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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adhd 치료 시작한다는 익명글 썼던 붕인데 왜 이제야 발견했나 싶을 정도로 약물 치료 하니까 세상이 조용하다
난 항상 머리라는 데스크탑에 시작 프로그램 300개 크롬 하나 켜면 광고 팝업창 25개가 한꺼번에 켜지고 멜론도 자동 재생돼서 항상 cpu가 가득 찬 상태였거든 과부화걸리면 그대로 블루스크린, 심하면 레드스크린 떠서 아무것도 못 했고.
근데 약 먹으니까 시작 프로그램 다 강제종료 시키고 딱 필요한 프로그램만 모니터에 띄워둔 기분 들더라? 머리 속 멜론도 볼륨 5000에서 20으로 줄어들고 가끔 일시정지더 가능하니까 좀 신기해ㅋㅋ
평범한 사람들은 이렇게 살았구나, 명상이라는 행위가 가능한 거구나, 내가 뭘 하나 시작하면 이렇게 오랫동안 집중할 수 있었구나 라는 걸 느꼈어.
그런데 이제서야 정상 궤도로 들어왔는데, 그럼 이전의 내 모습은 뭐였을까 싶어. 약을 먹는 지금이 진짜 나이고 그 전의 나는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비정상적으로 살았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
절대 고칠 수 없는 기질이라고 생각했는데 고쳐지니까 마음 속 뭔가가 무너진 느낌이 들고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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