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 광주전 직관 후기] 슬로우 스타터
기지개. 2024년 리그가 밝았습니다.
각자의 희망을 품고 상기된 표정으로 수호신들은 빛고을로 향했습니다.
익숙한 얼굴들에겐 오랜만에 인사를 전하고, 새로운 얼굴들에겐 박수로 첫 대면하는 시간.
그리고 경기장에 운집한 관중들의 시선을 하나로 모으는 얼굴도 있었죠.
가만히 훈련하는 선수들을 바라보던 우리의 새로운 수장은 어젯밤에도 잠을 이루지 못했을까요?
경기 전 몸을 푸는 선수들을 포옹으로 격려하는 코치의 열정과 직업정신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된 우리의 역사.
새로운 유니폼과 마음가짐으로 기지개를 펴봅니다.
그러나 경기는 우리의 기대대로 되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흐를 수록 팬들의 기대는 기도로 바뀌는 가운데, 감독은 변화를 시도합니다.
Welcome to K LEAGUE. Jesse.
카메라를 잠시 내려놓고, 한 골을 위해 줄기차게 외쳤지만, 정작 그 골은 상대팀에게서 나왔습니다. 실점 직후, 많은 원정 온 관중들과 선수들이 서서 망연자실한 순간에 한 선수는 공을 들고 하프라인까지 뛰어가 공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바로 린가드입니다. 정상급 미드필더가 이날 보여준 스루패스, 원터치 크로스, 역습상황을 저지하는 태클보다 휫슬이 불리는 그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고 동료들을 독려하는 태도가 참 멋있었습니다.
그렇게 경기는 끝났고, 익숙한 침울함이 원정팬들과 선수들을 감쌌습니다.
그래도 캡틴의 이야기처럼 오늘의 아쉬움을 기쁨으로 잘 채워나가주길 바랍니다.
상암시대 20년, 3번의 리그 우승.
그 시즌의 개막전은 3전 1무 2패.
전국에 한파가 몰아친 1라운드.
2024년 봄도 우리 서울도 슬로우스타터 였다고.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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