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 어린 선수들에 대한 비난/칭찬에 대한 단상.
나는 축구를 그냥 좋아한다 뿐이지만 우리 아버지는 직접 축구를 하셨어.
서울 시내에 있는 모 고등학교랑 대학교에서 70년대에 축구선수로 뛰셨는데...
거기 고등학교랑 대학교는 같은 재단이고 나름 역사도 있어서
한국 축구 역사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은 물론이고
프로 선수들도 몇 명 배출한 학교야.
월드컵 나갔던 선수도 있고... 당연히 우리 팀 선수들도 있고,
현직 K리그 감독도 있고 뭐 그렇다ㅎㅎ
나름 경쟁 치열한 곳에서 운동을 하셔서 그런지
우리 아버지는 축구를 보시다가
"야 그래도 저 정도 하는거 쉬운거 아니다." 라든가 "저 정도면 쟤네는 최선을 다한거야"
라고 하셔.
축구선수 출신이라고 하면 엄청 냉철하고 다각적인 분석을 할 것 같지?
저어어얼대 안 그래.
오히려 연령별 대표를 비롯한 저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남들에게 말 못할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또 대회에서 보여주는 몇 번의 실수나 성공으로 한번에 손쉽게 판단하면 안되는지를 나에게 알려주셨어.
내가 축구를 볼때, 특히 어린 선수들을 볼때 그런 감정을 느끼는거 같아.
다들 부족한 부분도 있고,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 비난을 받는건 당연 하겠지만
몇 번의 경기로 쟤는 되겠다, 안 되겠다 하는 말을 쉽게 하는 것도 선수 본인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이거든.
물론 프로 레벨에 올라온 이상 비난을 피할 수는 없을거고, 팬이나 전문가들의 비난도 달게 받아들여야 본인의 성장도 있는거겠지.
하지만 어린 선수들에게는 그 기준을 조금만 더 낮춰주고 더 기다려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인터넷에서 오만 글들 다 보는 세상인지라
우리가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을 선수와 그 가족들도 다 보니까.
글이 좀 길어졌다.
무튼 어린 선수들에 대해서는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지켜봐주면 좋겠다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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