2년이란 시간을 회사생활로 보냈으니 거기에 중점을 둔거지

(당시 이직할 회사는 동일하게 IT계열로만 보고있었어)


그렇게 1년6개월차부터 이력서를 넣었는데

사실 처음이랑 크게 달라진건 없었어 수많은 서류탈락을 거쳤고

그마저도 이전보단 이력서가 괜찮은지 서류 통과는 했지만 실제 면접에서 많이 떨어졌어


면접을 볼 때 나이가 아직 어린데다가 경력이 있긴하지만 내세울만한게 없어서

부끄러웠던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어


그렇게 6개월을 보냈고 내가 당시 회사를 다닌지 2년이 되어갈 무렵에 드디어 기회가 왔어



집이랑 가까운 회사에다가 현재보다 조건도 괜찮은곳에서 서류통과가 되었는데 면접을 봤었지

참고로 이게 현재 내가 다니는 회사임



지금의 팀장님께도 날 뽑은 이유 물어본적이 있는데

워낙 인원이 급하기도 했는데 내 면접인상이 좋아서 뽑았다고 하시더라고


사람인생이 모른다고

25살에 입사해서 지금 30살인데도 꾸준히 다니고 있다


지금 회사에서 내가 배운게 정말 많아

그토록 원하던 전문성과 연봉까지 만족스러워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고마운곳이지



작년에 사실 이쪽에서 대기업급의 회사 면접합격을 한적이 있어

당시에 내가 5년차로서 어느정도나 되는지 현실을 파악하고 싶었고

문제는 내가 당시에 현 회사에서 감정이 한번 상한적이 있는데 그거때문이였지


붙었을때 정말 손이 벌벌 떨리더라

아무것도 없던 20대 초반 그때의 내가 떠올랐고 정말 열심히 인생살면 어떻게든 되는구나싶었어


근데도 이직을 하지않고 지금의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회사에다 이야기 했더니

현 회사에서 조심스럽게 어디 붙었고 조건 어떻게 되는지 실례가 안된다면 물어봐도 되냐더라고


이야기를 해드렸고 내가 왜 이직을 생각했는지까지 서운한걸 다 풀었는데


하루밤 사이 회사에서 날 붙잡는다고 모든 조건을 다 충족시키는걸로 역제안을 해주셨어

정말 그당시에 당장의 조건이냐 vs 회사의 이름값이냐로 많은 고민을 했는데


이직을 포기하고 그대로 잘 다니고있어

확실히 돈이 아니라 그외의 조건도 좋아졌고 이전보다 신경도 많이 써주시고 있고

회사에서도 비슷한 나이대에선 보다 많이 받아가도록 대우도 해주신다네


무엇보다 내 업무 효율성도 높아져서 매우 만족하며 다니고 있어


덕분에 무사히 결혼까지해서 유부초밥이 되었다



사실 작년같은 기회는 다시 또 올수 있을까 싶기도하지만

내 목표는 나도 더 열심히하고 현회사를 더 높게 만들어보고싶다


정말 20대 절반을 같이한 회사인데 앞으로 더 좋아지길 바란다



추가로 이제 성인이 되거나 20대 한창 취업중인분들도 많을텐데

해주고 싶은 말은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위에 적지는 않았지만 때론 뒤에서 무시도 받고 그랬어

이유야 뭐 전공도 관련없어서 모르는거 투성이에 자격증도 전혀 없고 사회초년생치고도 나이도 어린편에다가 학벌도 부족해서였지


처음엔 나도 사람이라 자존심 상해서 운적도 많지만 잠깐이더라

억울해서라도 앞만보고 부족한 내모습 인정하고 어떻게든 올라가기위해 열심히 살게 되더라고


그리고 커리어나 스펙이 아니라

당시의 열심히 하는 모습과 점차 성장세가 보이니 그걸 인정해주시는 분들이 늘어난 덕분에도 버틸수가 있었어



모두가 힘든 순간이 있고 고민이 많은 순간이 있어


그렇지만 나이는 그렇게 중요하지가 않아

자기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가 중요한거지


모두 용기 가지고 그냥 앞만보고 달려갔으면 좋겠다

20대는 아직 뒤를 돌아보기엔 이른거같아


난 전공도 버리고 학력도 버렸지만 그만큼 남보다 뒤쳐지기 싫어서 열심히 쌓아왔어


덕분에 20대동안 남들 다가는 해외여행으로 비행기 한번 타본적 없고 한번도 쉰적이 없지만 후회는 절대 안해

그런 생활이 있었던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거고 나중에 여유가 있을때 가면 되는거니까 상관없어


그때는 일에 대한 간절함이 더 컸고 남들보다 늦은만큼 따라가기 위해 그렇게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건 사치였지

그만큼 하루하루가 나한텐 소중했다



분명 이런 나보다 좋은 환경에서 시작하는분들도 많을거야

자신감을 가지길 바랄게



긴 글 읽어준 북붕이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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