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1 대전전 경기 분석 : 황의조 없는 서울의 경기 운영
7월 1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대전하나시티즌이 맞붙었다. 이 경기의 포인트는 18경기에 출장해 4골 2도움을 기록한 황의조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였다. 황의조의 오프더 볼 움직임으로 기회를 창출했던 서울이기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 예상되었다. 특히 황의조가 부상일 때 선발로 나섰던 김신진 또한 부상으로 결장함에 따라 일류첸코와 박동진의 어깨가 무거웠다. 이 글에서 황의조가 없는 서울은 어떠한 방식으로 공격을 전개했는지를 중점적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서울의 포메이션은 4-1-4-1이었다. 슈퍼매치와 비교했을 때 기성용 대신 이승모가 선발되었으며 비어있던 공격수 자리에는 일류첸코가 선발되었다.
이에 대전은 3-4-3 전형으로 나왔다.
방송에 나온 라인업과 달리 경기장에서는 5-3-2 포메이션을 들고나온 것으로 보인다. 얀톤은 센터백, 오재석이 왼쪽 윙백, 이현식이 오른쪽 윙백이었으며 이진현과 주세종, 임덕근이 3미들을 형성했다. 배준호는 티아고 밑에서 자유로운 역할을 부여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경기에서 서울은 네 가지 특징을 보인다. 첫 번째로 전방에서부터 많은 선수가 압박을 시도한다. 중계에선 4-1-4-1 포메이션으로 나왔지만 팔로세비치가 일류첸코 옆에서 압박을 도와주면서 4-4-2 혹은 4-2-4의 형태로 압박했다.
대전의 3백을 상대로 4명이 압박함으로써 대전의 후방 빌드업을 효과적으로 방해했다. 이는 수치로도 잘 나타난다. 대전은 274개의 패스 중 195개만을 성공(71.%)시켰으며 141개의 전방 패스 중 72개를 성공(51%), 52개의 롱패스 중 21개의 롱패스 밖에 성공(40.3%)시키지 못했다. 결국 대전은 이 경기에서 슈팅 한 개, 유효슈팅 0개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빌드업을 할 수 없었던 대전은 공을 걷어내기 급했다. 걷어낸 공을 서울이 얻으면 서울은 빠르게 측면으로 볼을 배급했다. 이때 전방에는 압박하던 4명이 있어 대전의 3백은 크게 부담을 느꼈다. 측면에서 볼을 받은 풀백은 빠르게 스루패스를 넣어주거나 크로스를 올려 대전의 골문을 위협했다.
서울의 두 번째 특징은 ‘빌드업 과정’이다. 익수볼은 수비형 미드필더(기성용 혹은 오스마르)가 센터백 라인에 위치해 경기를 풀어나간다. 후방에서 3-1 혹은 3-2의 형태로 빌드업을 시작했다. 이번 경기도 조금 달랐다. 3-1의 형태가 보이긴 했지만 전 경기들과 다르게 오스마르를 많이 내리지 않았다. 두 명의 센터백 앞에 이승모와 오스마르를 위치시키는 2-2의 형태로 빌드업을 시작했다. 풀백 중 한 명이 빌드업에 관여해주면서 2-3의 형태도 볼 수 있었다. 대부분 이태석이 내려오고 박수일이 전진하는 비대칭적인 2-3의 형태였다.
앞서 언급했듯, 서울은 후방에서 측면으로 볼을 운반해 앞에 있는 4명의 공격수에게 빠르게 연결하고자 했다. 하지만 빠르게 운반하지 못했다면 서울은 천천히 볼을 돌리며 하나씩 풀어나가려 했다. 이때 문전의 4명 중 팔로세비치가 자유롭게 움직이며 빌드업의 연결고리 역할을 맡아주었다.
세 번째 특징은 측면 공격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좌우의 윙어들은 넓게 벌리고 측면의 풀백들은 ‘언더래핑’을 시도했다. 특히 오른쪽 공격이 흥미로웠다. 오른쪽 윙어로 나온 나상호는 극단적으로 터치라인에 붙어서 플레이했다. 넓어진 공간, 즉 하프 스페이스에는 박수일이 위치했다.
21분 장면을 보면 박수일은 팔로세비치에게 볼을 주고 공간으로 침투한다. 저 장면에서 나상호가 상대의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하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나상호는 볼을 받아주고 박수일이 하프 스페이스로 침투했다. 17분 장면도 비슷하다. 볼을 받은 나상호가 중앙으로 드리블하자 박수일은 오버래핑을 시도했다. 이태석이 볼을 잡은 후 하프 스페이스가 빈 것을 확인하자 박수일은 빠르게 침투했고 멋진 헤딩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
마지막 특징은 오스마르의 전진이었다. 이 경기에서 오스마르의 파트너는 기성용이 아닌 이승모였다. 이승모는 빌드업에도 많이 관여했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 눈에 띄었다.
전반 9분 대전의 공격 상황이다. 김주성은 크로스 방어를 위해 자리를 이탈했으며, 이한범은 티아고 맨마킹을 하고 있었다. 이때 티아고 뒤에서 이진현이 돌아 뛰었고, 박수일은 이진현을 놓치고 말았다. 이때 이승모가 길목에서 볼을 커트했고 큰 위기로 변하지 않았다.
41분 이한범이 티아고와 헤딩 경합 후 넘어져 자리를 이탈했다. 그리고 그 자리를 이승모가 채워줬다.
만약 이승모가 이 자리를 채우지 않았더라면 이진현의 스루패스로 위험한 장면이 노출될 수 있었다.
이렇듯 이승모의 수비 능력이 오스마르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었다. 이는 히트맵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윗 사진은 슈퍼매치 때 오스마르의 히트맵이다. 아래 사진은 대전과의 경기 히트맵이다. 두 경기 모두 CDM으로 선발 출장한 오스마르지만, 대전과의 경기 때 더 높은 위치에서 플레이했다.
이승모의 히트맵은 오스마르보다 더 수비적인 위치에서 플레이했음을 알 수 있다.
황의조가 없는 서울의 경기 방식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 전방에서부터 4명이 압박해 상대의 빌드업을 방해한다. ② 상대 빌드업이 실패되면 후방에서부터 2-2 혹은 2-3의 형태로 빌드업한다. 이때 빠르게 측면으로 배급하려 노력한다. ③ 측면에서 볼을 받는다면 빠르게 공격수들에게 스루패스를 넣어주거나 크로스를 올려 골문을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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