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는 참신한데"...익수볼, 좁히지 못한 현실과 이상의 괴리
https://sports.news.naver.com/news?oid=076&aid=0003933575
▶과=힘빠진 익수볼
지난시즌 시즌 막바지 '센세이션'을 일으킨 익수볼은 올시즌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과 상대의 전술적 대처 등의 이유로 서서히 힘이 빠져갔다. 패스 템포가 느려졌다. 공이 전방으로 나아가질 못하면서 자기 진영에서만 공을 돌리는 횟수가 늘어났다. '혁신적'이라던 전술은 어느샌가 '지루한 전술'이란 꼬리표를 달았다. 상대팀 감독들 사이에서 서울은 '공략하기 쉬운 팀'이란 인식이 퍼졌다.
'질식수비의 대가'였던 안 감독은 시즌 중 여러 차례 전술 변화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용은 좋지만, 결과가 따르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하면서다. 결국 현실과 이상의 괴리 앞에서 전술이 바뀌기 시작했다. 4-1-4-1 포메이션이 4-4-2가 되고, 3-5-2가 되었다가 4-1-3-2로 바뀌었다. 그런데 타이밍을 놓친 감이 있다. 이미 계속된 부진에 팀 분위기가 가라앉고 상위권 팀들과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스리백 카드가 등장했다. 그 과정에서 익수볼의 색깔은 점차 옅어졌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10월, 서울은 같은 감독 아래에서 전혀 다른 축구를 했다.
▶과=결과를 담지 못한 내용
익수볼의 오작동은 자연스레 부진한 성적으로 연결됐다. 줄기차게 패스 플레이를 펼치다 문전 앞에서 허망하게 공격 기회를 놓치는 장면이 시즌 내내 반복됐다. 여름에 전북에서 일류첸코를 영입하기 전까지 전방에 장신 공격수를 두지 않고도 측면 크로스 공격에만 의존했다. '전반 서울'과 '후반 서울'이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서울은 팀 득점 43골 중 전반 득점이 10골에 불과했다. 상대방 체력이 어느정도 고갈된 상태에서만 익수볼이 효과를 발휘하는 듯했다.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를 놓쳤다. 최하위로 강등된 성남을 상대로 홈에서만 2번 패한 게 결정적이었다. 서울은 올시즌 3경기 이상 연속 무승만 5번 기록했다. 그에 반해 연승은 3번 뿐이었고, 그마저도 3연승 이상은 없었다. 기세를 탈 때 그 기세를 유지하고, 하락세를 상승세로 바꾸는 법에 미숙했다. 서울은 9월 이후 리그 10경기에서 단 2승(4무 4패)만을 따냈다. 안 감독에겐 자연스레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감독'이란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서울은 FA컵 결승전 1차전을 2-0 리드한 채 시작했지만, 1-2차전 합계 3대5로 결국 우승컵을 내줬다.
추천인 73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