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협회랑 통화했다 - 2

합쳐서 30분이 넘는 통화였다. 이번에는 홍보팀이 아닌 심판쪽 부서와 통화를 했음. 생각보다 질문이 많았고, 어떤 질문에서는 좀 답답했던 부분도 있었음.

1. 이번 오심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 사항이었다. 오심분석, 대체 뭘로 했으며 어떤 식으로 진행했는가?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원한다.

 - 영상분석, 전문가 그룹 상의 및 평가를 통해 결과를 내리고,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다수결의 원칙을 통해 결정한다.

2. VAR이 있었음에도 저 부분에 대해서는 온필드 리뷰도 없었고, VAR실에서도 어떠한 의견도 없었다. 왜 그땐 그냥 지나갔는가?

 - 기본적으로 VAR은 4가지 프로토콜에 준하여 진행을 하는데, 이번 사항은 4가지 중 어떠한 사항도 아니었다.

2-1. 결과적으로 그 프리킥이 골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었고, 파울이었어도 결국 서울이 지속적으로 공격권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 17년에 있었던 대구-전북 경기에서 있었던 대구의 득점과정에서도 중간에 전북 선수들의 태클을 통한 볼 탈취가 있었지만, 이를 골킥에서부터 끊기지 않고 진행된 공격 흐름으로 판단하고 골 취소 판정을 내렸다. 그러면 이 부분도 파울이었지만 공격권을 서울이 계속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니 골과 연결된 한 장면으로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러면 당연히 온필드 리뷰도 해야 맞는 것이 아닌가?

 - 그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가 어렵다. 오늘 저녁에 심판진들에 대한 라이브가 있을 예정인데 거기서 질문을 해보셨으면 한다.

3. 아무튼 결론적으론 오심으로 결정이 났다. 그러면 해당 주심에 대한 징계도 있는건가?

 - 오심으로 나왔으면 징계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 징계에 대해서 발표는 하지 않는다. 이는 우리 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서도 발표를 안 하고, 협회측에서 이런식으로 심판 평가에 대한 피드백도 잘 안한다. 하지만, 고의적인 사항이나 경기 외적의 문제의 경우에는 징계 발표를 한다.

3-1. 그러면 17년 서울-광주 경기에서 있었던 오심에 대한 심판 징계는 왜 공개발표를 했는가? 결국 이것도 사람의 실수로 일어난 일이었고, 고의적인 사항도, 경기 외적의 문제도 아니었다. 이 때는 그럼 왜 그런건가?

 - 이 부분은 경우에 따라 다르다고 답변을 드리고 싶다. 기본적으로는 공개를 하진 않지만, 너무 큰 일이거나 위원회에서 결정을 내리면 공개를 하는 경우도 있다. 아쉬움이 있을 순 있지만, 구단이 선수를 관리하듯, 협회 입장에서도 심판진들을 관리를 해야한다. 특히, 심판도 사람이라 이런 논란이 있으면 당연히 다음 경기 판정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멘탈적인 요소들에 대해서 협회가 관리를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런 부분들을 다 고려해서 발표를 하는 것이다.

4. 이번 라운드에선 이 부분만이 문제는 아니었다. 송범근, 최효진 선수의 파울에 대해서는 심판의 판정 존중, 양상민 선수의 파울에 대해서는 오심으로 판정을 내렸는데, 이거에 대한 기준이 대체 무엇인가? 이것도 결국 다수결인가?

 - 그렇다. 이것도 다수결을 통해 결정한다. 아쉽지만 협회 입장에서도 평가위원회의 결정을 반드시 존중해야 한다. 물론 협회 내 직원들도 판정들에 대해 다 개개인의 생각이 다르다. 어떤 직원은 또 어떤 구단의 팬이니 이 판정에 대해 이해를 못 하는 경우도 있고 다 그런다. 하지만, 그 결정을 존중하고 따라줘야 내부에서 논란이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논란이 있으면 외부에서 강사를 초청하여 교육을 하거나, 심리적 요인들을 관리를 해 주며 보다 나은 판정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도 노력을 하고 있다.

5. 그러면, 그 라운드에 있었던 모든 파울들과 논란이 있었던 장면들을 전부 다 리뷰하는가?

 - 그렇다고 보시면 된다. 거의 모든 파울들에 대해 리뷰를 진행한다. 우선 기본적으로 모든 경기에 심판 평가관이 현장에 가서 그 날의 경기에 대한 평가를 한다. 이후 이런 평가위원회에서 영상분석과 평가 발표, 해당 심판진들의 의견과 이에 대한 의견들을 종합한 후 여러가지 단계를 통해서 리뷰를 한다.

6. 이번 사항은 대충 알겠다. 그러면 지난 1라운드로 돌아가보자. 협회는 이 라운드에 문제가 없었다고 했으나, 1라운드에 있었던 서울-강원 경기에서 있었던 오프사이드 논란에 대해서 구단의 정식 항의와 함께 증거 영상을 제출했고, '판독불가'라는 결론이 났다는 것이 협회 공식 입장이 아닌 기자의 단독 보도로 발표가 되었었다. 그래서 그 때 전화했을 땐 나에게 '논의 후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 라고 했으나, 그냥 넘어갔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서는 왜 발표가 없었는가?

