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얘기 끝났다..!
수능날부터 얘기할게.
수능날 최고 컨디션이였어. 남은 돈으로 수능 전날 든든하게 순댓국밥집 가서 순댓국밥도 먹고, (친구가 사줘서 먹은 외식 말고는 한국 와서 첫 외식이였어) 수능 날에는 도시락값 없어서 아침에 편의점에서 삼각김밥도 사갔어.
근데 2018년에 수능 본 친구들은 알꺼야. 그 해 수능 끝나고 국어문제 하나가 뉴스에도 나오고, 그랬단 말이야.
내가 그 문제에 미끄러졌지. 국어 문제 풀다가 과학 비문학 한 문제에서 막혔어. 근데 이과출신에 자존심이 너무 상했어. 아무리 지구과학과는 담을 쌓았다지만 그래도 이관데? 심지어 국어는 항상 96, 92점 맞는 효자과목이였단 말이야. 그 문제 풀려고 한 15-20분 쓴 것 같아. 그리고 문제 다 풀고 마킹을 하려는 순간. 시험이 끝났어. 국어 0점 맞았지 뭐.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어. 내 계획이 다 수포가 됐고. 그 때 살면서 처음으로 죽을까 고민했어. 그냥 시험장 나가려고 하는데, 자존심이 허락을 안하더라. 나머지 시험 다 망치면 엄마아빠가 뭐라 하실지 감도 안잡혔어. 이런 점수 맞으려고 한국을 몰래 들어왔냐. 너는 실패했다. 등등
그런 소리는 들을 수 없겠다 생각하고 나머지 시험 다시 푸니까 그것들은 다 1등급 나오더라.
수능 끝나고 가채점 했는데 국수영생1생2 과목 등급이
91111이였어. 심지어 마킹 했으면 올 1등급이더라. 너무 억울하고, 너무 나한테 화나고. 엄마아빠한테 미안했어. 울면서 아빠한테 전화했어. "아빠, 나 사실 수능 보고 생물교육과 가려고 한국 왔어요" 아빠 당황하시는 모습이 수화기 너머로 들리더라. "그래서 오늘 수능 봤는데, 국어 마킹을 하나도 못해서 0점맞았어요." 아빠가 화내려 하시다가 내가 서럽게 우니까 아무 말 안하시더라고. 살면서 운적 없는데, 그 날은 진짜 서럽게 울었거든.그래서 부모님한테 용서받았던 것 같아. 나중에 물어봤는데, 아빠가 거기서 화내면 내가 죽을 거 같았었대.
그래서 집 계약기간 끝나고 다시 집 들어와서 1년 공부하기로 하고 마음 추스렸지. 계약이 승강플옵 2차전 끝나고 일주일쯤 뒤라서 마음 추스릴 시간 충분히 있었어.
그 때 서울은 승강전 갔다가 욘쓰 만나서 기적적으로 살아나고 ㅋㅋㅋ 레전드 한 해였지.
그리고 2019년, 재수했는데 확실히 군기 다 빠져서 공부도 설렁설렁 하고 수능 개망해서 적당한 경기도권 대학교 들어갔어
그리고 입학 기다리는개 개같은 코로나때문에 학교도 못가고 축구도 못보고 슬프다 슬퍼...
어쨋든 이 글을 왜 썼냐면,
나도 서울 선수 한명 빨려고 하는데 누구 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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