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신연대는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무조건적인 자성이 필요합니다.
수호신연대 밖의 환경은 빠르게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나 회장입네, 나 부회장입네, 우리 무슨 소모임입네 하며 감투놀이와 친목질을 하던 ‘당신들만의 리그’는 외부로 빠르게 중계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르고 간편하게 당신들의 경솔한 언행은 공론화가 됩니다.
한편, 구단과 서포터에 대한 파편화된 의견 조각들이 더 이상 서울팬 개인과 개인들 간의 얇은 링크를 통해서만 전달되지 않습니다. 다만 몇명뿐일지라도 ‘조직된 힘’을 갖춘 소모임과 연대가 서울팬 전체의 여론을 주도할 수 없는 세상입니다.
이것은 연대의 의지, 열정과 관계 없는, 자연스런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입니다.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재작년처럼 작년도, 작년처럼 올해도 수호신의 이름을 달고 사고를 쳤다가는 이상하리만치 의견이 통일된 비판을 마주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목소리는 점점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씀드립니다만, 이건 시대적 흐름에 따른 자연스런 변화입니다.
당신들이 아직 서울팬들 한가운데 존재하는 이유는 딱 하나, ‘응원 리딩’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현재 당신들의 유일한 존재 가치고, 그게 당신들의 유일한 존재 목적입니다. 당신들이 매년 몇번씩 사고를 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것은 서울팬들도 당신들의 수고로움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곧, 연대는 서울팬들의 어쩔 수 없는 인정을 받을 뿐, 서울팬을 대표하던 기능은 이제 점점 잃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런 기능은 이미 연대에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것이 전성기에 비하면 규모가 점점 초라해지는 연대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연대는 현실을 정확히 바라보아야 합니다.
연대를 존중하고 동경하는 사람들의 범위는 상암의 N석에서도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참 모순적인 일입니다. 시대적 흐름 속에서 연대가 집단의 규모를 유지하거나 확장하면서 말 그대로 연대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개인팬과 연대 외부 소모임들의 지지와 존중, 더 나아가 동경을 이끌어내는 것 뿐입니다만, 연대를 대표한다는 자들의 언행은 이와 정확히 반대로 가고 있습니다. 당신들은 지금도 스스로 본인들의 존재 의의를 그저 응원 리딩, 원정 셔틀로 격하시키는 중입니다.
당신들과 개인팬들의 거리는 점점 멀어집니다. 그런데, 당신들과 개인팬들의 거리가 멀어지는, 정확히 그 가운데 지점에 당신들을 대체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다는 것을 당신들만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가다가는 탐을 칠 줄 아는 사람, 확성기를 들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이 나타나기만 하면 연대는 붕괴를 맞이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들이 되겠노라 하는 연대 밖 소모임이 나타나는 순간, 연대의 감투들의 삽질이 반복되고, 시대적 흐름에 따른 변화가 맞물려서 눈덩이가 굴러가는 순간, N석의 분열은 결국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연대는 그러한 상황을 맞이하기 위한 레드카펫을 스스로 한땀 한땀 깔아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같은 서울팬이 연대를 비판하는 걸개가 연대의 정면에 박힌 것은 제가 알기로 연대가 생긴 이래 최초의 일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8년 반이라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렇게 가면 다음 걸개가 박히기까지 다시 8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할까요? 그 다음 걸개가 박히고 그 다다음 목소리가 울리기까지는 얼마나 걸릴까요? 과연 그 시간이 점점 길어질까요? 아니면 점점 짧아질까요? 점점 짧아진다면 그 결말은 어떻게 될까요? 그때 수호신연대가 설 자리는 어디가 될까요? 스스로에게 물어볼 시간입니다.
서울라이트는 서로의 이름을 알 필요 없는 수많은 개인팬들의 체계없는 모임입니다. 그래서 서울라이트는 2020년 간담회 추진 이후에는 커뮤니티 차원의 집단 행동을 추진하지도 지향하지도 지원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라이트를 이용하는 이름을 알 필요 없는 수많은 개인팬들이 당신들을 수호신을 대표하는 자들로 더 이상은 인정 못하겠다고 할 때, 용기있게 당신들을 대체해보겠노라 나서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생겨날 때, 서울라이트는 그들을 이어주고 그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며, 서울라이트는 커뮤니티가 할 수 있는 모든 행동과 지원을 동원해 그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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