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솔직히 내가 더 이상 축구를 봐야하나 싶어
내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지만
내 삶에 있어 가장 확실한 부분은 작은 낭만성을 버리지 말자였다
그래서 경기도 대학 생각하지 않고 아예 천안에 있는 백석대 국문과 성적 맞는 대학 들어갔고
군생활 동안 선후임들이랑 문예모임 조직해서 문집도 만들고
교수의 강의 방식에 저항하기 위해 강의실 복도에 검은 쌀로 청산별곡도 쓰고
거대하게 뭔가가 바뀌는 걸 원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것은 내가 어떤 움직임을 가지고있다는 걸 인지하는 것보다 옅은 바램이었다
축구 역시 마찬가지였다
내가 축구를 처음으로 보게 한 건 2012년 기론소가 만든 고명진 스페셜이었다
거기서 원클럽맨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설레게 했고
변하는 게 많은 세상에서 언제든 돌아보면 마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정자나무처럼 그 자리에 상징처럼 있는 게 너무 좋았다
고명진 스페셜로 시작한 축구영상탐구는 이청용 트릭스터, 귀네슈 시절, 아챔 생방송으로 이어졌고 지금까지 서울 축구를 보게 만들었다
이런 낭만성은 2014년 유럽축구를 처음 봤던 때도 이어져서 2014년에 내가 응원했던 팀은 토티의 로마였고 2020년에 와선 가끔 바르셀로나였다
선수 개인 팬으로는 그 외에도 주세페 로시가 있었다
축구를 보는 동안 도근거리는 일들도 많았지만 화가 나는 일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몬친놈이 낭만성을 해쳤다는 배신감으로 인해 화를 내게 됐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이청용 고명진 기성용 사가를 순서대로 겪고
사건 전후로 몬친, 김주영, 윤일록 이야기들이 나올 때마다
이 팀에 내가 가진 낭만은 과연 있을까
없으면 내가 이 팀을 사랑할 자신이 있을까
생각하게 된다
사실 내 낭만을 남에게 강요하는 모양이라 웃기긴 하다
내가 어떤 좋아하는 축구를 보면서 주말을 느긋하게 보내는 게 낭만이라면
이것과 반대외는 가치관을 북런트가 가지고 있을 수도 있으니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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