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했다.
난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까.
남들이 이름은 알지만,
명함은 내밀지 못하는 대학 졸업반 시절.
취업이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알지도 못한 채,
무작정 학교에서 편성해준 토익 초급반 수업을 듣다가
이력서를 복사 붙여넣기 하다 보니
어줍 잖은 스펙으로도 면접 보러 오라는 회사가 있더라.
그렇게 나는 아주 운 좋게도 4학년 1학기 마치고 취직이 되었다.
영업 조직이란게
남의 피를 빨아 먹지 못하면
자연스레 도태되는게 당연한거라.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는 내가 견디기에 그곳은 너무 가혹했다.
그 이후 세 번의 취업 실패를 했다.
속도 보다는 방향인 것을.
그제서야 알았지만 여전히 나는 몰랐다.
그렇게 1년간을 백수로 지냈고
이십대 끝자락에 도달해서야 공공기관에 취직을 했지.
그랬던 내가
벌써 3급이 되었네.
높다면 높고, 낮다면 낮은 직급이지만,
참 그래도 잘 버텨왔다.
작년에 승진에서 떨어졌을 때
그래도 괜찮다며
내 눈치부터 보던 부모님도
다 쓰레기라며 같이 욕해주던 여자친구도
이젠 모두 좋아라하네.
근데 참 웃긴 건
이 공허함은 뭘까.
남들은 다 축하한다고 하는데
이걸 보고 지금까지 달려온 건가...싶고...
여튼 그냥 남들이 들으면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겠지만
그냥 이런저런 복잡한 감정 끄적여 보았다.
아직도 신입 직원을 뽑을 때,
참 안타까워.
힘든 경쟁을 하는 것도...
왜 떨어지는지도...계속 이력서를 넣는 작금의 현실들이...
힘내라 청춘들아.
남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래도 너희들이 쓴 이력서 한 음절 씩은 아니지만,
정성스레 보려 노력한단다.
화이팅...
청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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