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주의) 리그는 좋은 전술로만 우승하는 게 아님
이전 글에 어떤분 의견이 극공감되어 써봄.
안익수가 하려는 축구가 펩이랑 유사하다는 의견이 많음. 근데 펩 축구가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진게 아니란 건 누구나 다 알지. 뮌헨에서 ㅈ박아본 펩이 맨시티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세우고 수비라인에만 1조 가까이 쏟아부어서 이제서야 결실을 보이고 있음. 그렇게 해도 최종목표인 아직 챔스는 못땀.
하지만 펩이 기행종인거지 보통의 리그는 양학을 잘하는 팀이 먹음. 그리고 양학의 기본은 어떻게든 우겨넣는 득점임. 그 옛날 알렉스 퍼거슨이 그랬음. 그 양반은 다른 포지션은 몰라도 공격수 만큼은 클래스있는 선수를 써왔음. 앤디콜-드와이크요크 조합부터 반니 루니 베르바토프까지... 클레벌리 안데르손이라는 토나오는 중원조합, 쓸 놈이 없어서 하파엘과 파비우를 윙어로 쓰는 상황에서도 기어이 승점을 가져옴.
개리그 역사에 대입해보자. 아무도 생각해본 적 없는, 전인미답의 전술로 황금기를 일궈낸 팀이 있었나 반추해보면 글쎄 라는 말이 나옴... 3연패를 이뤄낸 성남일화, 05년도의 언터쳐블같았던 울산, 닥공 매장님의 매북이 과연 전술이 뛰어나서 전성기를 구가했는가? 아니 쉽게 말하면 선수빨로 찍어 눌렀지. 샤샤, 김도훈, 신태용 삼총사나 이천수, 마차도, 최성국 트리오처럼 막강한 화력이 결국 우승컵을 가져옴. 그렇다고해서 절대로 그때 감독들의 역량을 평가절하하는게 아님. 선수빨 축구도 할 수 있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걸 김상식이 보여주거든.
하고싶은 말은 오히려 단순한 축구가 개리그에선 통할거란 말임. 파이널서드에서의 세부적인 움직임도 좋고, 볼 점유를 통한 순간적인 우세도 다 좋은데 이기지못하면 공염불이란 말임. 박스 근처에선 좀 때리기도 하고, 세트피스때 헛짓거리좀 하지말고. (그래도 이건요새 잘안보여서 다행) 골킥 짧게짧게하다 뺏겨서 상대방이 우리진영에서 스로인만들어 공세전환되는거좀 그만보고싶음.
우리 서울의 전성기도 결국 엄청났던 외국인선수 득점력이 가져와줬음. 2012년엔 데몰리션, 2016년엔 아데박... 같은 욘스볼이어도 2013년부터 15년까지 아챔 진출에만 머물렀던건? 에벨톤, 하파엘 등등 외인뽑기에 실패하고 하현성 같은 암울한 시기를 겪었기 때문. 그래서 그때 북붕이들은 3,4위 하는데도 지금같은 반응을 보이곤했음 ㅋㅋ 하여튼 아무리 전술이 좋아도 골이라는 방점 없이는 정점을 찍기 힘듬.
근데 지금 안익수의 축구에선 양학도, 골넣어서 만드는 꾸역승도, 안정된 수비라인도... 이전 서울에서 좋았던 에푸씨다운 강팀같은 모습이 하나도 없음. 우승? 바라지도 않음. 상식적으로 납득 가능한 경기력이 보고싶음. 부상이 많아서, 잔디가 안좋아서 한두번이야 변명 댈수 있겠지만 한시즌 내내 그러면 그게 우리 팀만의 약점일까? 약한 부분이 있으면 수정하고 개선하라고 있는게 감독 자리인데 내 방식만 옳다는 식으로 각주구검하는 모습을 팬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긴 힘들다. 그리고 몇년이 걸려서 그런 축구가 온다하더라도 그사이에 강등 당하면 도로묵임. ○○○은 1+2 시스템...
현재의 서울이 우승권을 노릴 순 없다는걸 차치하더라도 이 스쿼드로 이런 결과 밖에 못가져오는게 과연 변명의 여지가 있는걸까? 팀이 상하위 스플릿 가운데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있는데 자기 축구 완성도 때문에 1년차 스트라이커를 센터백으로 세우는 감독이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을까?
예전에도 팀전술에 자기 이름붙은 감독 하나 있었음. 강등 언저리까지 가서 해고됐는데도 전화 인터뷰로 자기는 잘못 없었다고 항변하던 사람. 난 그 전철을 서울이 밟진 않았으면 하지만 결국 안익수의 결말은 김병수가 될 공산이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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