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수가 좋은 코치를 두고 옆사람들의 조언을 깊이 있게 듣는 평행 세계에선 우리가 그래도 아시아의 아약스는 됬겠지?
이번 시즌 패망의 원인 중 하나는 한끝차의 디테일을 살려줄 코치가 없었다는 거 같음.
시즌 초에 안씨가 전술 와꾸 짜온 게 생각보다 괜찮아서 분명 시즌 중반까지는 울산 제외 그 어느 팀 상대로도 볼 잘 돌리고 움직임도 참 좋았음.
근데 목적을 가지고 공간을 파거나, 패스를 넣어주거나, 크로스를 올리던 고캡, 승규, 사기꾼 그리스 황씨 없으니까 그냥 무지성 삼각 대형 만들기 말고는 이 팀에서 뭐가 나오질 않음. 가끔 기캡 올라가면 그제서야 위에서 뭐가 나오는데 이제 기캡은 저 위 세 사람처럼 빨빨 거리면서 저기 뛰어 다닐 수가 없음...
그럼 창의력 있는 미드필더가 없는 선수단 구성이 문제냐? 그건 절대 아니라고 봄.
맨시티도 볼 잘 차고 똘똘한 애들 윙 위치에서 역발로 서 있으니 흔히 말하는 어택킹 써드에 볼 투입 하는 선택지에서 머리 노리고 올리는 크로스 하나가 빠짐. 그러니까 하프스페이스에서 덕배가 얼리크로스를 올리거나 베실바 덕배 둘이 정발 측면으로 돌아 나가서 크로스를 올림. 이건 요 둘이 축구 지능이 씹지려서 그런게 아니라 펩이 따로 주문 한거지. 하프스페이스에 워커 칸셀루까지 넣어거면서 꾸역꾸역 숫자 싸움 하는 이유는 전방에 위치한 선수들이 공격수한테 볼을 투입해 줄 가지수를 어떻게든 한가지 더 늘리려고 한 거 아니겠음?
익수도 그걸 알았으니까 좀 빨라 보이고 시키는 대로 묵묵히 말들을 거 같은 케이지로를 데려와서 그 역할을 시킨 거겠지.
근데 여기서 익수의 밑천이 드러나 버린거지. 고캡, 승규, 그리스 황씨는 지들이 알아서 그 다음 스텝을 생각하고 움직인건데 다른 선수들은 그게 머리에 익혀지지 않은 거임.
역량차이고 전술적 이해도 차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현대 축구에서 삼각 대형 만드는 거 그걸 어느 월드컵 나가는 1부리거가 못함.
누구나 다하는 거지.
다만 초중반 까지 익수의 삼각 대형이 주목을 받았던 건 어느 위치에서 건 포지션 상관 없이 선수들이 스위칭을 해가면서 삼각대형을 만들고 순간적으로 측면이나 중앙으로 파고 들아가는 모습을 보여줘서 였지.
지금도 이건 어느정도 잘함. 다만 그냥 삼각형 만들었다~ 이제 끝~ 다음에 뭐하지?? 이 상태가 되서 무한 U자 빌드업, 앞에서 볼 돌리다 압박 당해서 역습 당하기 이것만 되는거지
하프스페이스에 종규를 아득바득 집어 넣었으면 측면으로 상대수비를 끌고 나가주는 미드필더의 움직임이나 상호 영욱이 이 둘이 안쪽으로 파고 들어가 줘야 되는데 그냥 운반하고 끝남.
일류가 들어왔으면 충분히 제공권에서 유리한데도 굳이 왜 계속 볼이 돌까? 심지어 오프 더 볼이나 킥이 장점인 팔로를 데리고 있는데도? 이건 익수씨가 포지션을 만들 능력은 있어도 어택킹 써드까지 볼을 넣어줄 디테일이 없기 때문임. 바로 그 직전까지 만드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 다음부터는 선수들한테 가르칠 능력이 없는거지
좀더 사고가 유연하고 조언을 받아 들일 수 있는 사람 이었다면 난 이번 시즌 이렇게까지 ㅈ박지 않았을거라고 봄. 오히려 상스에서 아챔 막차 싸움을 했을거라고 본다.
○○○! 왜 축구를 봐서! 이 스트레스를 받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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