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대형 오심 논란인데 KFA 심판위원장은 공백… K리그 신뢰만 금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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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화면으로 다시 본 상황은 달랐다. 김진야는 앞서 강원 이웅희와 짧게 몸싸움이 있었지만, 서민우는 백스텝을 하다 이웅희에 걸려 넘어졌다. 채상협 주심이 휘슬을 분 타이밍도 문제였다. 팔로세비치의 슈팅까지 시퀀스를 다 보지 않고 섣불리 불었다. 그러면서 득점 인정 여부를 따질 수 있는 비디오판독(VAR)이 이뤄지지 못했다. 슈팅을 다 보고 불었다면 김진야의 파울 여부를 VAR로 확인하고 득점 인정을 따져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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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는 현재 심판위원장이 없다. 지난 1월 중순 김동진 심판위원장을 새로 선임했지만 4월 초 승부조작 선수를 포함한 대규모 사면 파문으로 부회장단과 이사진이 전원 사퇴하면서 3개월도 안 돼 물러났다. 심판위원장은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공식 경기의 심판 선발, 교육 배정, 평가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축구 시스템의 기능적 요소 중 가장 중요한 파트를 맡고 있는데 여론 악화를 피하기 위해 총사퇴를 결정하면서 엄한 공백 요소가 발생했다. 판정 분야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신중하게 고려하지 않은 처사다.
심판위원장 공백 속에 KFA는 심판위원들이 해당 업무를 보고 있다. 하지만 위원장 리더십 부재 속에 빠른 판단에 의한 피드백과 조치가 나오긴 어렵다. 이번 오심 논란에 대한 보도가 쏟아지자 27일 오전 비디오 분석을 통해 확인 후 문제 소지를 인지하고 오후에 소위원회를 긴급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오전에 어느 정도 답은 나왔다. 비공개를 전제로 서울 쪽에 미안하다는 의사가 전달됐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판정은 최대한 정확해야 하지만 오심이 나오면 인정과 사과도 신속해야 한다. 결과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납득 가능한 최대한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 그 다음이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다. 최근 J리그는 개막전부터 결정적 오심이 나왔다. 골라인과 관련한 오심으로 산프레체 히로시마가 1-0으로 승리할 경기를 0-0으로 마쳤다. 오기야 겐지 일본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오심을 인정하고, 히로시마 구단을 직접 방문해 사과했다.
KFA에서는 지금 이런 적극적이고 진심 어린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 K리그 판정 기능을 가져온 뒤 하려던 최소한의 노력도 소리소문 없이 증발했다. K리그는 올 시즌 여러 호재가 겹치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관중 숫자, 온라인에서의 화제성 등 흥행 분위기를 찾았다. 하지만 정작 변수는 밖에서 일어난다. 승부조작 가담자를 사면 조치하려던 KFA에 유일하게 반대했던 것은 K리그였다. 이번에는 판정이 주는 신뢰에 큰 금이 갔다. K리그가 한국 축구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이라면 KFA가 이런 식으로 찬물을 끼얹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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