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홈경기 당일 개별 출근"…안익수의 승부수 '40% 리더십'[가고시마 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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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수볼’의 3년 차 도전. 안 감독의 승부수는 선수의 자율과 책임이다. 그가 말한 ‘40% 리더십’과 궤를 같이한다. 팀의 전술은 구성원이 이해하고 있다. 타 팀에서 넘어온 이적생도 최근 2년간 바라본 안 감독의 축구를 안다. 유럽에서 활동하다가 ‘6개월 단기 임대생’으로 합류한 황의조도 마찬가지다. 관건은 저조한 성적의 빌미가 됐던 고르지 못한 팀 컨디셔닝, 선수 개인별 헌신과 희생의 ‘그릇 차이’를 좁히는 것이었다. 안 감독은 ‘통제’가 아닌 ‘자율과 책임’으로 방법론을 뒀다.
안 감독은 “기존 홈경기를 했을 때 전날 호텔서 묵고 함께 구단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올해는 경기 당일 개별 출근할 것”이라고 깜짝 발언했다. 또 “본래 전술 미팅 등도 경기 전날 최종적으로 시행했는데 올해부터 이틀 전에 한다. 그리고 선수가 집에서 여유 있게 경기장에 오기까지 자기 루틴에 맞춰 경기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흐름은 가고시마 전훈에서도 엿보인다. 이전까지 하루 2회가량 훈련 과정에 명확한 프로세스를 뒀지만 올해 오전 또는 오후, 공식 훈련 1회를 한 뒤 나머지 시간은 자율 훈련이다. 아침 식사도 정해진 시간에 무조건 모여 하는 게 아니라 개인의 컨디션을 고려해 알아서 한다.
서울처럼 ‘네임드’를 지닌 선배가 많고 어린 선수가 즐비한 팀은 통제된 시스템에서 원 팀을 지향한다. 지근거리에서 후배가 롤모델격 선배를 바라보며 배울 수 있다. 단, ‘책임감’은 선배에게 쏠린다. 실제 서울은 최근 몇 년간 저년차 선수의 경기 몰입 및 투쟁심 부족을 지적받기도 했다. 이런 자율적인 훈련, 경기 참가 과정은 서로에게 책임을 더 묻게 한다. 선배는 후배에게 본보기가 돼야 하고, 후배는 선배의 자기 관리를 벤치마킹해 코치진의 별도 지시 없이도 ‘진짜 프로’로 거듭나는 것이다. 안 감독은 자율성을 두나, 그에 대한 책임을 더 명확하게 하겠다는 의지다. 그라운드에서 변화무쌍한 ‘익수볼’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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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의 자율성을 강조한 만큼 홈경기도 합숙 대신 사생활이 보장되는 출·퇴근 방식으로 바꿨다. 경기 전 약속한 시간대에 경기장에 도착하면 충분하다. 프로축구연맹 규정(경기 전 1시간 30분)만 벗어나지 않는다면 ‘출근 시간’조차 선수들의 의견대로 결정하기로 했다. 안 감독은 “지각자를 걱정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프로”라고 말했다. 서울 관계자는 “전지훈련 연습경기부터 이 부분을 감안해 적극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안 감독은 출·퇴근을 넘어 그라운드 안에서도 선수들의 자율성 보장을 약속했다. 전술의 틀은 자신이 짜겠지만, 그 안에서 선수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니라는 얘기다. “지난해까지 내가 경기에 80% 정도 관여했다면, 올해는 절반인 40%로 줄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안 감독의 개혁 아닌 개혁이 지속성을 가질지는 마지수다. 흔히 파리 목숨에 비유되는 감독직이다. 더군다나 서울은 지난 2년간 아랫물(7~12위)에 머무는 한계를 노출했다. 그러나 안 감독은 경질의 칼날을 걱정하지 않고 ‘마이 웨이’를 가겠다는 각오다. 그는 “내 명예보다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리딩 클럽 FC서울의 브랜드를 위해 직진하겠다”며 “단기적으로는 힘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옳다면 가야하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MZ세대와 살아가는 방법론을 제시한 그의 마이웨이가 서울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경질되어도 앞으로 감독이 세 사람만 이 정책을 유지하면 됩니다. 이 정책이 성공한다면 다른 구단도 따르겠죠. 그게 서울이 리딩 클럽으로 살아갈 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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