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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세월호추모글을 보고 조심스럽게 써보는 나의 경험과 고민

설라_72948630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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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fcseoulite.me/anonymous/5524710 복사

나는 의경 출신이다

세월호 사건이 발생한 날 나도 같이 부대원들과 TV 보면서 안타까워했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뒤, 내가 노란리본을 단 사람에게 온갖 조롱과 비난을 받고 있으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았다


시위현장에 있지 않았다면 당시 나와 내 동료들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할 거다

며칠 동안 부대에 복귀도 못하고 집회관리를 하면서 옆에 있는 부대원들과 잠깐 농담이라도 하는 순간에는 ‘저 ○○○가 유가족은 우는데 웃고 있다’며 단체로 쌍욕이 날아왔다.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달라며 선봉에 선 사람들은 ‘박x혜 하야’ ‘평화통일’ ‘금속노조’ 등의 깃발을 휘날렸다. 구조물 설치를 위해 철제봉을 들고 가는 우리의 모습을 찍어 ‘폭력진압을 위해 쇠파이프를 들고 가는 경찰’이라며 인터넷 신문에 실었다. 언론을 타고 유명해진 한 세월호 유가족은 본인이 경찰들 사이로 파고들어가놓고 경찰이 본인을 폭행했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경찰기동대버스 바퀴를 펑크내기도 하고 유리창을 부쉈고 노란리본과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새겨진 스티커를 버스 여기저기에 붙였다. 결코 버스 하나가 아니라 시위 전방에 있었던 버스 여러대에 있었던 일이다.


전역한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노란색 부착물을 붙인 걸 보면 혹시 노란리본이 아닌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이런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함부로 할 수가 없다. 세월호를 추모하는 분위기를 거스르는 말을 꺼낸다는 것 자체가 인간쓰레기로 낙인 찍히는 행위니까.


현장에서 몸으로 겪은 세월호 사건은 철저히 정치적 사건이었다. 그래서 나는 세월호 추모글이 조금은 불편하다. 왜 그동안 연평도 포격사건이나 대구지하철참사,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등은 주기적으로 기억하려는 노력이 없었으면서 ‘하필’ 세월호사건에만 상징적인 심볼이 붙고 매년 추모열기가 나오는지 이성적으로 이해가 잘 안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는 사건 당일 함께 가슴 아파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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