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후기 - 난 서울팬으로써 여전히 행복하다.
오늘 경기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멍하니 5분간 허공만바라봤던 것 같다ㅠ 상호 부상으로 아웃된 이후 인천전 울산전에 이어 오늘까지 홈 3경기가 다 너무 아쉬워서 화병이 날 지경이야.
근데 문득 2020년 전반기가 생각이 났다.
팀의 상징과도 같은 기성용을 매수구단에 빼앗기게 생긴 상황, 아무런 전술의 목적성도 없이 빌드업이란 걸 찾아볼 수 없고 공격 시에는 두세명이 개인전술로 해결해야 되는 무전술, 그로 인해 압박을 풀어나오고 공격작업을 만들어나가는 재미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경기력, 경기 같이 보러가자고 지인들한테 얘기할 엄두 조차 나지 않는 아무런 스토리 없는 노잼 경기들, 1년 전 2019년 6월경부터 똑같았는데 아무리 경기력과 결과가 꼬라박아도 그 어떤 변화를 줄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코칭스탶, 상대가 퇴장당해도 홈에서 하위권 팀 상대로 0:1로 지고 있어도 핵심선수가 못나와도 하늘이 무너져도 바뀌지 않는 352, 센터백 윙백 수미 중미 톱 어느 하나 만족스럽지 않은 스쿼드(전문윙 자원 사실상 전무), 그럼에도 00 01 나름 황금세대 오산고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주며 육성할 생각조차 없어 보이는 구단(김주성 제외..), 호사를 영입하든 그 누구를 영입하든 변할리가 없었던 그 총체적 난국.. 그냥 말 그대로 '총체적 난국'
그 때도 난 우리팀 경기는 빼먹지 않고 챙겨보고 열렬히 응원하고 경기 결과에 따라 내 인생의 업앤 다운을 함께 했었다. 그땐 적어도 지금보다도 더 불행했었고 막막했었고 희망을 찾을 수조차 없었어..
2022년 현재 여전히 매북, 준산 이 자금력 빵빵한 현대가 팀들한테는 못이기고 있지만, 적어도 그때처럼 개쳐맞고 이길 가능성이 안보이고 미래가 어둡지는 않다고 생각해. 경기력도르 라고 비꼬기도 하지만, 경기력은 (승점만큼은 아니지만) 분명 의미가 있으니까.
팀의 상징이 현재 주장으로써 중심을 잡고 있고, 전술은 결실을 못 맺을뿐 분명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키퍼로부터 시작해서 짧은 패스와 움직임으로 상대 전방압박을 풀어내고 전진해 나가는 장면은 나에겐 희열이야ㅠ 상대 박스에 여서일곱명 씩 침투해서 공간을 찾고 잘게 썰어들어가며 찬스를 노리는 모습도 희열이고.. 스쿼드를 보면 팀의 핵심 오스 상호 영욱 팔로는 자리를 잡았고 쌍용 이후 15년간 기다려오던 우리 유스는 작년 후반기부터 그 어떤 팀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사실 챔결 결과가 너무 가슴아팠어서 그렇지, 과정은 2010년보다도 쌍용과 주멘이 센세이셔널했던 2008년이 난 훨씬 행복했었거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태석이 한범이 성진이 얘네는 쌍용의 뒤를 이어 'fc서울 출신' 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유럽 무대를 누빌 재목들이라 확신해. 쌍용이 한달 한달 간격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봤을 때의 희열, 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키운 쌍용이 유럽 무대에서도 통하는 걸 볼 때 느꼈던 그 희열, 몇년 내로 또다시 느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지금의 익수볼은 귀네슈 축구를 떠올리게 하네.. 대형 유망주들의 출현 뿐 아니라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 좋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이길 경기 비기고 비길경기 지는 양상의 반복 등도.
너무 횡설수설했는데 적어도 2020년과는 다르게 지금은 긍정적인 것도 많고 희망도 차고 넘친다는 게 내 생각이야. 총체적 난국이 아닌, 현재 모든 능력을 다해 알아보고 있다는 외인 공격자원만알짜배기로 구해오고 한경기 두경기씩 이기면서 위닝스피릿만 쌓이면 충분히 반등 할 수 있는 그런 상황.
전술과 팀이 나아가는 방향성이 올바르고, 만 19-20살 대형 유망주들이 꾸준히 기회 받으며 성장하는 한 이 구단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해. 이러한 팀의 팬이라 행복하다 우리는 더 나아질거고, 이 팀과 선수들이 모두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좀 더 순수하게 즐겨보려고. 희망을 바라보며 우리 모두 화이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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