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 감독이 얼마나 서울에 더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팀의 방향성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함
딱 내년까지만 하겠다고 그렇게 밝힌 것으로 알고 있기는 한데
아무튼
축구단에서 팀의 방향성을 잡아놓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임.
마치 바르셀로나가 '티키타카'로, 레알 마드리드가 '갈락티코'로 유명하고, 귀네슈의 FC서울이 아름다운 축구를 했다는 것을 다들 아는 것처럼 팀의 근본적인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은 팀의 브랜드 가치를 드높일 수 있는 길임.
난 작년 안익수 감독이 서울에 부임한다는 것을 봤을 때 가장 우려스러움을 표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음.
보여준 것이 그저 '짠물 수비' 라는 극악무도한 안티풋볼이기 때문에 과연 서울은 팀컬러를 다시 정립하는 것에 관심이 없냐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
그렇지만 안익수 감독은 작년 우리가 확실한 꼴지에 있을 때 부임해서 하스왕의 자리에 올려주었고, 그 뿐만 아니라 확실한 컬러가 있는 전술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서울이 지향해야 할 것임을 보여주었음.
귀네슈 이후로 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에서도 K리그를 선도해야 할 우리가, 불과 몇 년 동안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리고는
강등이 다가온 가장 최악의 시기에 결과와 과정을 모두 잡은 그런 감독을 만났음.
그래서 이번 시즌을 기대했음
과연 안익수 감독은 이번 시즌 어떤 철학으로 우리를 놀래킬 것인가.
리그가 진행되고 코로나 집단감염, 오심 등등 여러 큰 악재가 있어서 결과를 생각보다 잘 거두진 못했는건 확실함.
하지만 그 동안에도 난 충분히 우리가 우리의 축구를 하기 위한 방향성 하나는 확실하게 보여주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난 아직도 안익수 감독을 지지하는 것일 뿐임.
경기를 지더라도 형편 없이 지지 않았고,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한다는 확실한 철학을 보여주었음.
그리고 이런 철학은 귀네슈가 귀네슈의 아이들을 데리고 축구를 했을 때 FC서울의 자산이 되었던 것처럼, 안익수의 축구도 FC서울의 큰 자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음.
언제까지 상대에 매번 맞추어서 전술을 바꾸고, 매번 끌려다니는 축구를 할 수는 없음.
우리만의 기본적인 철학과 방향성을 갖추고, 그 다음 해야 할 일이지.
물론 현 상황에 불안한 사람들이 많은 것도 난 충분히 이해가 감.
2018년도에 갑작스레 겪은 위기 이후 계속된 위기들로 감독들을 온전히 신뢰하기엔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으니까.
나도 지금 성적에 대해 가끔씩 불안하기도 하고, 그래서 그 불안함들을 작년에 안익수 감독이 기적처럼 보여주었던 스토리를 보면서 조금은 가라앉히는 중임.
만약 이 부진이 지속된다면 아무리 좋은 방향성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안익수 감독이 물러나야겠지만, 아직은 그 단계까진 아니라고 생각해.
이미 서울은 수년 동안 지속된 부진으로 강팀이었다는 dna와 팀의 방향성을 잃어버린지 오래되었음.
난 이런 상황에서는 유럽의 아르센 벵거가 그랬고 옛 부천의 니폼니시 감독이 그랬었던 것처럼 우리의 방향성을 먼저 세우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그래야 이 방향성으로 FC서울의 자산이 만들어지고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까.
추천인 142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