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전에 쓰는 8라운드 관전평 - 이젠 정말 물러설 곳이 없다
스코어 자체만 보면 아쉽진 않은 경기였지만, 그래도 아쉬웠습니다. 지난 경기들과는 다르게 변화도 많았고 잘 버티다 퇴장 하나로 무너진거라 더욱 아쉬웠습니다.
1. 퇴장이라는 변수로 게임 망친 서울, 5연패에 빠지다
- 선발라인업을 보고는 많은 팬들이 '드디어 백4를 쓰는구나!' 라고 반응했습니다. 최근 5연패에 올 시즌 지속적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아 큰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었는데, 드디어 그 큰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측면에 윙포지션에 김진야와 고요한을 배치시켜 울산의 빠른 측면자원들을 잘 막아보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김원식이 드디어 센터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오면서 또 다른 기대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올시즌 실종되었던 윤종규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며 작년의 좋았던 모습과, 18년 R리그 경기에서 백4로 뛸 때 좋은 모습이 있었기에 팬들은 윤종규에 대한 기대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앞선 경기들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예전처럼 쉽게 무너지지 않았고, 선수들도 끝까지 뛰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반전엔 점차 분위기를 가져오려던 찰나에 큰 변수가 하나 생깁니다. 바로 62분, 주세종의 경고누적 퇴장입니다. 앞서 33분에 경고를 받았던 주세종이 무리하게 태클을 시도하며 퇴장을 당합니다. 본인도 직감적으로 느꼈는지, 표정에서 '아차'라는 느낌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그 변수 이후 수비진영에서 공간을 내주던 서울은 결국 66분에 박주호의 크로스를 비욘존슨이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내줍니다. 이후에도 10대11 경기라 어떠한 변화를 주기엔 쉽지 않았고, 결국 90분에 주니오에게 추가골을 실점하며 경기를 마무리합니다.
이 패배로 서울은 25년만에 5연패를 기록했습니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는데, 변수 하나로 경기를 망친 느낌이라 너무나 아쉬웠습니다. 그러면서 연패탈출도 다음경기로 미뤄야만 했습니다.
2. 욘스 2기 이후 최초의 백4 선발라인업. 그래도 희망은 봤다
- 18년 부임 이후 첫 백4 선발라인업이었습니다. 그동안 성적이 좋아도, 좋지 않아도 백3를 고집하던 최용수 감독이 드디어 백4라는 변화를 줬습니다. 올시즌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오버래핑 센터백' 전술을 활용하여 공격적인 경기운영을 가져갈 계획을 세웠던 최용수 감독이었지만, 지속적인 후방 공간 노출 등 장점 없이 큰 단점들만 보이면서 팬들의 불만이 좀 있었습니다. 이에 좀 더 큰 전술변화를 원했던 팬들의 바람이 오늘 이뤄지면서 앞선 다른 경기들과는 달리 이번경기에서 좀 다른 모습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경기도 좋았습니다. 최근 경기들과 비교하면 훨씬 나아진 경기를 보였고, 현재 리그 무패행진을 달리는 울산을 상대로 팽팽한 경기흐름을 이어나갔습니다. 비록 주세종의 퇴장으로 플랜이 망가지면서 패배했지만, 다소 무기력하게 무너지던 다른 경기와는 달리 이번 경기에선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끝까지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패배에도 팬들을 어느정도는 만족을 시켜줬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올시즌 처음으로 대대적 변화를 준 최용수 감독이, 새로 들어온 김호영 수석코치와 함께 어떤 새로운 바람으로 침체에 빠져있는 팀을 반전시킬지 기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3. 최근 5경기 1득점. 이제는 운도 없는 서울의 공격진
- 최근 대량실점으로 많은 질타를 받았던 수비진이었지만, 다른 문제도 있었습니다. 바로 빈곤한 득점력이었습니다.
현재 8라운드까지 진행된 리그에서 서울은 5득점을 기록중입니다. 경기당 평균 1득점이 되질 않는 심각한 수준인데 최근 5경기에서는 고작 1득점으로 더 심각합니다. 현재 개인 득점순위에서 주니오가 9골, 일류첸코가 6골, 이둥국과 고무열, 팔로세비치가 4골을 기록한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득점이 빈곤한지가 그대로 나타납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공격진은 득점에 실패했습니다. 거기에 운도 따라주질 않았습니다. 30분 프리킥 상황에서 박주영의 킥이 굴절되며 조현우가 반응할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갔지만, 이게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득점에 실패했습니다.거기에 67분엔 고요한의 과감한 슈팅이 또 다시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팬들과 선수들의 입장에선 미칠 노릇이었습니다.
현재 서울에서 누군가가 반드시 이 빈곤한 득점력을 해결해야만 합니다. 과연 다음경기에선 누군가가 득점포를 올릴 수 있을지 기대하겠습니다.
총평 : 이젠 정말 물러설 곳이 없다.
경기력은 괜찮았지만 결과적으론 졌습니다. 그러면서 25년만에 5연패를 기록했고, 현재 순위는 유지하고 있지만 내일 경기 결과에 따라서 11위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잘 이겨냈던 18년 이후 다시는 갈 일이 없을거라 여겼던 강등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젠 정말 물러설 곳이 없습니다. 다음경기 무조건 이겨야합니다. 때마침 또 상대방도 최하위 인천입니다. 분명히 지금까지 만났던 상대들보단 쉬운 상황이지만, 항상 중요한 때마다 경인더비에서 발목을 잡혔던 기억을 되짚어본다면 경계하면서 경기를 준비해야합니다.
오직 승리만을 기대하겠습니다. 구단 내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이 위기를 해결해나가길 바라겠습니다.
추천인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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