 - 그래서 이번 라운드부터 이런 결과를 발표하는거고, 당시 그 장면에 대해서도 서울에 충분히 설명을 했다. 물론 100% 만족을 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충분한 설명을 했다.

6-1. 아니, 내가 말하는 건 그게 아니다. 판독 불가면 문제가 없었던 것이 아닌데, 이에 대한 협회의 공식 입장이 왜 없었는지를 묻는 것이다.

 - (이후 누가 부름) 약속이 있어서 먼저 끊어야 할 것 같다. 추후에 이런 질문들이 더 있으면 전화나 오늘 저녁에 있는 라이브에 질문을 해 주셨으면 한다.

그래서 나도 오후에 다시 전화를 했고, 전화상대가 바뀜. 이후 그 분의 대답.

 - 지금 언제적 판정을 말씀하시는건지 잘 모르겠다. 1라운드 때를 말씀하시는 것인지?

6-2. 맞다. 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협회의 공식 입장이 없었는가?

 - 평가위원회에서 나온 이러한 항목들을 이렇게 공지사항에 올리고 공식으로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에는 이런식으로 글을 올리고 결과를 보고한 적이 없다. 선생님도 이렇게 공지사항에 글이 올라온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6-3. 그러면 기사에 나온건 뭔가? '크게 이슈가 될 만한, 문제가 될 만한 오심 등의 상황은 없었다'. 이건 협회의 입장이 아닌가?

 - 그게 아니라, 이번처럼 결과 보고가 아닌 브리핑 과정에서 나온 질문들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것 같다. 지금 선생님이 말씀하시고자 하는 정확한 요지를 잘 모르겠다.

6-4. 그러니까,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될 만한 사항이 없었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FC서울이 그 오프사이드 장면에 대해 구단 차원에서 항의를 했고, 심판위원회에서도 판독불가라는 결과가 나왔으면 이건 문제가 없는게 아닌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저기서도 문제가 될 만한 오심이 없었다가 아닌, FC서울측에서 항의를 했고, 이 장면을 분석했으나 판독불가 판정이 나왔다고 말을 했어야 하는거 아닌가? 근데 왜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협회의 발표가 없었는지를 묻는거다.

 - 이 부분은 답변드리기가 어렵다.

7. 그러면 그 판독불가 판정이 나온 이후, 협회나 연맹에서는 그런 VAR의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가? 카메라 설치 등의 여러 보완 작업들을 했는가?

 -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답변드리기가 어렵다. 제가 선생님께 여기서 '카메라 몇 대를 추가로 설치하겠다'와 같은 불투명한 것들을 단정지어 말씀드리기가 어렵다.

7-1. 아니, 내가 말한 건 앞으로 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 판정 이후 보완을 했는지를 물어보는거다.

 - 개선을 할 계획이고, 정책적으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 또한 카메라의 경우는 협회나 연맹 뿐 아니라 중계사들과도 논의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8. 앞으로도 이번에 글이 올라온 것처럼 지속적으로 평가글이 올라올 계획인건가?

 - 잠시만 기다려달라.(이 때 또 사람이 바뀜. 아마 오전에 나랑 통화한 사람인듯?)

 - 그럴 계획이다.

8-1. 이번처럼 논란이 없어도 글이 올라오는건가?

 - 그렇다. 꾸준히 올릴 계획이다.

9. 평가글이 올라오는건 좋다. 분명히 발전된 부분이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평가글 자체가 너무 구체적이지가 않다. 이번처럼 단순히 오심이다, 판정을 존중한다가 아닌, 어떠한 이유와 절차, 다수결이었음 몇 대 몇의 의견차로 결정된 사항 등과 같은 글이나 당시의 자료들을 올려서 더 명확하게 써야 하는 것 아닌가?

 - 이 부분에 대해서도 답변드리긴 어렵다. 다만, 지금 선생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분들에 대한 건의사항이나 개선사항들은 저희가 잘 받아서 평가위원회에 전달해드리도록 하겠다.

마무리 : 사실 일개 팬이 이렇게 전화하는게 다소 귀찮을 수 있고, 직원분 입장에서는 짜증날 수 있다. 당장 경기를 뛰는 것도, 판정을 내리는 것도 협회 직원들이 아니니까. 하지만, '협회 ㅂㅅ이네' 하면서 뒤에서 욕 하는 것 보단, 이렇게 전화를 통해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해 전화를 드린거다. 앞으로도 이렇게 팬들이 전화를 하면 잘 응대해줬으면 한다.

 - 알겠다. 감사하다.

6번 질문할 땐 개답답했음... 전체적으로 북런트와 통화할 때보다 더 답답했음. 솔직히 6번에서 답변이 어렵다는 결론 나오고부턴 할 마음이 그냥 사라지긴 하더라.

의견을 종합해서 건의를 하겠다곤 하는데, 솔직히 할 지도 잘 모르겠다. 몇몇 질문들은 내가 약간 억지 쓴 것도 없진 않아서 오히려 뒤에서 뭐 이런 진상이 다있냐고 호박씨 까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솔직히 이것도 만족하고 납득할 수 있는 대답들은 아닌데, 30분정도 했는데 이 결과면 뭐... 차라리 북런트랑 통화하는게 더 명쾌한 느낌이었음.

결론 : 갑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