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는 요 며칠, 길게는 몇주 동안 우리 팀, 전북, 수원 서포터 관련 사건들을 보고 드는 생각을 말해보자면
무조건적인 중앙 주도형 응원 문화의 시대는
점점 끝나가는게 아닐까 싶다는 것
내가 개축 입문한 06년부터 거의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개축 모든 팀의 서포팅 문화는 큰 변화가 없었음
원인은 크게 두가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
첫번째는 그렇게 해도 크게 무리가 없었고
두번째는 유입이 크게 없었기 때문임
그냥 작년에 하던 대로 올해도 하고
올해 하던 대로 내년에도 하면 됐음
그러다가 불만을 가지는 특정인 또는 특정 집단이 생길 경우
그냥 그들만 찍어누르면
어차피 우리끼리의 리그고 우리끼리의 팀이고
우리끼리의 응원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크게 달라지는게 없어 보였는데
18년? 그때쯤을 기점으로 상황이 변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음
체감상 그때부터 유입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물론 굉장히 유의미한 증가세가 역병 때문에 꺾여버리긴 했으나)
새로 들어온 유입층은 기존 서포팅 문화에 대한 인식이 다른 듯함
18 이후 유입된 사람들이
N석으로 가든 W석으로 가든 E석으로 가든
중앙 주도로 진행되는 서포팅은 따라하나
그들에게 서포터의 의미란 딱 그 뿐이고,
각자 추구하는 방식의 팬질이 과거보다 훨씬 다양함
N석에서 부르는 노래는 다 같이 부르는데,
어떤 사람은 노래 부르면서 사진 찍고
어떤 사람은 노래 부르면서 치킨 먹고
어떤 사람은 노래 부르면서 옆사람이랑 사진 찍고
어떤 사람은 노래 부르면서 애들 노래 가르침
축구장에서 서포팅하는게 주가 아니라
축구장에서 서포팅하는건 부차적인 일이고
서포팅은 따라하면서도 오히려 다른걸 하는게 주가 되는 층이 늘어나니까
N석에서 강한 목소리나 제스쳐가 나올때
이해하지 못하게 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남
'쟤네는 뭔데?' 이런 느낌
결국 그들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섞을건지가
아마도 각 팀 서포터 연대들의 과제가 되지 않을까 싶음
개랑처럼 '왜 축구장 왔으면서 서포팅 안함?'
'서포팅을 해야 진짜 팬'
'축구는 전쟁, 다른 팀 팬들은 다 적'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애들이 연대의 중심을 구성하고
그 생각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이런 사태들은 다시, 계속 발생할거고
슬금슬금 밀려들어오는 유입 문화에 대항하고 대항하다가
큰 사건 한방에 와르르 무너지거나
아니면 결국 저 팀에는 유입이 줄어들게 되겠지
전자면 흥하는 길로 갈 것이지만
후자면 결국 모기업까지 손을 떼게 될 것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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