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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련의 사건들을 겪고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이 정리되네요. 요 몇 달간 이 구단은 우리에게 실망만을 줬습니다. 그동안 이 팀을 계속해서 응원해야 하는지 고민을 했지만 결정하진 못했고 시즌이 시작되자 저는 자연스럽게 서울 경기를 찾아보게 되더군요.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서울의 축구를 보게 돼서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몇 달간 북런트 욕을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 스스로 구단 실드를 쳐주면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보면서 처음으로 이 구단이 부끄러웠습니다. 여기저기서 조리돌림을 당하면서 비난을 받고 있었지만 실드를 쳐줄 수가 없었습니다. 더해서 북런트가 팬들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리얼돌이 문제가 되고 아니고의 문제를 떠나서 이 이벤트가 과연 팬을 위한 이벤트인지 의문이 가더군요. 정말 저들이 우리를 이 정도 밖에 생각을 안 하는구나... 이 문제로 어제오늘 네이버 국내축구란이 뜨거운 것을 보면서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구단에서 좋아할만한 팬은 아닙니다. 이제 대학교 2학년에 알바도 제대로 해보지 않은 사람으로 시즌권은 커녕 단 한번의 직관 경험도 없고 굿즈도 사본적 없는, 다시말해 서울에 한푼도 써본적이 없는 팬입니다. 이젠 이런 내가 그들을 욕할 권리가 있나라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14년부터 응원을 시작했으니 거의 7년 됬네요. 남들에 비하면 짧은 기간일지 몰라도 그동안 진짜 응원 열심히 했습니다. 서울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저지만 서울의 역사와 컬러가 맘에 들어 이 짓을 시작했던 건데 이젠 회의감이 듭니다. 그랗다고 단호하게 끊어내지 못하고 있네요. 이게 미련인건지... 아직도 이 팀을 계속 좋아하고 있는건지...
딱 한달만 더 지켜볼랍니다. 그동안 구단 차원에서 변화하려는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미련없이 떠나렵니다. 이 구단이 제발 저를 잡아줬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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