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 이야기 마지막. 너네 히칼도라는 선수가 왜 그렇게 올드팬들에게 칭송받는지 이해 안가지?
서울이라는 팀에서 뛴 시즌도 그리 길지 않고.
박주영이라는 최고의 골잡이 덕에 최고의 어시스트, 패스마스터라는 호칭을 얻긴 했지만 그렇게 폭발적인 활약을 보인것은 또 아니거든.
결국 귀네슈에 의해 전력감 외 선수로 분류되서 방출되기 까지 했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칼도가 레전드, 더 나아가서 서울의 정신을 일깨운 선수라는 칭호를 듣냐면.
국내외 선수를 통틀어서
처음으로 서울팬덤을 이해하고, 우리를 위해 경기를 뛰는 게 눈에 보였던 선수였기 때문이야.
당시에는 연고이전이라는 시선 때문에 서울 선수들도 그렇고 팬들도 그렇고 뭔가 주눅들어 있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는데. "우리 안그래도 돼. 당당해도 돼"라고 표현한 선수가 바로 히칼도였다는거야.
무슨 말이냐 하면 서울팬들이 개랑팬들에게 당하기라도 하면 반드시 가서 보복세레모니를 하고 도발을 하더라고.
상암 북쪽 골대 앞에서 서울이 골을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개랑 원정석 까지 달려가서 공들고 환호하던 '원기옥 세레모니'가 단연코 으뜸이었지.
개축판 아데바요르 세레모니 같은? ㅎㅎ
항상 기죽어 있을라 하면 서울팬들을 향해 일어서라고 손짓하고 더 큰 환호 하라고 액션 취하고 그랬다.
그럼 정말 서울팬들의 목소리가 언제 그랬냐는 듯 커지고 그랬어. 실질적으로 서울팬들을 이끄는 리더같은 선수였던 셈이야.
그런 히칼도의 모습을 보고 어찌 서울팬들이 이뻐하지 않을 수 있겠어.
사자같은 갈기 머리 휘날리며 뛰는 모습도 정말 멋졌고.
결정적으로 공항에서 서울 떠나기 싫어서 가족이랑 엉엉 울던 히칼도의 모습이 사진이랑 영상으로 공개되버린거야. 귀네슈라는 감독이 너무나 좋았던 서울팬들은 히칼도 방출에 대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액션을 취했는데
그것을 기억하는 서울팬들이라면 히칼도를 좋아했든 좋아하지 않았든 '미안함' 같은게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있는 것 같아.
고맙고
미안하지 히칼도를 생각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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