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의 ‘리얼돌’사태, 구단의 시스템이 의심스럽다.
칼럼이라기엔 뭐하지만 자유게시판보다는 이곳이 적당할 것 같아서 올립니당 ㅠㅠ
————————————————
택배가 왔다.
새로 산 옷에 실밥이 터지지는 않았는지 요리조리 살펴본다. 입어보고서는 거울 앞에 원하는 핏이 맞는지 확인까지 한다.
옷을 사는 사소한 일에서도 검수의 프로세스가 있다.
단순히 옷 사는 일이 아니라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분업과 검수는 필수적이다.
조별과제를 진행하면서도 ppt • 자료수집 • 발표와 같은 분업을 거치고 상호간의 검수를 거치곤 한다.
그런데 수도 구단이라는 FC서울에서는 이런 모습이 뒤떨어져보인다. 대기업을 등에 업은 구단이라기엔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FC서울 관계자의 해명에 따르면,
1. 마네킹 업체가 설치했고
2. 개수가 부족했고
3. 매니지먼트사로부터 받은 샘플을 비치했다.
4. 성인용품과는 관련이 없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치자.
백번양보해서 중요부위가 도드라지는 마네킹이 롯데백화점에 번듯이 서있을 수 있다고 하자.
그렇다고 해서 FC서울의 잘못이 경감되는가.
사소한 일조차 분업과 검수의 프로세스가 있다고 앞서 이야기했다. 이 관점에서 FC서울은 기본적인 프로세스조차 지켜지고 있지 않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사업장(경기장)에 물건을 비치하고 방송으로 송출됨에도 그 물건을 검수해보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 바깥의 일이다.
매니지먼트사가 난입해서 피켓에 홍보문구를 썼든, 마네킹업체가 사전에 없던 샘플을 비치했든 최종 검수의 몫은 FC서울에서 했어야 한다.
꼼꼼한 프로세스를 거쳤다면 사전에 차단되었을 사건인 셈이다.
정확한 사실관계를 밝히는 일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일은 별개다.
그런 점에서 FC서울은 정확하다고 주장하는 사실관계만 밝히고 있다.
왜 검수를 하지 못했는지, 오붓한 주말 저녁을 헤집어 놓고 외신에까지 보도되면서 망신살을 뻗치게 한 데에대한 사과가 없는 것이다.
때로는 솔직함이 최고의 해결책일 때가 있다.
“잘못했습니다.”의 무게는 나에게도 무거운 것처럼 듣는 이에게도 무겁게, 진정성으로 다가올 때가 있는 것이다.
부디 진정한 사과로 많은 축구팬들의 부끄러움과 노여움을 식게 해주었으면 한다. 시간이 약이 될 수 없는 사건이다.
추천인 14
댓글은 회원만 열람할 수 있습니다.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