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배너를 거는 건 연대 소모임의 권리이기도 하지만 그들의 의무이기도 함

우리가 원정경기를 집관 같은 걸로 볼 때 항상 원정석에도 배너가 걸려있잖아?

그게 다름 아니라 연대 소모임에서 돌아가면서 책임지고 배너를 거는 것으로 알고 있음.

홈 경기 배너도 현장팀에서 주도적으로 배너를 걸지만 연대 소속 소모임들이 돌아가면서 책임지고 배너를 거는 것으로 알고 있음.

배너 거는 것 자체는 하나의 권리일지 모르지만, 

막상 배너를 물리적으로 거는 건 연대 소모임 각자의 입장에서는 말 그대로 '연대 소모임'이니까 해야 하는 의무이기도 함.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지만 서울라이트 게시판지기로서 내가 경기 끝나고 올리는 MOM투표나 설라ING 등도 비슷하다고 생각함.

솔직히 굳이 내가 아니어도 설라 회원 아무나 자기가 MOM투표나 설라ING 게시글을 올리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음.

근데 막상 그렇게 게시글을 올리려는 회원이 나온다면,

"죄송한데 시즌 끝날 때까지 꾸준하게 올려주실 거 아니시면 이건 그냥 저한테 맡겨주시겠어요"라고 하지 않을까?

시각에 따라서는 일반 회원 입장에서 방금 내가 했을 수도 있는 저 말이 운영진으로서 완장질한다라고 느낄 수 있을 거 같음.

MOM투표나 설라ING 게시글이 뭐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누가 게시할 지를 굳이 통제를 하냐 마냐 얘기도 나올 수도 있겠지.

저런 게시글 올리는 것도 분명 하나의 권리이기는 하겠지만 솔직히 게시판지기라는 내 입장에서는 누군가가 해야 하는 '의무이자 일'이기도 함.

그렇기 때문에 의무적으로 기껏 '일'했는데 누가 그걸 무시하는 행동을 했다면,

문제의 인스타를 올렸던 소모임 사람처럼 기분이 상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듦.

물론 MOM투표나 설라ING 등은 솔직히 업로드를 반드시 해야하는 시간이 정해진 것도 아니고,

내가 개인사정으로 느릿느릿 올려도 설라 회원들이 바다같이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니까 문제될 게 없음.

그런데 배너는 딱 경기시간 전까지 설치가 완료되어야 한다는 시간제약이 있기 때문에 의무 내지 일로서의 성격이 훨씬 더 강할거임.

그렇다고 저 유니폼을 건 일반팬의 심정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님.

순수하게 선수를 응원하고픈 마음에 유니폼을 손수 챙겨와서 저렇게 거는 것도 꽤나 정성이 드는 작업이란 것 잘 알고 있음.

유니폼 한 벌 한 벌이 결코 싼 게 아닌데도 저렇게 많이 구매할 정도면 그것 자체가 애정을 보여주는 하나의 척도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냐고?

별 거 아님.

예전에도 적은 적이 있는데,

일반팬은 수호신 연대를 생각보다 잘 모르고, 수호신 연대도 생각보다 일반팬의 눈높이를 잘 못 맞추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임.

배너를 거는 것이 하나의 의무이자 일이라는 것을 모르거나 배너를 거는 데도 나름의 합의나 규칙이 이미 존재한다는 것을 모른다면,

어떤 일반팬도 유니폼들을 배너 위에 거는 게 뭐가 문제인지 모를 수도 있음.

장담하지만 만약 일반팬이 그런 내용을 알았다면 저렇게 걸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함.

결국 돌고 돌아 문제는 소통으로 귀결됨.

배너 거치와 관련해서 일반팬들에게 그 절차가 어떻게 되는지, 규칙 같은 게 있다면 뭐가 있는지 등을 일반팬들에게 공격적인 표현은 피하고 친절하게 알려줄 수 있는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함.

수호신 연대가 일반팬들도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연대 내에 만드려고 의장제에서 회장제로 전환하는 등 체질 개선(?) 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을 신경쓰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일 것으로 생각함.

그래서 이런 미묘한 부분들, 즉 암묵적 합의가 있지만 그걸 명시하지는 않았기에 일반팬이라면 당연히 모를 수도 있는 것들(배너 거치에도 매너가 있다는 점 등)을 언젠가 생길 수호신 홈페이지가 알려주기를 솔직히 기대하고 있기도 함.

이와 관련해서 수호신 연대가 기억했으면 하는 점이 한 가지 더 있음.

솔직히 일반팬 입장에서는 서울 경기를 보는 것과 내 응원을 표현하는 것에나 관심있지 연대가 정한 규칙을 굳이 나서서 알아보는 것에는 아예 무관심할 수도 있음.

배너 규칙 등을 아무리 잘 설명해놓은 페이지가 있어도 일반팬이 그걸 검색해서 알아볼 생각 자체를 애초에 안 할 수도 있다는 말임.

따라서 이런 것을 안내할 수 있는 센스 있는 방법론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