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으면서 본 3라운드 관전평 - 편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안
아름다운 밤입니다. 초반만 해도 진짜 암울했었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역전에 성공하며 어려운 포항 원정에서 승리를 가져오면서 수호신들에게 편안한 밤을 제공했습니다.
1. 전반 초반의 '호러쇼'. 너무나 불안했던 전반 초반
- 전반 초반은 말 그대로 호러쇼 그 자체였습니다. 전방에서 캡틴 고요한이 선발로 나온 걸 제외하면 지난 광주전과는 큰 변화가 없었는데 시작하자마자 흔들리기 시작한 서울이었습니다. 특히 왼쪽 윙백으로 나온 김한길은 예전부터 지적받았던 수비력이 전혀 나아지질 않은 상태를 보여주면서 심하게 흔들렸고, 덩달아 같이 왼쪽에 있던 김주성 역시 큰 압박을 받으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결국 4분엔 김남춘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며 이른시간에 선제골을 헌납했습니다. 상대가 잘했다기보단 우리의 실수로 일어난 실점이라 더욱 아쉬웠습니다.
실점 이후에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다가 황현수의 동점골 이후 분위기를 가져오면서 전체적으로 다시 안정적인 운영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여전히 김한길이 측면 수비에서 약점을 노출하며 불안함을 지우질 못했습니다. 하프타임 때 최용수 감독은 오히려 한 마디도 안했다고 했는데, 원래 침묵이 무서운 법인지 선수들은 후반전엔 그래도 전반보다는 정신 차린 경기력을 보여주며 실점을 안하면서 경기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많이 아쉬웠던건 치명적인 실수를 했던 김남춘보다도 김한길이었습니다. 그래도 김남춘은 그 실점 이후 다소 정신 차린 모습을 보여줬으나, 김한길은 그러질 못하면서 개인적으론 많이 아쉬웠습니다. 공격에선 나름 괜찮은 모습들을 보여줬지만 여전히 불안했습니다. 연달아 발생하는 후방에서의 패스 미스와 다소 둔탁한 볼터치, 상대방 측면 공격수의 단 한 번의 페인팅으로 제쳐지는 모습 등은 김한길의 수비력을 걱정했던 팬들의 우려를 그대로 드러내면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경기는 이겼지만, 전반 초반은 너무나 불안했습니다. 밥 먹으면서 보는데 진짜 체할 뻔 했습니다. 다음 경기에선 초반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합니다. 특히 시즌 시작 전, 최용수 감독의 기대주로 선정되면서 팬들의 많은 기대를 받은 만큼, 김한길이 보다 발전된 모습의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라겠습니다.
2. 세트피스 살린 서울, 두 '뚝배기'로 승리를 가져오다
- 이른시간에 실점하면서 다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초반부터 패색이 짙던 서울을 살린 것은 '뚝배기' 두 방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렵던 전반 초반을 보내고 조금씩 반전을 준비하던 서울은 34분 박주영의 코너킥을 골 넣는 수트라이커 황현수가 마무리하며 전반 종료 전에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지난시즌에도 공격에서 답답함이 있을 때 올라와 골을 성공시키던 황현수는 오늘도 여지없이 그 모습을 보여주며 화가 많이 났던 팬들을 달랬습니다. 이 한 방이 경기 균형을 맞춤과 동시에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후반에는 전반보다 괜찮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서울은 72분, 주세종이 올린 코너킥을 오스마르가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역전에 성공합니다. 이후 실점하지 않은 서울은 이 골을 잘 지켜내면서 포항 원정에서 값진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특히, 지난시즌 김기동 감독에게 승리하지 못했던 최용수 감독의 첫 승리였고, 프런트로 인해 여러 이슈둘이 발생한 상황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의미있는 승리였습니다.
지난시즌에도 세트피스로 골 맛을 많이 봤던 서울은 이번경기에서도 '뚝배기 두 방'으로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항상 공격진이 답답할 때마다 이렇게 세트피스를 통해 활로를 찾아내던 것이 서울의 장점이었는데, 그 장점이 오늘 다시 나타난 것 같아 기뻤습니다.
3. '김두한'은 오늘도 빛났다.
- 올 시즌 새로 들어온 젊은 이적생들의 활약이 아주 좋습니다. 1라운드부터 꾸준히 선발로 나서는 김진야는 물론이고, 지난 라운드에 이어 오늘도 선발로 나선 '두한' 한찬희, 한승규의 활약에 서울은 승리를 가져왔습니다.
김진야는 3경기 연속 선발로 나오면서 최용수 감독의 신임을 확실이 받았고, 그에 보답하듯 묵묵히 본인의 임무를 잘 수행하며 일명 '언성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측면에서 지치지 않는 움직임으로 상대를 압박함과 동시에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확실한 서울의 주전으로 올라섰습니다.
한찬희는 특유의 피지컬과 많은 활동량으로 적극적으로 볼 경합에 나섰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볼을 잘 쟁취하는 등 지난경기에 이어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비록 최영준의 무리한 태클로 인한 부상으로 경기를 마무리했지만, 짧은 출전시간이었던 케다전부터 지속적으로 나올 때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서울의 새로운 중원엔진의 탄생을 예고했습니다. 아무쪼록 부디 큰 부상이 아니길 바라겠습니다.
한승규는 오늘 정말로 돋보였습니다. 이스타가 발매한 K리그 스카우팅 리프토에서 '한승규가 서울의 새로운 돌격대장이 될 수 있다'고 평했는데 그 모습을 정말 잘 보여줬습니다. 중원에서 특유의 발재간과 활발한 움직임, 센스있는 패스나 기술 등은 그동안 서울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미드필더를 보는 느낌이었고, 보는 내내 감탄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다른걸 다 떠나서 체력이 다 떨어졌을 90분에도 끝까지 스프린트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은 너무나 인상깊었습니다.
어쩌면 서울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세 선수가 이렇게 멋지게 활약하는건 서울에게 분명 좋은 부분입니다. 부디 이 세 선수가 반드시 서울에서 종신하길 바라겠습니다.
총평 : 박동진, 정원진 선수. 군대 잘 다녀오세요~!!!
사실 오늘 포항전은 박동진, 정원진의 입대 고별전이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상무에 합격하며 다음주 월요일에 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힘들었던 18년에 서울에 입단하여 다시 마음을 다잡고 팬들과 함께 뛴 19년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선수들이라 더욱 아쉽습니다.
수비수로 입단하여 공격수로 깜짝 변신 후 주전 공격수로 활약한 박동진은 입대 직전까지 활약하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앞에서 특유의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은 '서울의 미친개' 그 자체였습니다. 단순히 압박 뿐 아니라 득점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올 시즌 벌써 2골을 기록중이었는데 입대를 한다니 다소 아쉽습니다.
이석현과 트레이드로 입단한 정원진은 부상으로 한동안 나오지 못하다 19년에 본격적으로 기회를 얻기 시작했고, 그 기회 때마다 공격포인트를 꾸준히 올리며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특히나 그의 발에서 나오는 중거리슛은 상당히 인상깊었는데 다소 아쉽습니다.
두 선수의 입대는 아쉽지만 더 성장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 미래를 기약하며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군대라는 곳이 아무리 좋아도 분명히 힘든 곳인 것을 알기 때문에 걱정도 앞서지만 그래도 잘 이겨내고 멋진 모습으로 상암으로 돌아올 것이라 믿습니다. 상무에서 한층 더 성장하여 서울팬들로 가득찬 상암에서 다시 한 번 만날 날을 기약하며 두 선수의 군생활을 응원하겠습니다.
박동진, 정원진 선수. 군대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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