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정이고 뭐고 걍 직관 원정 후기
어제 오후 3시 쯤 전주에 도착해서 못 먹은 늦은 점심으로 맘스터치 햄버거 먹고 해결함.
뭐 어디 맛집을 갈까 했는데, 숙소 체크인하고 씻고 나오는 시간 감안하면 시간이 없더라고.
1. 어제 우연히 선수단이랑 같은 숙소였는데, 미팅이 늦게 끝났는지 5시가 넘어서야 선수단 버스 출발.
2. 경기장 가기 전 홈플러스 마트에서 음료라도 그냥 사서 갈까 보고 있는데, 초등학교 고학년 쯤 되어보이는 애가 "써울~ 써울~" 하면서 스윽 건들기 시작하더니 "당연히 전북이 이기쥐~" 이러면서 노래부르고 알짱거림.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부터 빡치는 상황에 이미 이 순간부터 불안감을 감지했어야 했음.
3. 경기장 엠프소리는 어제 저녁에 실시간으로 설라에 따로 글 올릴 정도로 심했음. 그놈의 추노음악 나오며 선수소개할 때는 귀를 안막을 수가 없었음.
4. 전반전부터 백종범이 고생함. 그나마 선방들을 해줘서 실점을 2골만 했다고 생각하고. 빌드업이나 롱킥 능력도 어제는 좋았음.
5. 심판매수 반대 콜은 6/24 "수원강등!" 만큼 잘 맞았음.
6. 경기 끝나고 C열 (원정석과 홈팬 석이 갈라지는 쪽) 끝에서 뭔가 갈등이 있어 보였음. 나오는데 어디선가 "○○○ OOO들아!" 소리가 2층에서 들리는데, 그냥 무시함. (전북애들이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7. 선수단 버스 쪽은 가까워서 갔다가 선수들 나오기 전에 그냥 안 보고 나왔는데, 이후 일들을 보아하니 그냥 안 보는 게 나았던 것 같다.
8. 저녁은 거르다가 전주의 호텔 와서 밤 12시쯤 컵라면 먹고 잤다. 불편한 교통편 때문인지, 역시나 콜택시도 안잡히고, 버스만 30분 넘게 기다리며 그 망할 경기장 근처에서 떠나지 못하고 갇혀있었고 숙소 복귀가 늦어짐. 괜히 서울 유니폼 입구 위축되며 조용히 앉아있는데 모기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당연히 서울 아닌 지방도시라서 시내로 들어오니 숙소 근처 식당은 거진 닫음.
9. 그 참깨라면 컵라면을 먹으면서 '내가 이렇게 주말에 경기를 보러 내려와서 이렇게 밥먹고 하루를 묵으면서까지 괴로운 게 맞는 걸까?' 싶은 생각을 잠시 했음.
평소라면 선수들 잘 나온 모습 하나하나 사진보고 보정할까 생각하지만 사진 편집이고 뭐고 다 기운빠져서, 해서 몇 장만 올린다.
새벽4시부터 또 잠을 못잤더니 오늘 졸리면서도 씁쓸씁쓸하네.
적어도 작년 FA컵 결승은 더 나았을 정도의 원정이었음. 수엡전 홈경기 예매하고 강원전에 맞춰 기차표는 예약해놨는데, 없던 고민이 좀 된다.
(응원을 하기 싫다기 보단, 또 허해질까봐.)
어제 그 늦은시간 겨우 버스 같이 탔던 몇몇의 북붕이들 포함 직관한 사람들 모두 고생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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