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글x) 여러분들에게 있어서 친한 친구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저는 어릴 때부터 무거운 분위기의 친구들은 물론이고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사람들에게도 무의식적인 위화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많은 활발한 사람들과 웃으면서 만남을 가져도 집에 혼자 돌아갈 때는 기가 빨린 채 외로움과 허탈함을 느낄 때가 많았죠. 반대로 어두운 사람들과 얘기할 때는 정서적인 피로를 느꼈죠
왜 그런지 궁금해서 최근 자가 관찰을 해보니 제가 사람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기준이 독특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는 '기쁨과 슬픔을 모두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아니면 친한 친구가 아니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기에 해당이 안 되면 어릴 때부터 가깝게 지낸 고향친구나 몇년 동안 자주 붙어다닌 대학 동기라 하더라도 내적인 친밀감이 거의 안 생기더군요.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지만 저의 심리기제는 이렇습니다.
기쁘고 즐거운 일만 공유할 수 있는 관계는 한쪽이 슬픈 일이나 고통스러운 일을 겪을 때 다른 한쪽에게 전혀 도움을 못 받는 상황이 생기더군요. 같이 밥먹거나 놀면서 웃기에는 딱 좋지만 힘든 일이 생겼을 때는 연락을 하기가 어려운 사이라고나 할까요. 왜냐면 힘든 쪽은 억지로 밝은 척을 하면서 가면을 써야하니까요. 이런 관계에서는 인간적인 유대감과 따스한 정을 느끼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만나는 순간이 재밌긴 하지만, 그건 찰나에 불과하구요.
한편 슬프고 힘든 일만 공유할 수 있는 관계는 서로를 감정 쓰레기통으로 여기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기쁘고 신나는 일을 함께할 수 없으니 같이 만나는 재미가 없어지죠. 만약 한 명에게 기쁜 일이 생기면 다른 한 명은 그걸 같이 기뻐해주기보다는 오히려 속으로 질투를 하거나 자기비하를 하게 되더군요. 물론 슬픈 일을 공유하면서 유대나 정을 쌓을 수는 있겠지만, 이런 관계가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합니다. 즐거움이 없는 관계에서 행복한 일이 생길리가 없으니까요.
물론 기쁜 일만 공유할 수 있는 관계도, 슬픈 일만 공유할 수 있는 관계도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소중한 인연들이죠 하지만 저런 관계를 이어갈 때는 항상 마음이 불편합니다. 그런데 제 주변을 돌아보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더군요. 특히 기쁜 일만 공유할 수 있는 관계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있어서 진정으로 친한 친구는 어떤 사람가요? 그 사람에게는 어떠한 이유로 친밀감을 느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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