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등번호 특이해서 애착이 간다거나 하는 선수 있음?
난 사실 등번호에 되게 민감한 편임. 그래서 단순히 피파나 에펨을 하면서도 등번호에 강한 집착을 가짐.
이건 비단 서울로 할때뿐 아니라 왓포드, 뉴캐슬 등 해외팀으로 에펨돌릴때도 마찬가지임.
가령 우리팀으로 예를 들면, 고요한의 13번, 하대성의 16번, 주세종의 6번, 오스마르의 5번 등 프렌차이즈 스타들의 등번호는 유지하되, 페시치는 9번, 알리바예프 7번 or 8번, 박동진 20번 등 포지션에 따라 번호 바꾸는 식임.
그래서 실축에서 뒷번호를 달고 임팩트를 남긴 선수들을 대충 찾아봤음.
1. 72번
현재의 페시치. 난 72번 단 선수는 페시치 외에 그 어떤 리그에서도 본 적이 없음.
비록 임대신분이고, 지난 시즌 막판엔 부상 이후로 부진했지만 분명 지난해 전반기에 보여준 페시치의 모습은 몬친의 그림자를 덮기에 충분했음. 코로나 사태 때문에 몇경기나 더 뛸지 장담 못하지만, 페시치 직전의 외국인 선수 에반드로 마티치 등과 비교했을때 페시치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을 거 같음.
2. 50번
50번도 현재의 번호임. 아래 글에 보면 박동진 셀레브레이션 때문에 애정간다는 의견도 많은데 생각해보면 진짜 특이한 캐릭터잖아.
난 아직도 광주전에서 당시 광주 선수였던 박동진이 오심으로 PK 내주고 대노하는 게 기억에서 떠나질 않는데 그 선수가 이제 우리 유니폼을 입고,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골을 넣고, 우리팬들을 위해서 셀레브레이션 하는 게 되게 신기해. (모르는 이들 위해 설명하자면 과거 서울광주전에서 당시 광주 수비수였던 박동진의 등에 맞은걸 주심이 핸드볼이라고 PK 선언함. 그 골로 우리가 이겨서 당시 커뮤니티들 "ㅂX놈들 매수했다"고 개파이어남. 그냥 심판 수준이 떨어지는건데 ㅡㅡ)
근데 박동진도 좋은 선수고, 우리에게 좋은 캐릭터지만, 올드팬들은 또 다른 방식으로 50번을 추억할 수도 있어. 바로 히칼도야. 내가 서울 축구를 맨 처음 본건 05~06년 이장수 감독 시절 즈음이긴 한데 본격적으로 서울 축구 보기 시작한건 귀네슈 시절부터라 나도 히칼도에 대한 기억은 선명하진 않아.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으로 뛰어났던 선수라는 건 기억하고 있음. 근데 그때 생각하니까 추억 돋는다. 그 때부터 서울팬인 형들은 알겠지만 그 때는 한동원, 두두도 우리팀일때잖아? (왠지 15년 이후에 유입한 형들은 이 둘 모를 수도 있을 거 같은데..)
3. 33번
마지막으로 33번 최태욱임. 최태욱은 아직도 기억나는게 당시에 "제파로프 오피셜 언제 뜨나"하고 네이버 뉴스 계속 새로고침하고 있었음. 당시엔 나도 소모임 형 통해서 제파로프 올 거란거 미리 알고 있었거든. 지금으로 치면 내가 축구팬하면서 BBC랑 직접 소통한 유일한 시기였네.
근데 갑자기 아는 동생이 문자로 (당시는 카톡이 상용화 되기 전임. 이러니까 나 되게 나이 많아 보이는데 그런건 아님) '형 최태욱 서울 옴' 이러길래 "○○○ 어그로 끌고 있네" (물론 당시는 어그로란 단어를 몰랐지만) 하고 봤는데 진짜 최태욱이 떠 있대? ㅋㅋㅋㅋㅋ
그리고 난 최태욱이 여름에 와서 그렇지 다음 시즌엔 앞번호 달거같다란 예상과 달리 최태욱은 11시즌에도 33번 달았음. 당시 구단 보도자료에 따르면 최태욱이 33번 달고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어서 그 기운을 더 얻고자 33번을 유지했고, 33번이 주목받는 번호가 아닌만큼 본인이 33번을 에이스 번호로 만들고 싶다고 인터뷰 한 거 있었음. 근데 지금 관련기사 찾아보니까 종교적인 이유도 있다 그랬네. 근데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진 얘기안한듯
+ 88번
위에 최태욱 얘기하다가 생각났는데 88번도 특이한 번호네. 근데 다들 알고 있으려는지 모르겠는데 서울에서 88번 달고 좋은 활약을 보인 선수가 제파로프 말고 한 명 더 있음. 바로 이규로임.
이규로는 2010년 서울에 왔지만 당시엔 최효진의 벽을 넘지 못했고, 최효진이 군대갔을땐 부상에 발목이 잡히면서 자리를 못잡았음. 그런데 그 이후에 인천-매북-이랜드를 거쳐 다시 우리팀으로 재이적했음. 저번글에도 말했지만 난 심상민의 굉장한 팬이었기때문에 임대긴 하지만 심상민을 보내고 6년전에 굉장히 부진했던 이규로를 재영입하는데 불만이었지만 놀랍게도 이규로는 엄청난 폼을 보여줬지.
설라에서도 이규로 복귀를 기다린 사람들 많은 걸로 기억함.
제파로프는 다들 너무 잘 기억할거라 설명이 적었는데 한가지 얘기해보자면 난 제파로프 특유의 셀레브레이션이 좋았음. 제파로프는 서울에서 1년간 활약하면서 2골밖에 못 넣었는데 우연찮게도 두 경기 다 직관했음. 리그 홈 인천전에서 데뷔골을 넣었었고, 11년에는 부산교통공사와의 원정 FA컵에서 프리킥 결승골을 뽑아낸 바 있음. 당시에 경기 끝나고 원정버스 타고 칠곡휴게소에서 내렸었는데 구단에서 밥 사준거 기억난다.
뭐 하여튼 쓰다보니까 쓸데없이 장문이 됐는데 형들은 위에 처럼 번호 특이한 선수 기억나는거 있음?
유진이 진짜 이쁘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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