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돌아왔습니다...
소식 듣자마자 바로 상암으로 달려갔습니다...
성산대교 넘어가면서 상암이 보이니까 눈물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구요...
정신줄을 반쯤 놓은 상태에서 N석에 다가섰고, 마킹센터에 표시되어있던 '김남춘' 석자를 보자마자 울음이 터져나왔습니다. N석 계단을 올라가보니 꽤 많은 분들이 이미 다녀가셨더라구요... 인생 처음 제 돈 주고 사본 꽃다발을 N석 앞 추모장소에 내려놓고 머플러를 둘러주려는 그 순간, 김남춘 선수의 지난 모습들이 잔상처럼 지나갔고, 자리에 쭈그려 앉아 수 분간 목놓아 울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여기를 떠나면 김남춘선수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경기장을 수바퀴 돌고, 다시 N석으로 돌아가 추모자리를 지키는 것을 반복했습니다. 그 사이 시간은 오후 5시로부터 훌쩍 지나 열시가 되어버렸고 말이죠...
추모벽에 붙어있는 서울다움 현수막에는 김남춘선수하면 떠오르는 번호인 26번과 하트, 김남춘선수의 현 등번호인 4번을 포스트잇으로 만들어 붙여두었습니다. 이외에도 손편지를 써 붙여놓으셨던 팬 분부터 각자 김남춘선수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포스트잇에 써붙여놓은 팬 분들까지, 많은 분들이 오셔서 글귀를 적어주시고 가셨더라구요.
10시쯤 되자 구단 관계자분께서 김남춘선수 추모 현수막을 들고오셨습니다. 늦은시간까지 수고해주시는 관계자분께 감사인사를 전하며 함께 현수막 교체 작업을 했네요. 많은 분들께서 적어주셨던 포스트잇 글귀와 손편지, 26과 4 모양 포스트잇들은 모두 양면테이프로 잘 붙여두었습니다. 교체작업이 끝나니 시간은 벌써 11시가 넘어가고 있더라구요...반팔 유니폼 한장 달랑 걸치고 와서 얼어붙은 몸을 녹이고, 내일 일찍 다시 상암으로 돌아가 김남춘선수 옆을 지키기 위해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겨 지금 집에 돌아왔네요.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인 2006년부터 대학생이 된 지금까지 어언 15년째, 서울을 응원하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 지금까지도 믿기지 않고, 믿고싶지도 않습니다. 내일 경기장에 가면 당연하다듯이 녹색 피치 위로 김남춘선수가 뛰어 나올 것만 같습니다.
그동안 더 열심히 응원해주지 못해 미안해요.
힘든시기 욕해서 미안해요.
더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우리가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사랑해요, 그동안 고마웠어요.
넘버 26, 그리고 넘버 4.
故김남춘 선수를 기억하며.
내일 아침 일찍 다시 형 보러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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