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화장실+간이 의자’ 잼버리, 사실상 운동장 전체 쓴다... “회복 불가능이라 봐야”
잔디 담당자 "우리 입장에선 말 안 되는 소리"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지난해 3월 국내 처음으로 하이브리드 잔디를 선보였다. 당시 서울시설공단은 “하이브리드 잔디는 천연잔디와 인조 잔디가 95:5의 비율로 혼합됐다”며 “인조 잔디의 파일이 천연잔디의 뿌리와 엮이며 결속력을 높여 외부 충격으로 인해 잔디가 파이는 현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만큼 큰 예산을 쏟았으나 약 1년 5개월 만에 훼손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 K리그 구단 잔디 담당자는 “고온다습한 날씨에 그런 공연은 잔디에 100% 타격을 준다”며 “찬 바람이 불어야 회복되는데 지금 상황에선 거의 불가능이라 보면 된다”로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8월은 특히 잔디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하는 시기”라며 “공연은 하루겠지만 설치하는 시간, 철거하는 시간도 생각해야 한다. 설치 중 잔디에 물은 어떻게 주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무대를 위해 기둥을 설치한 곳의 잔디는 거의 죽는다고 봐야 한다”며 “솔직히 나라에서 하라면 방법은 없겠으나 우리 입장에선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씁쓸해했다.
행정안전부의 최훈 지방자치균형발전실장은 10일 오후 4시 진행된 ‘잼버리 K팝 콘서트 안전 대책 및 진행 상황 브리핑’을 통해 “잔디 때문에 축구 팬이 우려한다”며 “손상 부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대 설치 같은 부분에서 유의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그럼에도 잔디 훼손의 우려가 있기에 신속한 복원을 위해 예산을 확보했다”며 “축구 경기에 지장이 없도록 최대한 복원 지원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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