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도시가 도시다 보니 오며가며 삼성 아카데미 꼬꼬마들을 자주 보게 되는데
마침 버스 기다리다가 유니폼 입고 수업 들으러가는 아이들 3명이 있어서 우연찮게 이런저런 얘기 잠깐 나누게 됐네..
좀 주저주저하다가 내가 먼저 '혹시 다들 수원 아카데미 다니는 아이들이니'라고 물어봤고, 이어서 '삼촌은 서울 팬이야'라고 말하니, 아이들 표정이 '읭? 여기 살면서 왜 서울팬이지?' 하는 반응
아이들은 제일 먼저 이번 슈퍼매치 가셨나고 물어보면서 원정석에 앉으셨나고 물어봤고, 그래서 원정팬이다 보니 다른 좌석에는 앉을 수가 없어서 그쪽에 앉아서 봤다고.. 너희들도 슈매 갔었나고 물어보니 그 아이들도 다같이 가서 봤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혹시 수원강등 같이 외치셨나요?' 묻길래.. 아이들한테 상처될까봐 차마 시원하게 내지르지는 못했다 라고 조금 축소해서 말하기도..
그리고는 '아 서울 키퍼 너무 잘해요 다막아' 이러면서 칭찬아닌 칭찬도 들었고ㅎ
아이들은 김병수 감독이 나가게 된 상황을 말하면서 '회사가 잘랐다. 다음 인천전 어떡하냐' 하면서 걱정하는 반응을 보이다가, 우리 김진규 대행은 만족하냐고 물어보길래 선수단과 같이 잘해나가고 있어서 팬들이 많이 만족하고 있다고 말해줬어
그럼 김진규가 내년부터는 정식 감독되는 거냐고 묻길래, 그건 아마도 올 시즌 성적과 구단 향후 계획에 따라서 연말 정도는 돼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해줬고
그러더니 자기네 이제 염기훈이 감독이라고 좀 걱정된다고 얘기하더라. 그래서 '우리도 김진규 대행이 처음 부임할 때 걱정이 없던 건 아닌데, 워낙 선수들과 오랜시간 지냈고 라커룸 대화나 소통하는 부분에서 잘하고 있다보니 선수들도 살아나는 것 같다. 팀에 오래 몸 담고 있던 젊은 지도자니까 염기훈도 잘 할 수 있을거다' 라는 식으로 말해주긴 했어..
그러면서 나는 카즈키가 잘하는 것 같다고 칭찬했고, 그랬더니 아이들도 감사하다고 그러더라. 그러면서 한 아이가 서울에서 누구 가장 좋아하냐고 묻길래, 나는 '기성용도 좋아하고 오스마르도 좋아한다' 라면서 답하다가, 한 아이가 '오스마르 뺐어오고 싶어요'라고 하길래 나도 웃으면서 우리도 오스마르 너무 잘하는 선수라 좋다고 계속 오래 갔으면 즇겠다는 말을 해줬고, 또 다른 아이는 '기성용도 서울에 있어요?'라고 되묻기도 해서 한편으론 조금 놀랐음. 기캡이 우리팀 상징과 같은 존재라는 건 다 아는 줄 알았는데..
그리고 세명 중 가운데 있던 아이는 '나상호도 있고 일류첸코도 있고..' 라면서 우리 선수들 꽤 많이 알고 부러워하는 것 같더라. 그러더니 그 아이가 이어서 자기네는 공격진이 겉멋만 들었다고, 드리블 제대로 치는 걸 못본다고 말하는데 순간 이걸 같이 공감해줘야 하나 말아야하나 갈등 했었음..
암튼 그런 식으로 한 5분 정도 대화하다가 버스가 와서 아이들하고 헤어짐. 그래도 아이들이 다 착하고 한편으론 아이들한테까지 안좋은 얘기를 해서는 안될 것 같아서 앞으로 삼성도 잘 될 거라고 말해주고 오긴 했어
평소에도 여기 다니는 아이들 지나가는 거 보고 그랬는데 하필 이 시기에 이렇게 가까이서 만난게 뭔가 인연(?)인 것 같아 그냥 나도 모르게 말을 걸게 되버렸네
암튼 그냥 삼성 아가들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했다는 썰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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