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슈퍼매치는 라이벌 구도에 거의 종지부를 찍은 느낌이었음. 그냥 두 팀의 체급이 다름
안양 시절에는 수원이 말 그대로 우승 트로피를 쓸어담는 시기였음. 슈퍼매치 (당시는 지지대 더비) 전적은 그럭저럭 평타는 쳤지만 우리보다 수원이 더 강팀이었음. 심지어 아챔 결승에서도 우리가 승부차기로 석패.
2000년대 중반에는 우리가 리그컵 1번 우승하긴 했지만 2008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눈물의 패배. 이때도 수원은 K리그 정상급 강호였고 우리는 그냥 리그 중상위권 느낌.
2010~2013년에는 우리팀에게 드디어 전성기가 찾아왔지만 슈퍼매치에서는 거의 매경기마다 패배. 세제믿윤한테는 무려 7연패를 당함.
2014~2017년에는 우리가 드디어 슈퍼매치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지만 양 팀의 체급이 비슷해서 경기 내용 자체는 팽팽했음. 게다가 가장 중요한 경기였던 2016 FA컵 결승에서는 수원에게 패배
2018~2022년에도 우리가 슈퍼매치를 대부분 이겼지만 이때는 우리 전력이 K리그 하위권이었음. 그래서 경기 내용이 대부분 팽팽했고 우리가 승리하더라도 힘들게 이긴 경기가 많았음. 실력 자체는 비슷비슷한데 그냥 상성에서 우리가 근소하게 앞서는 정도였음.
근데 이번 슈퍼매치는 전반 초반 30분까지만 잠시 팽팽했을뿐 거의 우리가 압도한 경기였음. 선수들의 네임밸류는 물론이고 개개인의 실력과 팀의 조직력이 완전히 차이가 났음. 라이벌 매치가 아니라 전형적인 강팀과 약팀의 대결이었음.
그동안 슈퍼매치에서 우리가 완승한 경우는 많았지만 이 정도로 양팀의 체급차이를 크게 보여준 경기는 없었음. 중원에서는 기스마르와 팔로가 날뛰었고 우리의 역습에 수원의 후방은 계속 유린 당했음. 그리고 후반 막판 뮬리치와 전진우 콤비를 제외하면 수원은 우리 골문으로 유효슈팅조차 못 날렸음.
물론 역사는 돌고 돌기 때문에 먼 훗날 수원이 다시 강팀으로 도약할 수도 있음. 하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그럴 걱정은 안해도 될 듯함. 옛날의 레알 수원은 완전히 무너졌고 우리팀은 암흑기에서 거의 벗어났음. 당분간 수원은 우리의 적수가 아님. 우리 입장에서 슈퍼매치는 이제 1골차로 이겨도 본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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