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설)👉 FC서울과 경기 연기 논의의 역사. 안익수 감독님도 우리의 경기 연기요청을 거절한 적이 있다고?!

알아도 쓸데없고 신기하지도 않은 서울 이야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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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과 경기 연기 논의의 역사들(?)을 준비했습니다. 

2006 FA컵 16강전 VS 포항 스틸러스 (Home, 서울 월드컵 경기장)

2007년 7월 12일 하나은행 FA컵 16강전 포항전은 경기 한 시간을 앞두고 경기가 연기됐습니다. (당시 기준) K리그 룰은 경기 3시간 전에 경기 진행 여부를 판가름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만. FA컵은 축구협회의 소관. 애석하게도 협회는 경기 운영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당시에 없었고 경기 운영은 주최측인 홈팀에서 주관하기로만 되어있었답니다. 그럼 서울은 왜 대체 1시간 전에 와서야 경기를 연기한 걸까요? 사실 이건 서울의 잘못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당시 경기감독관의 미숙함이 한 몫을 했습니다. 당시 장대비가 내리던지라 홈 팀인 서울은 이 정도 우천 하에서는 잔디에 손상이 심할 것을 염려하여 경기를 치룰 수 없다고 판단해 협회에 경기 연기를 요구했습니다. 근데 협회는 구단과 연기 건에 관한 대화를 협의해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현장에 뒤늦게 도착한 경기감독관은 해당 사항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가 연기를 주장하는 FC서울측과 경기를 하자고 하는 포항 스틸러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1시간 여를 앞두고 연기를 하기로 한거죠. 규정대로 하면 사실 경기 운영에 관한 권한은 서울이 쥐고 있는게 맞았습니다만 중간에서 의견을 조율해야 할 협회가 손을 놓고 신경쓰지 않고 있다가 결국 피해는 팬과 원정팀만 입게 된 것이죠. 결국 이 경기는 당해 8월 1일로 연기되었죠.

2. 2009년 ACL 조별예선 6차전 VS 감바 오사카 (AWAY, 만박 기념 경기장)

코로나 이전에도 신종 플루가 있었습니다. 이때도 경기 연기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요. 신종 플루가 유행이 심화된 일본 오사카, 서울 선수단은 ACL 예선 최종전을 치루기 위해 오사카 원정 경기를 떠나야 했습니다. 하지만 신종플루가 심한 현지 사정으로 인해 경기 전부터 무관중으로 치룰 것인가 경기를 연기할 것인가 말이 많았고 3일 전까지도 여러 가지 썰이 오갔죠. 결국 경기는 진행되기로 결정이 됐습니다. 선수단은 유례없이 마스크를 전원 착용한 채 오사카 공항에 입국하여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차단한 채 경기를 준비했고 김한윤 선수의 역전 결승골로 ACL 16강에 진출하는 훈훈한 결과와 함께 무사히 귀국했죠. J리그와의 경기 연기 논의는 2년 뒤인 나고야 그램퍼스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있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인해 J리그가 멈춰 ACL을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가 있었고 나고야가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도 논의만 있었을 뿐 연기되지는 않았었네요.

3. 2011년 K리그 25R VS 부산 아이파크 (HOME, 서울 월드컵 경기장)

FC서울은 경기 이틀 전 알 이티하드와의 ACL를 치루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갔다왔습니다. 48시간도 채 지나지 않고 맞이한 K리그 일정... 2달 전부터 서울은 연맹과 부산에 경기 연기를 요청했으나 부산은 우리의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 연맹도 연기는 없다고 못박았죠.(뭐 우리만 ACL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인정합니다.) 근데 당시 부산의 감독님이 직전 시즌까지 서울의 수석코치였던 안익수 감독님이었습니다. 당시 서울 최용수 감독 대행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부상, 경고누적 그리고 빡빡한 일정으로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워 아쉽다.”라고 돌려 불만을 표출했는데요. 안익수 감독님은 곧장 “이틀이면 체력 회복은 충분하다.”고 받아치며 “서울 선수단 구성이 훨씬 좋지 않으냐?”라고 답해 기자회견장 분위기가 순간 싸-해졌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강성으론 둘째가라면 서러울 최용수 감독 대행. 안감독님의 도발에 지지 않고 “그럼 안 감독님 말대로 서울이 낫다는 걸 잘~ 보여드리겠다”라고 답하며 냉기가 감돌던 기자회견은 끝이 났습니다. 현영민도 고명진도 하대성도 최현태도 박용호도 없이 주전급 6명이나 빠진 채로 치룬 경기에서 서울은 후보들이 대활약하며 도통 기회를 잡지 못하던 후보 선수 강정훈이 종료 직전 역전골을 넣으면서 2대1로 이겼습니다. 이날 경기는 진짜 후보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 대잔치로 치러져 지켜보는 팬들이 더욱 감동했더랬죠.

이 밖에도 뭐 서울은 아니지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2007년에는 포항 포스코 본사가 노조원에게 점령당해서 포항과 제주의 스틸야드 경기를 치룰 수 없어 예정일 하루 뒤에 포항의 연습구장에서 치루자고 합의하였으나 오후 7시 경기를 연습구장인 송라의 조명탑 미비로 인해 5시로 옮기는 과정에서 제주에 당일 낮 통보를 한 연맹의 졸속한 행정으로 인해 (심지어 포항과 제주는 이 경기를 아예 연기하기를 바랬음에도 말이죠.) 제주는 경기 당일날 4시30분 ‘경기를 치룰 수 없다.’고 말하고 제주로 돌아가버렸고 시원하게 몰수패를 당했죠.

2008년도에는 광주 상무 불사조 선수단이 집단 식중독에 걸려 주전급 선수단이 배탈로 고생을 했고 경기 상대였던 대구가 이를 수용하여 경기를 연기해 준 일도 있었습니다. (아니 대구도 해주는데! 바지에 똥을 싸야만 경기를 연기해주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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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알쓸신설 쓸 데가 되어 한 편 작성해봤습니다 ㅎㅎ

... 경기 이틀밖에 안남았는데... 연맹이 아무쪼록 현명한 판단을 하길 바라겠습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