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장문) 수비수에게 주로 하는 말이지만 키퍼도 해당되는 빌드업의 기초
우리가 흔히 빌드업 잘하는 걸 발밑이 좋다고 표현함
그런데 사실 이 빌드업에는 두 가지 기술이 필요함
정확성, 판단력
정확성은 말 그대로 킥의 정확성, 속도, 퍼스트 터치 같은 기술적인 부분이고
판단력이라함은 위치 선정과 공간에 대한 이해를 말하지
그런데 굳이 둘 중 뭐가 더 중요하냐고 물어보면 판단력임
킥을 기가 막히게 차는데 공 질질끌고 멀뚱멀뚱 서 있는 선수보다
픽픽 맥 없이 차도 경기장 중앙에서 전체를 아우르는 선수가 훨씬 중용을 받는 이치 (예를 들어 조르지뉴)
양한빈 몇년간 지켜본 결과 킥의 정확성은 대단히 좋아진게 맞음
그런데 판단력은 확실히 모자람
문제는 이게 양한빈만 겪는게 아니라는거지
기본적으로 축구선수면 아무리 키퍼라고 해도 계속 차다보면 정확히 차는 건 늘어
조현우도 벤투 온 이후로 킥 정확도 몰라보게 좋아짐
근데 개인적으로는 판단력 좋아지는 키퍼는 본 적이 없음
첼시의 멘디, 토트넘의 요리스 같은 좋은 평가 받는 키퍼도 빌드업 엉성한건 못 고침
결과적으로 소유권 잃고 슈팅 허용하니까 걷어내기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선수 입장에서 팀의 방향이 뚜렷이 있는데 그걸 따르려는 노력을 하다보니 답답한 빌드업처럼 보이는 거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빌드업을 잘하는 팀은 상대가 더 우리 진영으로 들어오면 들어올수록 그걸 벗어난 후 얻는 이득이 크기 때문에
그걸 기다리거나 혹은 유도한다고 표현하지
왜 빨리 안 걷어내고 뭐하냐라고 하면서 빌드업 축구를 바라는건 어불성설이야
양한빈 입장에서는 솔직히 십몇년 해오던 축구에서 스타일의 문제가 아니라
아예 다른 레벨의 것들을 요구하니까 억울하고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봄
이러한 점에서 팔로세비치 사건(?)과는 좀 다르게 길게 가져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함
다음부터 잘해~ 한다고 해결되는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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