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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설)👉 전국축구선수권 대회 결승전, 재경기 끝에 우승을 차지했던 럭키 금성의 이야기.

title: 루피서훈이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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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쓸데없고 신기하지도 않은 서울이야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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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의 리그 우승횟수는 6회입니다. (가끔 3회라고 하는 역사파괴자들이 있는데 가볍게 무시해줍시다.) FA컵은 2회 우승했으며 지금은 사라진 리그컵 또한 2회 우승했었죠. 그리고 슈퍼컵(FA컵 우승자와 리그 우승자가 겨루던 대회)에서도 한 번 우승을 차지한 적이 있구요.  리그 우승 6회 FA컵 우승 2회 리그컵 우승 2회는 어느정도 많이 들어서 익숙할겁니다. 그 시기를 다 지켜본 삼엽충들도 갤에 있어서 '어허 06년도엔 말이야...'하며 소회를 푸는 경우도 왕왕 있구요. 


근데 저희 우승 기록중에는 1988년 전국축구선수권대회(FA컵의 전신)도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다들 좀 생소하시죠? 근데 이 대회가 알고보면 꽤 재밌는게 많습니다. 일단 88년 전국축구선수권대회는 기존 아마추어들만 참여하던 방식에서 프로까지 참여를 확대하여 치뤄진 첫 대회였습니다. 그에 맞춰 축협도 총 상금 1억원을 걸며 엄청나게 기대를 크게 걸고 있던 대회였구요. 그 역사적인 첫 대회에서 대우 로얄스를 이기고 럭키 금성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 우승을 결정짓는 결승전이 참 스펙타클했습니다.


결승전에서 '경기중단'과 '고의실점' 그리고 '관중난입'이 나와 경기를 정상적으로 치룰 수 없었고 이에 축협이 '재경기'를 선언했으며. 한 달 후 크리스마스 엄동설한에 치뤄진 경기에서 2대1로 대우로얄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거든요. 벌써부터 '이게 뭔 개판이야?' 싶지 않나요?


잠시 그 날 경기로 돌아가 볼까요. 대우 로얄스와의 11월 26일 치뤄진 결승전으로요.


1988년 11월 26일 동대문운동장에서 치뤄진 제43회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전 후반 18분 럭키 금성 선수들은 추가골을 넣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세레머니를 하는 럭키 금성 선수들을 냅둔 채 경기가 진행되고 빈 그라운드를 대우 선수들이 냅다 가로질러 골을 집어넣고 다시 킥오프를 준비해버립니다. 당시 주장이던 정해성은 이 모습을 보고 어이가 없어 주심이었던 최길수 심판에게 가서 불같이 항의합니다.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왜 경기가 속행된 겁니까?' 이유는 직전 럭키금성이 넣은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었죠. 그렇다면 심판은 '오프사이드 상황이니 프리킥으로 경기를 진행할 것'이라는 사실을 모든 선수들에게 주지시켰어야 했으나 그러지 아니하였고 대우 로얄스는 럭키 금성 선수단이 세레머니에 정신이 팔려있던 틈을 타서 스포츠맨십을 저버린채 그냥 골을 넣어버린 것이죠. 


정해성과 선수단은 약 45분간 항의를 이어갑니다. 당연히 경기는 중단되었구요. 그리고 경기를 속행하기로 한 시점에서 정해성은 해당 판정을 용인할 수 없어 선수단에게 제 자리로 돌아가되 각자 포지션에 서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을 지시합니다. 다시 휘슬이 불리고 재개된 경기에서 럭키 금성 선수단은 요지부동으로 서있었고 대우로얄스는 경기가 속행됐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금성 선수단을 지나 2골을 더 넣습니다. 고의실점이 나온 것이죠. 이에 결국 경기답지 않은 경기에 화가 난 관중들까지 그라운드에 난입하면서 경기는 한껏 더 아수라장이 되어버립니다. 무려 1억원에 상금이 걸린 축협이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는 대회였는데 (우승상금은 3000만원) 이젠 동네 조기축구만도 못한 대회로 바뀌어버린 겁니다. 


심지어 이 날 심판을 봤던 최길수 주심은 이 경기가 끝난 후 협회가 최우수 심판상과 300만원의 상금을 주기로 한 상황이었는데... 그 마저도 이 수준 낮은 경기운영으로 날아가버리죠...


결국 경기를 속행할 수 없다 판단, 경기는 중단되고 이틀 후 28일 긴급이사회가 소집됐고 해당 경기는 '연내 재경기'로 합의가 됩니다. 대우 측은 길길이 날뛰었습니다만 대우 회장이 직접 '수용'을 선언하며 사건은 일단락 됩니다. 다만, 아시안컵이 있어 당장 재경기가 어려워 무려 1달이 지난 12월 25일 엄동설한에 다시 동대문운동장에서 치뤄지게 됩니다.


대망의 재경기날. 대우의 이태호 선수가 멋진 터닝슛으로 1골을 선취하나 윤상철이 전반 끝나기 전 동점골을 후반 시작 후 9분이 지난 시점에서 조민국이 25m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기록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3회 전국축구선수권대회는 럭키금성의 우승으로 마무리되며 우리에게 생소한... 또 하나의 FC서울 우승 역사가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지게 됩니다. 정말 쓸데도 없고 신기하지도 않죠ㅋㅋ 그럼 이만 끝. 퇴근시간이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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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수비수출신이었던 최길수 심판은 이후 심판위원장(연맹, 축협 둘 다)도 지내셨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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