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선수들의 기록을 망각한 FC서울
올해 서울에서는 3명의 선수가 의미있는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1. 오스마르-FC서울 통산 200경기(6/2 경남전)
2. 유상훈, 이웅희-FC서울 통산 100경기(3/30 상주전)
(데브라위너의 맨시티 소속 공식경기 100경기 기념사진)
원래 축구구단을 잘 운영하려면 선수들이 이런 대기록을 달성했을 때 구단 SNS에서 축하메시지 업로드, 언론사 기자들한테 보도자료 배포, 홈경기 때 선수들에게 기념패 전달, 구단 공식 쇼핑몰에서 선수 관련 굿즈 판매 등 4가지 업무가 이뤄져야합니다. 실제로 세계에서 수많은 구단들이 이렇게 일을 하고 있지요.
이게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1] 선수에게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 (아래는 예시)
A. '아 내가 구단에서 이렇게 많이 뛰었구나. 요새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부심을 느낌
B. '다음 경기가 내 200번째 경기라고? 중요한 경기니까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동기부여 제공
C. '구단과 팬이 나를 이렇게 챙겨주고 있구나. 기분 괜찮네'라는 심리적 안정감 제공
[2] 팬들에게 선수 홍보+구단에 대한 충성심 고양 (아래는 예시)
A. 오 내가 좋아하던 선수가 벌써 100경기를...대단하다, 더 열심히 응원해야지. 내년 마킹도 이 선수다.
B. 우리 구단이 다른 구단들과는 다르게 이런 건 참 잘한단 말이야. 앞으로 더 열심히 응원해야지
C. 이 선수는 별로 관심없던 선수인데 벌써 저렇게 많이 뛰었다고? 저 선수도 유심히 지켜봐야겠다.
D. 어, 이 선수 나랑 친한데?? 대박이다. 축하선물 전해줘야지
[3] 구단의 가치 미약하게나마 상승 (아래는 예시)
A. 우리팀의 선수 ~~는 벌써 이렇게 많은 경기를 뛰었어. 우리가 레전드 대우 잘하는 건 이런 것만봐도 알 수 있지
B. 우리팀에서는 100경기만 뛰어도 이렇게 팬들의 축하를 많이 받습니다. 그쪽팀에서 대우가 별로인 것 같던데 우리팀으로 오시는 건 어때요?
C. 기자: 어, 저 팀에서 이 선수가 200경기 찍었네. 이거 기사로 쓰면 딱이겠다. 여기 경기 취재신청해야지.
이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올해 서울은 이웅희, 유상훈, 오스마르의 기록달성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오스마르의 200경기는 FC서울 구단 역사상 15번째 사례인데 20일 동안 구단에서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습니다. 저랑 몇몇 서울팬분들을 제외하면 아무도 모르는 것 같네요.
2015년 차두리의 100경기, 2017년에 박주영의 200경기와 데얀/고요한의 300경기, 2018년에 고요한의 331경기 달성 때는 보도자료도 배포하고 SNS로 축하메시지까지 남겼는데 이번에 이웅희, 유상훈, 오스마르에 대해선 왜 일언반구도 언급이 없는지 조금 이해가 안 가네요. 다른 선수들도 아니고 구단의 주축멤버인데 말이죠.
이를 통해서 상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총 4가지입니다.
1. FC서울이 자체적으로 기록집계를 하는 것은 맞는데 최근에 직원이 바뀌면서 이 부분에 대해 인수인계가 제대로 안 됐다.
2. 사실 FC서울은 자체적으로 기록집계를 하지 않고 있다. 팬들이 축구 커뮤니티에 기록 관련 정리글을 올리거나 구단에 문의를 넣으면 단지 그걸 참고해서 보도자료를 뿌릴 뿐이다.
3. 기록달성 당시 박주영, 데얀, 고요한, 차두리는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여서 굿즈를 판매하면 팬들의 지갑을 알뜰히 털어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웅희, 유상훈, 오스마르는 네임밸류가 낮다보니 굿즈를 판매해도 수익이 남는 게 없다. 보도자료를 뿌려도 화제가 안 될거다. 모든 선수들을 기념해줄 필요는 없다. 그냥 팬들에게 익숙한 스타플레이어 선수들의 기록만 축하해주면 된다.
4. 직원이 그냥 깜빡했다.
4가지 중 어느쪽이든 FC서울 구단이 비판을 피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P.S
쓰다보니 생각났는데 2017년에 김동우랑 곽태휘가 100경기 달성했을 때도 구단에서 그냥 넘어갔네요.
그리고 2014년에 아디가 은퇴할 때도 K리그+리그컵 통산 기록(264경기)으로 은퇴식을 기념하려다가 팬들이 항의하니까 그제서야 FA컵, 챔스를 포함한 305경기로 기록을 수정해서 은퇴식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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