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원 꼭 FC서울 왔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썰

개인적인 이야기임. 생각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함.

2018년, 서울은 U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뽐내고 진작에 연령별 대표에도 차출되던 고려대의 조영욱과 계약을 맺음. 나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은 ‘진짜 잘 낚아챘다’, ‘제2의 박주영 보는거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굉장히 행복해했음. 

지금이야 황선홍-이을용 체제 거치면서 스트라이커보다는 윙포-공미-중미를 봐왔고 윙포워드를 쓰지 않는 지금은 스트라이커 땜빵이나 공미 정도로 출전 중인데 고대 시절만 해도 스트라이커로 활약해서 고려대 아구에로라는 별명으로 불렸음. 당시는 연세대 그리즈만 하승운, 고대 선배 안은산과 함께 신인 중에서 가장 클래스 높은 선수였음. 뭐 실제로 고대 경기하는 거 가서 봤는데 진짜 아구에로 느낌 찐하게 나더라고. 그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으로서는 지금 보여주는 폼이 대해서는 약간 아쉬움...

물론 영욱이가 기대만큼 못컸다고 생각하진 않음. 아직 보여줄 게 더 많지. 그러나 신재원에 기대가 더 큰 이유를 말해보고 싶어.

2017년에 고려대 경기를 보러 갔음. 아버지도 축빠셔서 주말이면 U리그나 FA컵 하위 라운드 직관 자주 했음. 그날이 아마 고려대vs수원대 경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당시 고대 멤버가 진짜 휘황찬란했음. 지금은 프로 진출해서 큰 두각을 못보인다지만 당시 주장 정택훈(개인적으로 엄청 기대 많이했던 선수임. 제2의 홍명보 느낌이어서), U리그 랭킹 1위 안은산, 조구에로 조영욱, 연령별 대표 송범근 등. 그리고 그날 공격형 미들로 신재원이 나왔음. 그때 신재원은 신태용이 u-20 월드컵에 자기 아들은 후보로도 고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을 때 ‘신태용 아들’로 알려진 시기였음.

어쨌든 그 화려한 멤버를 가지고 수원대와의 경기를 시작했는데 고대가 생각보다 엄청 고전했음. 전력차도 분명히 나고 심지어 고대 홈이었는데 최종 스코어가 5대5로 끝날 만큼. 근데 이 경기에서 신재원이 해트트릭에 도움 한 개를 기록함. 진짜 그야말로 ‘군계일학’이었음. 중거리슛부터 해서 어거지로 밀어넣기도 하고 간결한 피니시도 보여주고 진짜 장난 아니었음. 과장 좀 보태면 루니급 파괴력에 외질의 센스, 헨더슨의 공수가담을 합쳐놓은 느낌...? (너무 오바다) 

게다가 수원대를 털어버리는 모습을 보고 와 진짜 서울 왔으면 좋겠다 싶었음. 마침 그때가 서울 공격이 답답할 때라서 저런 선수가한 1-2년 있다가 공격진에 기름 좀 부어주면 어떨까 싶었거든. 그런데 조영욱 잡고 그 다음해에 바로 신재원이 오더라. 뭐 안산가서두 골 넣었다니 갑자기 또 기대가 부풀기도 하고. 멀티성이 있긴 하지만, 윙백 두기엔 공격력이 아까움. 적어도 내 기억 속 신재원이라면 말이지. 

쓰다보니 너무 말이 길어졌지만 난 어쨌든 신재원 응원하고 임대 복귀 후 공격적인 롤 맡으면 기량 만개할 거라 믿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