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어제는 전북이 왜 큰경기에 강한지 보여주는 경기였다.
원정에서는 모르겠는데 홈에서 전북은 확실히 기세부터 뭔가 압박당하는게 있더라. 반대로 우리는 경기 시작부터 뭔가 어수선한 분위기가 느껴졌고ㅇㅇ. 오늘 초반부터 말리는거보고 왜 1차전이랑 다르지? 하는 사람들 있을텐데 차이점은 우리가 시작부터 선제골을 넣었냐 못넣었냐 차이지 뭐. 1차전도 시작하자마자 밀리긴 했어. 근데 기성용이 골을 넣어주면서 쉽게 풀어나가게 된거고ㅇㅇ. 반대로 2차전은 초반에 전북이 밀어붙일때 못 버티고 선제골을 준거고 그거에 말려서 전반자체를 끌려다니게 된거고.
그리고 확실히 얘네가 진짜 큰 경기에 강하다고 느낀게 우리가 만회골 넣고 분위기 최고조된 시점에서 딱 흐름을 끊어버리더라. 상대편으로서는 굉장히 짜증나지만 얘만큼 노련한 애가 없다고 생각되는게 김진수였음. 우리 입장에서는 박동진이 김진수 심기를 건드리는것처럼 보였지만 냉정하게보면 걍 박동진이 김진수한테 말린거임. 거기서 빨리 정리하고 흐름 이어나갔어야됐는데 너무 좋은 분위기가 끊겨버렸음. 난 이게 우리가 동점골 못 넣은 이유 중 가장 크다고 생각함. 물론 동진이가 만회골 넣어준건 맞지만 쟤네 경기운영 자체가 너무 노련하더라.
총평하자면 우리는 시작부터 기세에 좀 눌린것같은 느낌이 들었고 거기에 선제골까지 먹히니까 완전히 말려버린 게임이 됐지. 근데 또 어떻게 따라가려고했지만 이마저도 상대의 경기운영에 말려버린거지. 냉정하게 경기는 완패라고보지만 그 안에 스토리는 난 우리가 충분히 보여줬다고 생각해. 예전같았으면 2ㄷ0에서 무너졌을텐데 어떻게든 한골 따라가고 우리분위기로 가져오는게 너무 자랑스러웠고 감동적이었다.
끝으로 이번 시즌 마무리를 하자면 그냥 나는 우리 선수들이 행복했으면 좋겠어. 선수들은 팬들이 행복한걸 원하듯이 팬들은 선수들이 행복하는걸 원하잖아? 그래 우승하면 좋지 근데 나는 우리 선수들이 후회만 안하고 행복하다면 그까짓 우승 안해도 괜찮아. 솔직히 원정간 북붕이들 당연히 말로는 우승하자라고 말했지만 속으로 우승하기 어렵다는 생각 했잖아? 나도 예상은 하고 갔는데 막상 선수들 끝나고 표정 안좋은거보니까 너무 슬프더라고....진짜 자책만 안했으면 좋겠다. 그게 다야. 나는 이 팀이 어떻게 되든지 끝까지 응원할거고 언제나 목표는 하나 '내 선수들이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 오늘 진짜 너무 수고많았고 좀전에 집 도착해서 글쓰는데 원정온 북붕이들도 너무 고생 많았다. 우리 내년에 보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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