ㅈ협 해명을 읽어봤다
> 우려가 나올 걸 알고 있었다고 시인한 시점에서 축구협회(이하 "ㅈ협")는 모든 결정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 알고도 이랬다는 점에서 경악을 금치 못함.
> 사후 해명을 하는 것 자체가 자신들의 절차가 잘못되었다는 걸 인정하는 게, 범죄자 사면이 문제될 걸 다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의결 후 해명문을 내놓음. 상식적인 기구라면 이런 중차대한 안건에 대해서라면 의결 사유를 먼저 밝히고 논의를 충분히 거친 다음 의결 절차에 들어갔을 것. 여기서 이미 지금의 ㅈ협이 집단사고(groupthink, 자정능력이 없어서 단체로 삽질하는 의사결정을 말함)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합리적 의심이 듦.
> 사면의 취지가 특히나 논리의 개연성이 없음. ㅈ협 창립 90주년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차라리 100주년이 될 때까지 기다리든가.(물론 그것도 범죄자 사면의 근거가 되진 않음.) 그리고 이런 말은 아끼려고 했는데, ㅈ협이 먼저 이딴 걸 사면카드로 꺼내니 하는 말인데 월드컵 16강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 매 월드컵을 치를 때마다 일본축협이 "우승이 목표다"라고 외칠 때마다 그 가능성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게 현 상황인데 지금 16강 진출, 본선 10회 진출로 자위나 하고 있는건가? 자축할 때도 아니고, 자축을 해도 정도껏 했어야 함.
> 우리 축구 저변에 비하면 16강 진출은 대단한 성과가 맞지만 딱 거기까지임. 빛나는 성과라고 스스로를 올려칠 것도 아니고, 이게 재현 가능한 성과라고 단언할 수도 없음. 아시아 경쟁국들도 치고 올라오고 있고, 아시안컵 유치도 한 번 못하고 우승도 한 번 못한 게 ㅈ협임. 성과만 얘기하는데, 대회 전후로 선수 지원 관련해서 잡음이 나온 사례들도 수두룩함. 이 성과가 무슨 완벽한 시스템으로 달성한 것마냥 자위할 일은 결코 아니란 거임.
> 그리고, 문제의 워딩 "대통합". 이것도 논리 순서가 틀렸다. 대통합을 논할 거면 (1)먼저 분열이 어떻게, 뭐 때문에 되어있는지 설명하고, (2)대통합을 이루면 얻게 되는 이점을 설명한 다음, (3)범죄자 사면이 대통합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설명했어야 함. 이 중 어느 하나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대의를 위해 결정을 내리는 것마냥 떠들어대는 게 너무 역겨움. ㅈ협 의결권자들은 철면피가 얼마나 두꺼운거임?
> 징계자들에 대한 징계 감경 요청은 축구인들로부터 지난 수년간 계속 있어 왔다는데, 그딴 ○○○은 요구를 하는 축구인이 있다면 그 사람도 실명을 까야한다고 생각함. 하지만, 백 번 양보해서 징계 감경 요청 자체는 할 수 있다고 보더라도 징계 감경의 정도가 틀림. 사면은 징계를 한두 단계 내린 게 아니라 징계를 무효화시키는 것임. 아니나 다를까 ㅈ협이 징계 기록 자체를 없애는 조치를 취하려고 했다는 게 이걸 ㅈㄴ 잘 보여줌.
> 축구계 대통합은 일부 축구인의 개같은 징징거림을 받아주면 이뤄지는건가? 승부조작에 강경히 반대하는 나머지 축구인들, 그리고 한국축구의 주소비자이자 목적 자체인 축구팬들이 배제되는 게 어떻게 대통합으로 이뤄지는 건가? 가뜩이나 축구에 한해 징계에 대한 1차적 입법, 집행, 사법 판단 다 ㅈ협이 처리하는데 이런 식으로 권력 남용할거면 사법 판단 기구를 분리시켜서 ㅈ협 권력을 줄여야 한다고 봄.
> 오랜 시간 징계로 자숙? 승부조작으로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다. 지금도 2011년과 2016년만 생각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데 누구 마음대로 자숙이 충분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가? 가뜩이나 그 범죄자들은 징계를 우회하려다 적발되면 적발된 사람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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