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써보는 20년지기 친구들과 떠난 머전 원정 후기

 

사실 난 머전 원정 생각 없었음.

너무 더운 계절이고 광복절 연휴에 있는 경기인데 직종상 휴무를 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음.

 

그러던 줌 6월에 친구들끼리 만나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성심당 빵 얘기가 나옴.

 

친구 2 : .... ..그럼 우리 당일치기로 대전 ㄱㄱ?

친구 1 : 근데 빵만 사오는거임? 대전에 뭐 볼거 없음?

친구 2 : 딱히 뭐 없지않냐. 전공아, 대전에는 축구팀 없음? 경기 있는 날에 맞춰서 갔다오자.

본인 : 진심임?

친구 2 : 겸사겸사 가면 좋지. 

 

 

그렇게 머글들 덕에 대전 원정을 계획하게 됨ㅋㅋㅋㅋㅋㅋ

 

친구 1 : 근데 아무 옷 입고 가도 되냐? 유니폼 입어야 되는거 아님?

친구 2 : 딱히 상관없던데(영웅절에 같이 직관 갔다와본 경력직)

친구 1 : 구래도 나눈 입고 가고시푼뎅. 머플러도 들어보고 시푼뎅

친구 2 : 전공아, 들었지? 유니폼 좀 빌려줘.

본인 : 올ㅋ

 

 

 

 

작년 어웨이이랑 써드, 홈 유니폼 이렇게 드레스코드까지 맞춰입고 대전에 입성.

 

친구 1 : 아까 대전 유니폼 입은 여자가 우리 째려보던데 그럴때는 어떻게 하면 되냐.

본인 : 아무것도 하지마라.

친구 1 : IC, 이럴줄 알았으면 팔에 타투스티커라도 좀 붙이고 올걸. 

본인, 친구 2 : 😐😐

 

 

 

(심판진 소개할 때 내가 괴성을 지르자)

 

친구 1 : 너 왜 그러냐.

본인 : 오늘 심판진 망함. 겁나 맘에 안 들어.

친구 1 : 넌 심판 이름도 외우고 다님??

친구 2 : 냅둬, 축구씹덕이잖아.

본인 : 😢

 

 

 

(선수 소개할 때)

 

친구 1 : 오오, 이태석! 내 유니폼에 이태석!

친구 2 : 나상호, 이태석 다 있는데 내 조영욱은 없네.

(친구 1이 어웨이 이태석, 친구 2가 써드 조영욱, 내가 홈 나상호 입고있었음)

본인 : 당연함. 지금 군대 가있음.

친구 2 : 🤔 잘도 이런(?) 유니폼을 줬겠다?

 

 

 

결과는 뭐 북붕이들도 알다시피 난타전 끝에 패배였지만 머글들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했었다고 함. 실제로 친구들도 승규 골 들어가고 나서는 계속 서서 봄ㅋㅋㅋㅋ 근데 내가 기분 나빠할까봐 재밌었다고 말 못하고 아쉽다고 계속 그러길래 나도 그냥 여행에 내 덕질 껴줘서 고맙다고 함ㅠㅋㅋ

 

친구 1 : 다음 경기 언제냐.

본인 : 돌아오는 토요일에 대구랑 상암에서 함.

친구 1 : 그땐 일 있어서 안돼. 대전이랑은 또 언제 함? 너무 분함. 리벤지 가야할 각인데.

본인 : 그건 일단 10월 되봐야 앎. 아니면 담달에 수원종합운동장에서 경기있음.

친구 1 : 우리집에서 개가까운데?! 늬들 올거지? 꼭 와야 돼.

친구 2, 본인 : 😧😧

 

 

(지하철역 가는 길에 앞에 잼민이들이 계속 우리 의식하며 속 긁는 소리 함)

 

친구 1 : 늬들 돈 많냐?

본인 : 갑자기 뭐래.

친구 1 : 저 잼민이들 거슬리는데 한 대만 때리고 올께. 합의금 좀 마련해줘.

친구 2, 본인 : 😰😰

친구 1 : 진짜 존나 분하다. 나도 유니폼 사서 경기장 좀 다닐까봐.

 

 

숙소 돌아와서 술 마시면서 얘기하는데 친구 1은 지금 입덕 직전인거 같음.. 아까 골 넣은 그 선수는 누구냐, 그 응원가 가사 뭐였냐 계속 물어보는데 내가 왜 진 경기보고 입문하려고 하냐고 성질 냄ㅠㅋㅋㅋ 혹시라도 수엪 원정 이후에 친구 진짜 입덕하게 되면 또 후기 쓰겠음..

 

 

 

마지막은... 우리의 경기장 인증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