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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20년 전의 안양 LG - 2001/02 아챔 준우승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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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준우승을 했던 건 2001/02 대회와 2013 대회 등 총 2번입니다. 그런데 2013 ACL 준우승 때 이야기는 우리 팀에겐 익숙하지만 2001/02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ACC, AFC 챔피언스리그의 전신) 준우승 시절은 모르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려 20년 전 안양 LG 치타스 시절 이야기이기도 하고, 현재 서울팬들 중에는 안양 LG를 응원하셨던 분들이 적기도 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당시 ACC는 한국 내에서도 인지도가 적은 대회이기도 했구요. 그래서 오늘은 아시아 정상에 오를 뻔 했던 안양 LG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5년 만의 아시아 무대 복귀

FC서울의 전신인 안양 LG 치타스는 2000 K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덕에 2001/02 ACC 진출권을 획득하게 됩니다. 안양 LG가 ACC 진출권을 따내게 된 건 무려 16년 만의 일이었죠. 사실 안양 LG는 전신인 럭키금성 황소 시절에 1985 K리그에서 우승하며 1986 ACC 진출권을 따냈지만, 대회 불참을 선언하며 마카오의 와 셍에게 1라운드 기권패를 당했습니다. 우승 상금도 적은 데다가 K리그와 일정까지 겹치는 ACC에 굳이 참가할 이유를 못 느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안양 LG가 실질적으로 ACC에 제대로 참가하게 된 것은 2001/02 대회가 처음이었습니다. 참고로 당시 ACC는 현재의 ACL과 다르게 아시아 각국의 리그 우승팀들만 참여할 수 있던 대회였습니다. 그래서 안양 LG는 K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ACC에 출전했습니다. 한편 안양 LG의 라이벌인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2000/01 ACC에서 우승을 차지한 덕에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ACC에 출전했습니다. 



#2라운드: 방글라데시 챔피언을 11-0으로 대파하다 (2001년 11월 21일~28일)

아시아 정복에 나서게 된 안양 LG는 1라운드를 자동으로 통과한 뒤, 2라운드부터 경기를 본격적으로 치르게 됩니다. 안양 LG의 첫 상대는 방글라데시의 묵티조다 상사드였습니다. 묵티조다 상사드는 2000 방글라데시 다카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서 방글라데시 챔피언의 자격으로 2001/02 ACC에 진출했습니다. 1라운드에서는 몰디브 챔피언 뉴 레디언트를 1,2차전 합계 1-3으로 꺾기도 했지요.


하지만 당시 방글라데시 클럽팀들의 축구 실력은 지금보다 더 낮았습니다. 다카 리그는 방글라데시 최상위리그였지만 프로리그가 아닌 아마추어 리그였고, 묵티조다 상사드도 아마추어 팀에 불과했죠. 그래서 안양 LG는 2라운드에서 1,2차전 합계 11-0으로 대승을 거둡니다. 1차전 홈경기에서는 8-0으로 승리했고, 2차전 원정경기에서는 2군 선수들을 대거 내보내고도 3-0 낙승을 달성합니다. 그렇게 안양 LG는 손쉽게 8강에 오르게 됩니다.


#8강 동아시아 조별리그: 3경기 무승에도 준결승 진출 (2002년 2월 17일~21일)

8강에 오른 안양 LG는 수원 삼성, 가시마 앤틀러스, 다롄 스더와 함께 동아시아 조별리그에 편성됩니다. 당시 ACC가 8강을 동아시아 조별리그와 서아시아 조별리그로 나누어서 진행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안양 LG는 ACC 디펜딩 챔피언, J리그 챔피언, 중국 갑급 A리그 챔피언과 맞대결하는 험난한 여정을 치르게 되었습니다. 그나마 조별리그의 개최장소가 제주도여서 외국팀들에 비해 홈 이점을 조금이나마 누릴 수 있는 부분이 위안거리였죠.


