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팬입니다.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안녕하세요.
이제 곧 서른살 되는 22년차 수원 팬이자
한국축구팬중 한 사람입니다.
오늘 오후 故김남춘 선수의 비보를 듣고 너무나도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라도 서울라이트에 가입하여 글 남겨
봅니다.
항상 으르렁대는 사이에 경기장에선 거친욕설도 오고가는 서울과 수원이지만 경기장 밖에서 수호신분들을 만나면 오랜 친구를 보는 것처럼 반갑기도 합니다.
한팀을 응원하는 사람을 넘어 k리그의 팬이자 친구로서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참 생각이 많아지는 날 입니다.
누구보다 강하고 건장한 선수들이 이렇게나 마음고생을 하고 있고 경기장에서 온갖 야유와 비난을 받아내던 그들도
결국 맘여린 한 사람이라는 사실에 그간 경기를 보며 또 커뮤니티를 하며 다른 선수에게 야유를 보냈던 저 자신을 다시한번 반성하게 됩니다.
10년전 대학교 2학년 시절 저도 같은 이유로 아버지를 눈앞에서 떠나보냈습니다.
그때의 트라우마로 오랬동안 비명소리만 들으면 손이 덜덜 떨릴정도로 힘들었고 조울증이 심해져 긴 시간 동안 심리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했습니다.
형제나 다름없는 팀의 소중한 선수를 잃은 수호신 분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겠지만 제가 겪었던 고통과 같은 맥락의 고통을 감당해내실 수호신분들께 힘내시라는 위로의 말씀드립니다.
당신들이 있어 k리그가 빛납니다.
슬픔을 나눌 친구들은 수호신뿐 아닌 많은곳에 있습니다.
내일 강남에서 친구 결혼식이 있는데 시간이 허락한다면 저도 경기장에 찾아가 꽃 한송이 두고 올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전 정기적으로 받아버시던 이메일을 저도 받아보는데 어제 온 내용이 오늘 상황에 위로가 될 것 같아 남겨놓고 갑니다.
따뜻하니 눈길 보내는 일
보드라니 손길 건네는 일
따스하니 미소 주는 일
널 위한 내 할 일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힘내라고
조금만 더 참자고
내 부족이 네겐 멍울이었으니
가만히 네 고민에 승선하고
떠들썩하니 네 기쁨에 동승하고
그렇게 어깰 맞대고 걷다가
숨겨온 노란 감귤 하나
네 주머니 손에 슬쩍, 쥐여 주는 일
그렇게 네 거칠어진 손 폭 감싸 쥐는 일
그렇게 네 목의 멍울 보듬는 일
- 소소한 일상 / 신종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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