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장문주의) 공무원 공부 중인 자폐성 장애 당사자 당근 거래 중 훈훈한 거래자를 만난 이야기 (feat. 중학교 후배의 이모)

공무원 시험 공부 중인 자폐성 장애 중증 당사자입니다.

 

어제 사무보조직 퇴근하고 당근에 우연히 제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찾아보다가 폐원한 어린이집 물품 나눔을 정리하기 위해 내논 다량의 볼풀공 매물을 발견하고 버스를 타고 인근 도시로 향했습니다. 본래는 버스 시간대가 맞으면 2시 반 이전에 도착하면 될 것을 하필 제가 화요일에는 흉조가 잦은 날이라 시내버스 승강장에 다 가기 전에 버스를 놓쳤고 결국 도보로 버스터미널에 걸어가 시내버스를 타고 그 도시에 갔는데 카카오맵이 시내버스 배차 정보가 왕창 틀려서 어린이집까지 또 걸어가야하는 악순환이 일어났네요. 때마침 당근거래자가 저에게 전화를 받으면서 그 당근 거래자 분의 차량에 타서 간신히 어린이집 건물에 도착했습니다.

 

 

당근 매물에 올라온 볼풀장. 당시 실내 놀이터와 실외 놀이터를 같이 판매하고 있었으며 실외 100, 실내 70이라 하더네요. 물론 이걸 제가 누가 사겠습니까. 엄청나게 비싼데요 ㅋ

 

사실 그 제가 전자에 언급한 볼풀공, 그러니 볼풀은 제가 유난히 최애 장난감 0순위에 해당되겠죠. 더군다나 저 어린이집이 20년 전인 2002년에 유치원으로 개원 후, 어린이집으로 변경되다가, 2023년을 끝으로 폐원 결국 엄청나게 방치가 되었는지 보일러 터지고 수도세랑 전기세랑 밀리고 하다가 후자에 언급할 여성이 건물을 매입했더라고요. 당연하게 그 토지를 비롯한 어린이집 건물 안에 있던 소유물 또한 모두 그 분으로 넘어간 것과 다름없죠. 20년 동안 유치원 및 어린이집이 있었고, 개원연도에 졸업 및 수료한 원생들이 지금쯤이면 성인이 되었고, 또한 대학생활을 하고 있거나 사회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고 폐원 직전까지 해당 어린이집을 수료한 원생들은 지금쯤이면 초등학생이나 어엿한 청소년(중학생 또는 고등학생)이 되었네요.

 

사실 제가 이 어린이집 다량의 볼풀공을 노릴려는 이유가 분명히 있습니다. 원래 자폐성 장애의 특징이 제한된 관심사를 두고 있는것이 통상적인 특징입니다. 물론 저도 자폐성 장애 당사자로 볼풀을 항상 좋아하는 것이 관심사입니다. 그러나 통상적인 자폐성 장애인 제한된 관심사와 다르게 저는 최우선 순위로 좋아하는 장난감(그 중에서 볼풀장), 교통, 정치·외교 및 시사, 스포츠(축구, 야구), 여행, 언어, 지리, 방송 등의 폭넓은 분야에 관심사가 많아 사회적 의사소통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원래 처음에는 이 공들을 나중에 어린이날을 맞아 성당 쪽에서 사용할려고 했었으나 이미 시작부터 입구컷이 되면서 대체 이것을 어떻게 할지가 고민이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이 공 갯수도 사진에서 보면 아시겠지만 120리터 봉투 12개를 채우지는 분량이라 제가 보관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웠죠.(거의 약 13,000~15,000개 분량) 물론 이 어린이집이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었기에 "공들이 매우 오래되었고 아예 그것들을 폐기해 새로운 볼풀공으로 바꾸면 되는거 아니냐?"라는 생각이 드는데, 저는 이것에 대해 "아니요"라고 답하고 싶네요. 오래된 자동차(흔히 각그랜저나 대우 티코, 현대 포니 같은 클래식 자동차)가 나중에 세월이 지나면 박물관에 귀중히 모시는 것 처럼, 저도 이러한 오래된 볼풀공들을 소장 및 제 심리적 안정, 그리고 침대 대용 목적으로 나중에 자취할 때 모두 가져가고 싶네요. 여담이지만 요즘 볼풀공 트렌드가 2024년 현재 파스텔(백색, 민트색(청록색), 분홍색) 또는 한 색상 계열 위주로 하는 것이 상당히 유행이더라고요. 물론 다채로운 색상들도 하는 것도 콩라인이지만요. 물론 저의 젊은 잘파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하는 Z세대와 2010년~202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를 의미하는 알파세대의 합성어로(Z+alpha), 한마디로 1990년대 중후반~2020년대 중반에 출생한 세대를 가리킴.)들 또한 볼풀장은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는 추억의 장난감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100% 부정할 수도 없고요. 뭐 지금쯤이면 전시장이나 카페에 볼풀장이 있어서 아무런 제약 없이는 들어갈 수 있죠.

