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스를 찾아서:일본 축구 여행 1편

프롤로그~티켓구매

굿즈준비~경기장 이동

경기 관전~도란스를 찾아라

순으로 세편정도 연재 예정입니다!!

2편이랑 3편 분량이 적으면 서로 합칠 수도 있고,

분량이 넘치면 더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충실하게 내용 담는게 우선이니까 열심히 써볼게요🔥🔥

:: Prologue

J리그 개막이 1주일 남았던 2월 초,

급작스럽게 잡힌 오사카 여행 중 짬을 내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세레소오사카의 상설 기념품점으로 향했다.

"아직 양한빈선수의 유니폼이라든가, 기념품은 없어요"

"시즌이 시작한 뒤에 다시 와주시길 기다리겠습니다"

아직 팬샵 내 등번호 1번은 2022시즌까지 세레소오사카의

1번 자리를 가지고있던 베트남 출신 당반럼 골키퍼의 몫이다.

아직 시즌이 시작하기에는 시간이 남아있었기에

기념품점 내부는 2022시즌에 멈춰있었고, 그나마 어렵게

점내에서 진행중인 "발렌타인데이 특집 선수 인기투표"

선수 명단에서 양한빈의 흔적정도는 찾을 수 있었다.

출국을 하며 유니폼을 꼭 사오겠다는 다짐은 지키지 못했지만,

오히려 아쉬움을 삼키고 돌아온 탓인지 가까운 미래, 

시즌이 시작하고 난 뒤 다시 이곳에 돌아와 필드 위에서 뛰는

양한빈의 모습을 보고 말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4달이 지난 2023년 5월 말,

르방컵 5라운드에서 양한빈이 첫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잊고있던 2월의 다짐이 다시 떠올랐다.

곧장 구글로 들어가 서울과 세레소오사카의 경기가 

겹치지 않는 날을 하나하나 대조해보던 도중,

한국에서는 A매치 기간으로 리그가 휴식기를 가지는

6월 18일에 진행되는 리그컵 경기가 눈에 들어온다.

이때가 아니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기회에,

충동적으로 있는 돈 없는 돈을 다 끌어모아 

오사카행 편도 비행기표를 결제한다.

돌아오는 비행기표는 돈을 모으면 어떻게든 사지겠지 하는

무모한 마음으로 4개월만의 오사카행을 결심한다.

:: 티켓? 좌석? 민폐?

호기롭게 오사카행 티켓을 끊었지만, 한국에서는 18년차 

수호신인 나조차 일본에서는 직관 새내기일 뿐이다.

2월달에 한 차례 가본 세레소 오사카의 홈 경기장,

도요코 벚꽃 경기장이 지하철 역이랑 꽤나 가깝다는 점과

6월 18일 경기가 슈퍼매치에 비견될 정도의 J리그 대표 

라이벌전, 세레소와 감바의 오사카더비라는 사실 정도가

내가 이 구단에 대해 알고 있는 것 전부이다.

안그래도 남에게 민폐 끼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메이와쿠 문화"가 있는 일본에서 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이방인이 서포터즈석 한가운데에 앉는 것이 극도의 민폐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 역시 존재한다.

혹시나 세레소 오사카에도 직관 새내기들에게 여러가지 

직관 정보들을 떠먹여주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존재할까

찾아보았지만, 내 검색력이 부족한 것인지 나타나지 않는다.

구단의 공식 인스타그램과 트위터가 내가 찾을 수 있는

정보의 끝인 상황에서 어떻게하면 내가 필요한 답을 

도출해낼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도중, 꾸준히 세레소오사카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댓글을 달고 있는 한 팬이 눈에 들어온다.

느닷없이 생면부지의 외국인이 세레소 오사카 직관 정보에 대해

DM으로 질문하는 것이야말로 "메이와쿠"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성공적인 직관을 위해서라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애써 정신승리를 하며 한자 한자 DM을 작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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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저는 한국 축구팬이자 여행작가입니다. 저는 

FC서울의 팬이기도 하고 양한빈 선수를 특히 좋아해서 

이번 6월 18일에 개최되는 오사카 더비 경기를 보러 

요도코 벚꽃 경기장에 가려고 합니다.

FC서울에서도 서포터석 맨 앞줄에서 90분 동안 계속 서포트를

하면서 경기를 관전하는 것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이번 오사카 

더비에서도 세레소 서포터즈와 함께 경기를 보려고 

서포터즈석을 예약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서포터석에 외부인이 

들어와서 응원을 하는 것이 민폐가 될까봐 이게 가능한지 

질문차 당신에게 메시지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혹시 세레소의 서포트 문화나 서포터석 입장 방법이라든지

(선착순으로 좌석을 점유하면 된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몇 시부터 선착순 입장이 가능한지, 1열에 앉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에 대해서도 답을 들을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서포터즈 커뮤니티 사이트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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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한 정중한 문체로 질문 글을 보낸 뒤 계속해서 

새로고침을 누른 끝에, 30분 정도가 지나자 장문의 답장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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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본어로 잘 설명할 수 있을지는 자신이 없습니다만...

골 뒤 서포터석은 누구나 이용 가능합니다.

세레소오사카를 응원하는 마음이 있으면 OK입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당신이 가고자 하는 경기, 오사카 더비는 서포터 중에서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상대팀인 감바 오사카를 응원하는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상대팀 감바 오사카를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믹스백인 남지정석 S 믹스백 자유석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포터석 입장 방법은 경기 두시간 30분 전부터 팬클럽 

골드회원이, 두시간 10분 전부터 팬클럽 회원이, 

두시간 전부터 일반 회원이 순차적으로 입장합니다. 

