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구단톡과 상무톡에 관해선 그렇다

프로축구가 돈을 버는(=프로의 정의에 부합하는) 분야고 기업구단이 자립(=모기업 지원이 아니어도 흑자가 나는)을 할 줄 알면 지금 형태의 시민구단이 필요없다는 데 동의하겠는데, 전혀 아니잖아?

애초에 밑 없는 락앤락 쪼가리에 물붓는 건 다를 게 없는데 니네는 세금낭비라 안되고 우린 모기업 돈 빨아먹으니까 상관없다는 마인드부터 좀 이해하기 힘듦. 결국 모체가 되는 주체한테 매년 손벌리는건 개축 전 구단 공통인데.

그리고 지방에 문화인프라는 생각보다 더 부족하고, 인구유출은 지역정체성이 없을 때 더 가속화되는 법이야. 그 둘을 보완하는 게 가능한 존재가 시민구단이라면 최소한 지방 혹은 중소도시에서 시민구단 운영하는 건 명분이 있는 일임. 뜬구름 잡는 소리로 들릴까봐 예를 들자면

30만명짜리 아산에서 매번 3천명씩을 불러모을 수 있는 문화행사는 아산무궁화 이전에 없었음.(현지인이 방송에서 직접 한 말) 대관령 뚫리기 전까진 아예 남남으로 살았고 요새도 국가기관 유치나 전통적인 지역감정 때문에 갈등이 있는 영동/영서를 강원이란 이름 아래에 놓고 같은 입장이 되게 만들 수 있는 일이 몇 없는데, 강원FC는 그게 되잖아? 

상무 같은 경우는 두 가지 배경을 알아야 함. 먼저 국군체육부대는 프로팀이 되겠다 한 적 없음. 연맹이 광주월드컵경기장 비니까 니네가 광주상무 할래? 해서 해준거고, 추후에 광주 시민구단이 생긴 뒤에는 프로축구 저변확대를 명분으로 상주-김천에 보낸 거임. 이게 뭘 의미하냐면, 애초에 타 부대 및 타종목 상무 체육단과의 형평성과 과거 승부조작, 전훈 중 구설수 등 온갖 논란에도 선수단을 프로에 공급중인 국군체육부대 보고 "돌아오지 마라! 조축에서 살으라이!" 하면 걔넨 "걍 프로리그 안뛰킴 ㅅㄱㅋㅋ" 하면 그만이라는 거야. 걔네가 갑인 입장인데 연맹이 내려가서 오지마라 한다고 그렇게 되는 게 아님. 애초에 자기들이 오고싶어 온 것도 아닌데 십몇년 운영해주는 게 갑이 아니면 뭐겠어

또 하나는 김천상무는 말이 군팀이지 K리그 참가자격을 놓고 보면 엄연히 연고 지자체의 시민구단이여. 그래서 김천시가 구단 법인을 갖고 있고, 구단주도 김천시장임. 근데 그런 구단 보고 2부고정 이 소리하면 김천시는 고사하고 도대체 어느 지자체가 수용해주겠음? 경기 뛰는 의미가 없는 초청팀따리를 니들 세금 들여서(군경팀이라고 지자체가 세금 안 쓰는 거 아닌 건 아시죠?) 운영하란 소린데

이상의 이유로 시민구단이든 상무든 개축에선 지금 식으로 운영하는 게 딱히 문제라고 생각 안 함. 그리고 이런 말이 다른 때가 아니라 시민구단하고 안 좋은 기억이 생기고 상무랑 하필 비긴 뒤에 나오는 건 소신이 아니라 우리 기분의 문제일 수도 있단 생각도 조금은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