 

20대 후반인 젊은 자폐성 장애 당사자인 저는 이것들이 아닌 오히려 사진에 나온 오래된 볼풀공(빨강, 노랑, 초록, 파랑, 분홍; 스포츠 무늬(축구, 야구, 농구, 배구); 숫자; 하얀 줄무늬)에 대해 집착이 상당합니다. 과거 어린이집 수료앨범을 보면서 어린이집(물론 그 사진에 나온 어린이집은 아니고, 딴 지역입니다. 심지어 그 어린이집이 제가 수료한 이후에도 지금도 운영되고 있고요. 물론 졸업한 유치원도 계속 운영 중인데, 후자 유치원은 이미 준대형 개신교 교회가 운영하는거라 폐원할 일은 먼 미래겠네요.) 볼풀장에 혼자 노는 사진이 찍혔는데 이상하게 그 공들에 대한 특성과 모양들을 기억하게 되었네요. 심지어 제가 초등학생 고학년 시절 때 관공서와 산부인과에서 혼자 또는 영아와 함께 볼풀장에서 논 기억들고 있고요.(저 영유아들이 지금쯤이면 고등학생 또는 고교를 막 졸업한 성인이 되었겠네요.) 여담입니다만 저의 Z세대의 라떼 시절에는 저런 색상들이 아닌 다섯 색깔로 이뤄진 공들이 가득찬 볼풀장이 큰 트렌드였죠. 당장 2010년 이전에 '볼풀'이라는 것을 검색하면 저런 다섯 색깔로 이뤄진 볼풀공이 가득찬 볼풀장 사진이 나오기도 하고요. 물론 사진에 나온 터진 볼풀공 보면 마음이 찢어지기도 하지만요... 물론 그 볼풀장에 들어가서 잠시 쉬는 목적으로 눕고 싶었지만 이미 봉투에 넣었기에 무산되었지만요. 물론 어린이집 운영 당시에 원생들이 호기심삼아 볼풀공 그물망 뒤로 넣는 것까지 포함하면 더 많겠네요.

 

쨌든 이것저것 이야기하다가 자취하면서 이 수많은 공들을 나중에 독립 후 자취해서 볼풀장으로 쓴다면 저에겐 완벽한 추억보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하고, 저도 자폐성 중증 장애 당사자라 말하더니 그 여성 분이 아동복지시설을 운영하면서 저와 같은 당사자(주로 지적장애, 자폐성장애)들이 있다고 하니 뭔가 일맥상통하더라고요. 그리고 출신 학교를 여쭈어보더니 저와 같은 중학교 1년 남자 후배가 이모였던 사실또한 놀라웠습니다.(물론 출신 고교는 다르지만요) 혹시 그 ○○○을 아냐고 물어보니까 중학교 교내를 많이 돌아다니면서 이름을 알고 있다면서 중학교 당시의 체형도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제 솔직히 치트키가 될 줄은 누가 상상했나요 ㅋㅋㅋ 물론 저도 중학교 시절 때에도 네임드가 상당히 유명했었고 이에 따른 영향력도 엄청나게 행사했고요.

 

그 ○○○도 저와 같은 자폐 당사자이지만 그 매우 증세가 매우 경미하고, 자폐와 관련된 특정 증세가 있어 관련 약을 복용하고 있다고 하자, 저도 그 같은 약을 먹고 있다고 말했죠. 물론 그 약이 집중력을 올리는 약효가 있지만 반대로 부작용이 식욕부진이 흔했기에 몸무게가 빠지고 안 먹으면 되려 올라가는 기이한 패턴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은 대학교의 건축학을 전공했고 군대를 갔다왔고 아버지가 건설업 관련을 하고 있어 그 중학교 후배 ○○○도 같이 아버지 일을 도우고 있다고 하더네요.

거의 이야기를 나눈 것이 제 중학교 후배와 관련한 것이고 이 건물을 아동복지지설로 쓰일 것이라 하더군요. 그리고 이렇게 중학교 후배와 관련한 이야기 또한 잘 나누었고요.

 

그리고 최종적으로 공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3만 원에 구매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그 중학교 후배 치트키로 나중에 이 꾸러미는 제가 독립 후 자취가 확정될 때 까지 보관한다고 하니 진짜 감사하더라고요. 나중에 수도권 지역이나 다른 지역에서 자취를 하면 분명히 용달차는 불러야하지, 그리고 볼풀장을 본격적으로 세팅하기 전에 모두 씻어야하는 중노동이 오겠지만(이걸 20년 동안 세척을 안 해가지고, 요즘 위생이 중요하기도 하고요...) 이미 소유물이 저에게 넘어갔고, 나중에 제가 자취하는 방 일부분을 볼풀장으로 쓰면서 특유의 볼풀장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면 심정이 완전히 안정되더라고요. 더군다나 볼풀장에 누울 때 편안해지는 그 심정또한 나는 것도 덤이고요.

 

그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오래된 볼풀공 꾸러미를 구매한 것도 어쩌다보면 추억보정에다가 '성공한 덕후'가 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엄연한 제 사유재산인 저 다량의 볼풀공들은 진심으로 포기를 못 하겠네요. 절대로요. 버릴 수도 없고요.

 그리고 언젠가 그 중학교 후배랑 만난다면 대체 뭔 주제부터 꺼내야할지가 고민이네요 ㅋㅋㅋㅋㅋ 뭐, 같은 중학교 출신인데 라떼시절 얘기하는 것 또한 답일까요?

 

진심으로 어제 진짜 인생 가장 매우 행복한 날이었네요! 황사라는 악재까지 있었는데도 황사마저 저를 완전히 무시하는 그 느낌이랄까요? 나중에 그 볼풀공들이 저와 만나는 날을 기대하면서 글을 줄이겠습니다.

 

p.s. 이번 서울 더비 무조건 FC 서울이 이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