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vs서울 경기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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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솔직히 축구를 TV로만 보고 실축은 본적이 없었다
K리그는 솔직히 좀 수준 떨어져서 못보겠다고 생각했었다
근데 친구 한놈이랑 얘기하는데(얘는 K리그 팬임) 실축 한번 보면 재밋을거라더라??
그 뭐 현장감이 주는 에너지가 있다던가 뭐라던가...
아무튼 나랑 축구얘기 잘 통하는 진성 축빠인 애가 이렇게까지 말해서 속는셈치고 한번 따라가봤다
FC서울이랑 포항 스틸러스 경기였는데
갓더니 뭐 주말경기인데도 사람 좃도없더라?
매점에서 파는 음식도 존나 맛대가리없어서 첫인상 최악이었다
그래도 친구가 밥에 표까지 다 사준거니깐 그냥 적당히 맞장구만 쳐주고 가야지 싶었다
친구는 연고지 답게 포항 스틸러스 팬이랬다
무슨 팀컬러가 스틸타카? 들어보니깐 바르샤 티키타카 짭스타일이라더라
그래서 내가 이름이 뭐 그따우냐고
포항 스틸러스라더니 티키타카 쌔빈 도둑놈들이냐?ㅋㅋ
한마디 햇더니 이○○○가 갑자기 정색을 빨더라??
그래서 오늘 다 사준다는 ○○○ 심기 거슬러서 좋을게 없어가지고 걍 미안하다고 사과햇는데
계속 표정 안풀고 경기장만 쳐다보면서 암말 안하드라
나도 좀 뻘쭘해서 걍 경기 언제시작하나 기달렷다
좀 기달리니까 경기 시작햇는데 역시나 ㅈㄴ 지루했다
약간 뭐라그러지 EPL 경기 틀어놓고 0.5배속 한 느낌? 하여튼 ㅈㄴ 느렷다
박진감 좃도 없고... 골도 안터지고... 그냥 적당히 주변 사람들 환호하는거 따라하면서 언제끝나나 시계만 봣다
그렇게 하프타임 끝낫는데 진심 걍 집에 가고싶더라
관객도 뭐 시커먼 남자○○○들밖에 없고... 여자도 안보이고
재밋다고 끌고온 친구○○○는 암말도없이 나 쳐다보지도 않고 ○○○...
근데 갑자기 경기장에 존나큰 스크린이 잇엇는데 거기에 나랑 친구 얼굴이 뜨는거임
○○○?? 키스캠이 축구장에도 잇나 싶어서 어버버하는데
친구가 갑자기 나한테 딥키스갈기더라
주변에 있던 남자들도 갑자기 옷을 벗어던지고 빨간 팬티만 입고서 갑자기 환호성을 지르는데
물고 빨고 박아라! 라이라이라이 차차차!
뭐 이런 노래 부르면서 갑자기 서로 팬티를 벗고 서로 기차놀이를 시작하는거임
그 수많은 관객들이 철썩이는 소리는 그야말로 기합넘치는 "파도타기 응원"이었고...
현장의 열기에 취해버린 나는 친구와 금단의 영역을 넘고말았다
알고보니 해병대 출신이었던 친구는 나에게 수줍은 서프라이즈를 하기위해 전우회에 도움을 요청한거였고...
그 깜찍한 이벤트에 홀라당 넘어가버린 나는 지금 남편이랑 알콩달콩 애키우면서 잘 살고있다
애아빠는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는 모토아래 재입대해서 일하는 중이고
나는 기열땅개 출신이지만 해병 DNA를 품은 명예 해병으로 인정받아 해병전우회의 소개로 이태원 빠에서 알바하면서 돈모으고있다
우리 아들도 꼭 해병대 보내주려고 힘들지만 열심히 일하고있다ㅎㅎ
그날 나의 마음을 훔친 앙증맞은 "포항 스틸러스"...
너희들도 시간나면 축구 직관은 꼭 가봐라ㅎㅎ
추천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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