그리고 안양 LG는 수원과의 1차전에서는 헛심 공방 끝에 0-0으로 비겼고, 다롄 스더와의 2차전에서는 후반 39분에 터진 왕정현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거두게 됩니다. 가시마와의 3차전에서도 후반 44분 안드레가 프리킥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1-1로 비겼습니다. 그렇게 안양LG는 3경기에서 승점 3점을 거두는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가시마와 다롄이 각각 2무 1패로 부진한 덕에 안양 LG는 수원에 이어 조 2위로 준결승에 진출하게 됩니다. 무승을 기록하고도 조별리그를 통과했기에 스포츠 역사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사례였죠.

 


#준결승전: 역사상 최초의 아자디 원정 승리 (2002년 4월 3일)

우여곡절 끝에 준결승에 오른 안양 LG는 이란의 에스테그랄 테헤란 FC와 격돌하게 됩니다. 에스테그랄은 서아시아 조별리그에서 2승 1무로 조 1위를 차지한 강팀이었죠. 그리고 두 팀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단판으로 승부를 가리게 되었습니다. 안양 LG에게는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당시 준결승과 결승의 개최 장소가 아자디 스타디움이었기에 안양 LG에게는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안양 LG는 '원정팀의 무덤'인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2-1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안양 LG는 후반 10분에 마르코가 선제골을 넣으며 기선을 제압했고 후반 27분에는 안드레가 결승골을 터트렸습니다. 에스테그랄은 후반 17분에 이란 국가대표 중앙미드필더인 야돌라 악바리가 동점골을 넣긴 했지만 안양 LG를 넘어서지는 못했습니다. 이는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의 아자디 원정 승리였습니다.


#결승전: 수원과의 재대결, 통한의 승부차기 패배 (2002년 4월 5일)

결승 진출에 성공한 안양 LG는 숙명의 라이벌 수원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격돌하게 됩니다. 조별리그에서 0-0으로 비긴 이후 2달 만의 재회였죠. 다만 전력은 수원이 근소하게 우위에 있었습니다. 당시 수원은 ACC에서 전경기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고종수, 데니스, 김진우가 부상으로 결장하는 것이 안양 LG에게는 위안이었죠.


그리고 경기 시작 35분 만에 안양 LG는 안드레가 백태클로 퇴장당하는 악재를 맞이했습니다. 이에 수원은 수적 우세를 앞세워 산드로, 서정원 등을 필두로 안양 LG의 골문을 몰아칩니다. 그러나 안양 LG는 신의손의 철벽 방어를 펼쳤고 이영표, 김동진, 히카르도 등이 간헐적인 역습으로 수원의 골문을 위협했습니다. 오히려 연장전에는 히카르도와 이영표가 골대를 맞히기도 했죠. 


그러나 수원과 안양은 12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결국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리게 되었습니다. K리그 최고 골키퍼인 이운재와 신의손의 정면 승부였죠. 하지만 안양 LG는 1번 키커 박요셉이 실축한데 이어 3번 키커 김성일의 슈팅이 이운재에게 막혔습니다. 반면 수원은 고창현을 제외한 모든 키커가 득점에 성공합니다. 안양LG는 그렇게 승부차기에서 2-4로 패배하며 통한의 준우승을 맛보게 됩니다. 에이스 안드레가 전반전에 퇴장당한 것이 안양에게는 너무나도 뼈아팠습니다.


#위대한 준우승

아쉽게 아시아 정복에는 실패했지만 안양 LG는 역사적인 업적을 세웠습니다. 안양은 대회 7경기에서 3실점만을 허용했고 3승 4무를 기록했죠. 그리고 2001/02 대회 준우승은 2013 대회 준우승과 더불어 구단 역사상 ACL 최고의 성적으로 남아있습니다. 비록 20년 전의 이야기이지만 2013 ACL 준웃승과 더불어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영예로운 순간이었죠.


다음 편에서는 2001/02 대회 준우승의 주역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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