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엔 있고 서울엔 없는 것
친정팀 복귀에 대한 선수의 의지가 제아무리 강해도, 그것만으로 컴백이 성사되는 건 아니다. 이미 새 시즌 계획에 맞춰 선수단 구성을 끝낸 구단이 추가 예산까지 편성해가며 초특급 선수를 추가로 데려오는 건 쉽지 않을 수 있다. 거액을 들여 영입한 뒤 벤치에 앉혀두기도 곤란하다.
다만 아쉬운 건 서울의 협상 태도였다. 이청용과 기성용은 단순한 ‘국가대표급 스타 선수’가 아니다. 그 수식어 앞에 또 하나의 수식어 ‘서울이 키운’이 붙는다. 협상 과정에서 더욱 신중했어야 한다. 팀 사정으로 당장은 영입하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 내더라도 ‘다음’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둬야 했다. 기성용 측 관계자는 “서울과 협상을 진행하며 ‘당장은 곤란하지만, 언젠가는 꼭 돌아와 달라’는 느낌조차 읽을 수 없어 선수가 실망했다. 협상 과정 내내 기성용과 이청용은 꾸준히 의사소통하며 서로 감정을 공유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역설적으로 이청용과 이렇다 할 인연이 없었던 울산은 ‘다음에 대한 기대감’을 살려 이적 계약을 성사시켰다. 2년 전 이청용이 국내 복귀를 처음 타진하던 때부터 ‘최고 대우’를 제시하며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다. 이청용의 우선순위가서울 행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차분히 기다렸다. 선수가 유럽에서 좀 더 뛰고 싶어 보쿰(독일)행을 결정했을 때도 존중하며 지켜봤다.
이청용이 이번 겨울 K리그행을 재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울산은 한결같았다. 보훔 이적료 요구나, 서울에 줘야 할지 모를 위약금 등 여러 돌발변수에도 “여의치 않으면 올여름 (보훔 계약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로 영입하면 된다. 영입 의지는 변함없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 선수 마음을 얻었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25&aid=0002981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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