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전에 쓰는 2라운드 관전평 - 재주는 선수들이 부리고 관심은 ㄹㅇㄷ이 받는다?
드디어 리그 첫 승을 올렸습니다. 기대했던 경기력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는 경기였고, 목표했던 승점 3점까지 획득하며 '감독과 선수들'은 홈 개막전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1. '두한'의 활약으로 첫 승을 가져온 서울
- 지난 강원전 이후 최용수 감독은 '미드필더가 문제였다'라는 말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지난 아챔 플레이오프부터 리그 개막전까지 변화가 없었던 미드필더진이었는데, 이번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올해 새로 영입된 한찬희와 한승규가 선발로 나오고, 지난경기에서 다소 아쉬웠던 주세종은 벤치에, 알리바예프는 아예 후보명단에도 없었습니다. 평소에 큰 변화를 주지 않던 최용수 감독의 파격적인 선택이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전반엔 두 선수의 호흡이 다소 미흡해 불안한 모습도 있었지만, 경기가 진행될수록 전체적으론 지난경기보단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습니다. 한승규는 많은 활동량으로 팀에 녹아들면서 윤활류 역할을 잘 해줬고, 한찬희 역시 아챔에서 교체로 나와 보여줬던 임펙트 있는 모습들을 이어나갔습니다. 64분엔 한승규의 패스를 받은 한찬희가 환상적인 골을 성공시키며 리드를 가져왔고, 그 골을 잘 지켜내며 홈 개막전에서 승리했습니다.
공식전 첫 선발임에도 팀에 잘 녹아들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한찬희와 한승규. 이 '두한'이들의 활약이 지속되기를 기대합니다.
2. 돌아온 아드리아노. 폼은 '글쎄...'
- 아드리아노가 돌아왔습니다. 지난 겨울에 1년계약으로 다시 돌아온 아드리아노가 복귀 후 첫 선발로 나서 전반전을 소화했습니다. 초반부터 좋은 슈팅을 가져가며 분위기를 이끌었던 아드리아노는 전반에만 4~5차례의 슈팅을 만들며 전체적인 공격에서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몇몇 장면에서는 아드리아노 특유의 감각이나 움직임이 보였으나, 15, 16년에 보여줬던 활약을 기대했던 팬들에겐 다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습니다. 예전의 그 특유의 스피드도 많이 줄어든 느낌이었고, 마무리 능력이나 개인 기량 등에서 전체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후반 시작과 동시에 박동진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팬들도 그렇고 아드리아노 본인에게도 굉장히 아쉬운 경기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복귀 했을 때의 몸보단 확실히 좋아보였지만, 예전의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고, 실전감각 부족의 문제도 조금씩 나타나는 모습에 팬들의 불안감이 살짝 있었는데, 다음 경기에선 아드리아노가 좋은 모습으로 팬들의 기대를 만족시켜주길 바라겠습니다.
3. 이기긴 했지만 여전히 답답했던 경기
- 수치상으론 모든 부분에서 우세했습니다. 슈팅, 유효슈팅, 점유율... 수치상으론 어느정도 광주를 압도했다 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지난 강원전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었고요.
하지만 실제 경기내용은 다소 답답했습니다. 골은 잘 들어가질 않았고, 전방에서의 공격작업도 강원전보단 나아졌지만 예전의 모습엔 여전히 미치지 못했습니다. 거기에 상대팀이 아무리 K리그2 우승팀이었다고 해도, 승격팀인 광주를 상대로 힘겹게 승리를 거둔 것은 팬들의 입장에선 다소 아쉬웠습니다.
최용수 감독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결과를 가져왔지만 내용은 불만족스럽다고 언급했습니다. 여기에 박동진과 정원진은 상무로 입대예정이고, 페시치는 현재 임대연장에 대한 이야기가 아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거기에 중원에서의 좋은 선수들은 많지만 아직까지도 만족스러운 조합을 찾지 못했다는 부분은 다소 아쉽습니다. 경기를 하다보면 나아지겠지만, 하루빨리 최용수 감독이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을 찾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총평 : 재주는 선수들이 부리고 관심은 ㄹㅇㄷ이 받는다
솔직히 이 경기는 내용보다도 다른 내용으로 이슈가 되었습니다. 바로 리얼돌 논란이었습니다. 당초 서울은 무관중 경기에 대한 흥미로운 이벤트로 마네킹을 진열하여 실제 사람이 있는 것 처럼 꾸며놓겠다는 계획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마네킹 자체가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정 신체부위가 도드라지게 드러난 부분이나, 마네킹이라 불리는 그것들이 들고 있는 피켓의 내용이 성인용품과 관련된 내용이었다는 점들이었습니다. 구단 측에서도 심각성을 느꼈는지 웬일로 사과문을 올렸지만, 팬들의 분노를 잠재우기엔 매우 부족했습니다.
우선적으로 이러한 기획을 하면서 이 회사가 정확히 어떤 회사인지, 이 회사가 그동안 해왔던 일들에 대해 확인을 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도 부족했습니다. 연맹측의 소개로 진행되었다곤 하지만, 결국엔 우리 경기장에서 진행을 하고 우리가 담당하여 진행하는 일이었는데, 단순히 이걸 외주에 맡긴다고 너무 안일하게 대응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이 일을 진행한다고 해도, 이날 경기장에 들어왔던 마네킹들의 상태를 보면 누가 봐도 이상한 수준이었습니다. 실제로 집에서 보던 엄마도 '뭔 마네킹이 저렇게 생겼냐'며 이상하다고 했을 정도였으니 구단의 대응이 얼마나 한심했는지를 보여주는 꼴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도인 서울을 대표하는 구단에서 이렇게 꼼꼼하게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이미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점입니다.
구단은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향후 재발 방지에 대한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는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이미 프런트의 무능한 일처리로 원더골을 넣은 한찬희와 홈 개막전을 승리로 이끈 감독과 선수들에게 가야 할 스포트라이트가 전부 다 망할 리얼돌에 향해 있습니다. 거기에 올초부터 지속적으로 힘들었던 팬들에게 또 한 번 상처를 주는 행위를 했고, 구단의 위상은 이미 세계적으로도 '리얼돌을 관중석에 세워놓는 구단' 으로 낙인찍히고 있는 상황입니다.
프런트로 인해 GS도 이미지에 심각한 데미지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는 팬들만 움직여서는 어렵습니다. 모기업인 GS가 직접 움직여야 합니다. 부디 GS 수뇌부들은 이번 일을 심각하게 생각하여 FC서울 프런트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진행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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