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스카우트에 에푸씨 전파하고 온 썰 푼다

필자는 중고등학교시절 스카우트 출신임ㅇㅇ

나름 4년에 한번 열리는 스카우트 올림픽 격인

세계잼버리도 참가해봤었고, 지금도 반쯤 스카우트에 적을

걸쳐있을 정도로 스카우트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큼.

 

그래서인지 한국에서 세계잼버리가 열린다는 소식에 

유치가 확정되었던 6년 전부터 올해 여름을 기다리고 있었음

내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순간이 세계잼버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나한테는 스카우트, 세계잼버리가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행사였거든ㅇㅇ

 

그런데 잼버리 개판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 듣고

많이 허탈하고 실망감이 컸음ㅇㅇ 전 세계 스카우트들한테

우리에 대한 좋은 인상과 기억을 심어줄 수 있는 기회인데

혹여나 안좋은 기억 가지고 돌아갈까봐 너무 미안했거든.

 

사실 그래서 이번주나 다음주 안에 잼버리가 열리고있는

부안으로 직접 갈까도 생각했었음ㅇㅇ

나 스카우트 활동하면서 모은 기념품들이랑 옷같은거라도

스카우트들한테 나눠주면 그 친구들이 이번 잼버리에 대해

조금이나마 좋은 기억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거든.

 

그런데 어라? 갑자기 괴랜 서포터즈인 지인한테

우리동네에 스카우트들이 단체로 직관 왔다는 소식을 들음.

헬스장에서 운동하던 도중에 그 소식을 들은게 5시30분,

경기가 7시였는데 소식 듣자마자 헬스장에서 뛰쳐나와서

집에 있는 스카우트 용품 바리바리 챙겼음.

 

그냥 스카우트 용품만 챙길까 하던 와중에 생각해보니까

한국까지 와서 축구 볼 정도면 얘네 보통 축구에 미친 놈들이

아닐거란 생각이 들면서, 저기서 에푸씨까지 전도하고 올까

문득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스카우트 용품 사이에 우리 머플러 두개 더 챙겨서

목동종합으로 날아가다시피 뛰어갔지.

 

경기장 앞에 도착하니깐 항건(스카프) 두르고 있는

스카우트들이 곳곳에서 보이더라구ㅇㅇ

그 무리중에 하나에 가서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니 

전부 영국에서 온 영국대표단이라고 하더라.

영국대표단은 잼버리 영지(캠핑장)의 열악한 상황때문에

어제 영지에서 철수한 뒤에 남은 1~2주정도의 시간을

서울에서 관광하면서 지내기로 했다고 하더라고.

 

그 영국 친구들한테 나는 한국 스카우트 소속이고,

이번 잼버리 준비과정이 매우 부족했던 것에 대해 미안하다,

이건 내가 지금까지 모아온 기념품들인데, 하나씩 가져가라,

등등 내가 온 용건을 말해줌ㅇㅇ

 

다행히 내가 만난 영국 친구들은 잼버리는 힘들었지만,

지금 진행중인 한국 여행은 너무 즐겁고 재미있다면서

굳이 사과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하더라고..

 빈말일수도 있지만 이번 잼버리를 직접 경험했던 친구들이

그렇게 말해주니까 내 걱정과 염려가 조금 누그러지더라.

 

이곳저곳 돌면서 기념품을 나눠주던 도중에

내가 두르고 있던 머플러에 관심을 가지는 친구가 나타남.

축구에 관심 있냐 물어보니까 당연하다는듯이 고개 끄덕이며

"I know FC SEOUL too" 시전하더라?

지구 반대편에서 온 친구한테 그런 소리 들으니까

이게 진짜인가 싶으면서도 5부리그 6부리그 경기장도

만석 채울정도로 축구에 진심인 나라면 진짜 에푸씨정돈

알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ㅋㅋㅋㅋㅋㅋ

 

그 친구한테 흔쾌히 머플러 하나 쾌척한 뒤에,

우리 구단에 대한 간략한 정보

(창단연도, 경기장, 손흥민 아워 유스, 두유노 성용키 등등)

주입시켜주고 경기장도 같이 들어감ㅇㅇ

 

3000명 가까이 되는 영국 대표단이 다 와서 그런지

경기장 분위기는 진심 EPL 저리가라였음

(그도그럴것이 관중의 4~5할이 영국인ㅋㅋㅋㅋㅋ)

어쩌다보니 관중석 맨 앞에 앉아서 응원도 같이 주도하고,

같이 어울리면서 사진도 엄청 찍고다니고 하면서

어렸을때 잼버리 하던 그 기억이 떠오르더라

 

경기 끝나고, 경기 같이 본 친구들이랑은

인스타 맞팔 하면서 사진 보내주기로 약속하고 헤어짐

내일도 서울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일정 있다 하더라구ㅇㅇ

 

앞으로 영국 말고 다른나라 스카우트들도 서울 시내

관광하는 프로그램 많이 진행한다고 하던데,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같은 한국어는 외워오기까지

할 정도로 다양한 사람들이랑 문화교류 하기 원하는

아이들이니까 말 한마디라도 걸어주면 많이 좋아할거야!!

 

아래는 영국 스카우트들하고 교류하면서 찍은 사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