이때문에 맨 앞줄을 잡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팬클럽 골드 회원이라면 확보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쪽이 확보하기 힘들 겁니다.

누군가 팬클럽 골드회원분에게 자신의 자리를 

확보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외에는 방법은 모르겠어요

서포터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관해서도 저는 알 수 없고, 

이용한 적이 없습니다. 이것은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티켓은 J리그 티켓 사이트 내에서 회원가입 후 구매 가능합니다.

빨리 사시길 추천드립니다.

더비이기 때문에 어쩌면 살 수 없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은 괜찮은 것 같은데, 해가 가까워지면 매진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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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구매처의 링크와 좌석도, 주의사항들까지.

상세하게 적어둔 장문의 글에 감동이 몰려온다.

만약 FC서울의 경기를 보러 오기 위해 준비중인 외국인이

내게 DM을 보냈을 때, 과연 나는 이정도로 상세한 정보를

그에게 제공해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조차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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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은 tohnishi라고 합니다.

18일날 저도 경기장에 출전합니다!!

경기장에서 서로 만나서 인사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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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같은 날 직관을 계획중이라는 토니시상.

경기날 반드시 만나 선물과 함께 감사인사를 전하겠다는 말을 

한 뒤, 습득한 정보를 토대로 본격적으로 티켓을 구매하러 간다.

J리그 대부분의 구단의 티켓은 후술한 

J리그 티켓 공식 사이트에서 회원가입 후 구매가 가능하다. 

(https://www.jleague-ticket.jp/)

한국인 회원가입이 어려운 몇몇 해외사이트와 달리, 

페이스북이나 라인 등 SNS 계정을 이용한 회원가입도 

가능해 비교적 쉽게 회원가입을 마쳤다.

세레소 오사카는 홈경기 개최 약 한달 전부터 티켓을 판매한다.

SAKURA SOSIO라는 이름의 팬클럽 회원에게 선 예매 혜택을

부여한 뒤, 일반 회원에 대한 티켓 예매를 지원한다.

K리그와 마찬가지로, J리그 역시 모바일티켓과 지류티켓 

두가지의 티켓 종류를 가지고 있다. 

다만 K리그와 다른 점은 지류티켓을 발권하는 방법. 

경기 당일 티켓교환기에서 예매번호를 누르고 티켓을 발권하면 

티켓과 함께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는 국내와 달리,

J리그는 티켓 예매 신청 이후 2일 내로 일본 내 세븐일레븐으로

가 카운터에서 예매 번호를 보여준 뒤 티켓 가격을 결제,

티켓을 발권받는 다소 복잡미묘한 발권 방법을 가지고 있다. 

근 10년 전 쯤 우리나라도 GS25 내의 ATM에서 축구 티켓 

예매를 했던 시절이 있었는데, 잠시 추억에 젖어본다.

여행 전 국내에서 예매를 해야 한다면 QR 모바일 티켓을 

추천하나, 꼭 지류티켓을 가지고싶다면 티켓 매진이 되지 

않았다는 전제 하에 일본 입국 후 지류티켓 예매를 선택,

예매 신청 2일 내로 전국의 세븐일레븐으로 가 

예매번호를 보여주면 쉽게 티켓을 받아볼 수 있을것이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원정석을 제외한 세레소오사카

전 좌석의 가격은 매일 변동, 그러니깐 "싯가"라는 것이다.

상대팀의 인기도, 경기의 중요도, 그날의 날씨와 예매 현황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매일 갱신되는 티켓 가격은 나로 하여금 

환율이나 비행기 티켓 등에서만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쫄깃한 기분을 다시 느끼게 해줬다. 

3000엔이 정가인 홈 서포터 자유석(상암 기준 N석)의 경우,

2700엔에 티켓을 구매했고, 이후 2400엔까지 티켓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목격했으니, 내가 구매한 티켓 가격이 고점이 

아닌 저점이었기를 비는 것도 소소한 재미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FC서울의 지지자라면 세레소오사카의 좌석도를 이해하는 

데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어느 축구장을 가더라도 통용되는 불문율인 

N석은 홈 응원석, S석은 원정 응원석, 선수단 벤치 뒤인 

W석은 조금 더 비싼 지정석이고 E석은 조금 더 저렴한 좌석

이라는 것 정도만 숙지한다면 티켓 예매 시 원하는 자리를 

정해 티켓을 구매하는 것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아, 한가지 다른 점은 종종 K리그 커뮤니티 내에서 논쟁거리로

소모되곤 하는 뜨거운 감자, "중립석"이 있다는 사실이다. 

"믹스백 좌석"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중립석은 

원정석 인근 E석에 만들어져 해당 구역에 한해 

홈팬과 원정팬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물론 더비 경기 등 주요 경기의 경우 믹스백좌석을 축소, 

혹은 미운영하는 경우도 존재하고, 강성 서포터즈가 있는 

일부 구단의 경우 아예 믹스백 좌석에 대한 개념이 없는 경우도

존재하나, 처음 경기를 보러 가 양팀의 플레이에 모두 박수를 

보내고픈 사람이나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하는 일행이 한 자리에

앉아 경기를 볼 수 있다니 상당히 흥미로웠다.

교환학생차 일본 나고야에 가있는 친구에게 같이 직관을 

가자며 마구 유혹해본다. 세븐일레븐을 통해 발권받는

지류티켓을 가지고 싶은 이유도 있었지만, 해축 팬인 친구에게

직관의 짜릿함을 알려주고픈 마음도 있었기 때문이다.

마침 경기가 있는 주에 아무런 약속도 없다는 친구의 말에

곧장 북측 서포터 자유석 두장을 예매 후 예매번호를 보낸다.

"니네 기숙사 주변에 세븐일레븐 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