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문) 회사에서 도는 악성 소문들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어 고민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입사 3년차인 22세 남성입니다.
혹시 저희 회사 사람들이 볼 수도 있어 회사를 유추할 수 있는 부분들은 조금 바꾸어 작성하였고
업무에 대한 부분도 뭉뚱그려 작성하였으니 감안하여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입사한 회사는 제가 어린시절 저희 아버지가 임원으로 장기간 근무하였으며,
잠시나마 회사가 어려울 때 사장도 역임하신 적이 있습니다.(현재는 은퇴하신 상태입니다.)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지금의 회사와 연계된 특성화 고등학교에 진학하여
나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곧바로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보통 신입사원, 특히 저같은 고졸출신들은 꽤나 오랜 기간동안 역할 부여 없이
선임들의 일을 돕거나, 잡다한 일들만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과정에서 특출난 모습을 못보여준다면 재계약 제의 없이 계약만료로 퇴사하게 되거나, 권고사직 당하는 경우도 많구요.
제가 입사한 해에는 유달리 고졸출신들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전에도 고졸출신 신입들은 많았으나 대부분 회사에 적응하지 못하고 퇴사를 하거나 군대에 가며 자연스럽게 회사를 떠났으며
대부분 대학교 졸업반에 입사하거나, 인턴과정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데
당시 저희 고등학교 취업 담당 선생님께서 저희에 대해 좋게 평가하였는지
운좋게도 저를 포함한 동기들 여럿(그중에는 1년 조기입학한 녀석도 있었습니다. 회식때 술을 못마셨어요)은 다들 입사 반년정도만에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고,
저는 육아휴직을 떠난 선임 덕에 다른동기들보다도 빠르게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 팀을 구성할 때(10명 조금 넘습니다), 2명정도는 3~4년차 미만의 신입급으로 구성하는데,
처음엔 그때문에 기회를 잡았던거라 생각했지만, 제 동기들 4~5명 정도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도 했으니 그 외의 능력도 나름 입증을 했다고 봅니다.
그렇게 약 2년간 저는 회사에서 꽤나 인정받는 사원으로서 대우받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여자친구도 생기는 등 나름 행복한 삶을 살았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외부 평가' 라는게 존재합니다.
같은 회사 사우들이 아닌, 다른 회사 또는 업계와 관련 없는 사람들이 저희 프로젝트와 업무 결과물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죠.
쉽게 설명하면 배달앱 평점같은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대부분 소위 일을 잘한다 하는 직원들은 해당 외부평가도 좋은 편이고,
능력부족으로 프로젝트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거나 질병 등으로 잦은 결근을 하는 직원들은 평가가 매우 박한 편입니다.
다행히 재계약이나 연봉협상 등을 진행할 때는 이러한 평가가 지표로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직원에 따라선 이 외부평가를 아예 신경쓰지 않는 직원들도 있습니다만
저와 같은 젊은 직원들은 아무래도 이러한 평가들을 크게 신경쓰게 되는 편입니다.
저에 대해서는 다행히 좋은 평가들이 다수였어서 저는 더 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올해 중순부터 상황이 바뀌게 됩니다..
업계에서 중요시하는 대회가 하나 있습니다.
저희 회사 뿐 아니라 동일 직종의 다른 회사들도 포함하여, 나이 어린 사원들 일부를 선발하여 프로젝트 팀을 꾸리고
국가단위로 다른 나라의 팀들과 경쟁하며, 우승한 팀에게는 정말 큰 혜택과 업계에서의 명성을 얻게 됩니다. (나름 국가대표라고 볼 수 있겠네요)
지난 두 번의 대회에서 우리나라가 우승하였고, 올해도 우승이 유력한 상황이었습니다.
입사 초반부터 저는 프로젝트의 핵심일원으로 분류되었고, 준비과정에서도 많은 업무를 담당하며
어떻게 우리나라를 우승시킬지만 고민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원래는 작년에 진행될 대회였지만, 코로나 여파로 인해 올해로 밀리게 되었는데
뜬금없게도 대회 직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되게 됩니다.
저 뿐만 아니라 누구도 이렇게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고, 이 일로 저는 큰 상실감에 빠지게 되며
부끄럽지만 한동안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업무에 제대로 집중을 못하거나 실수를 일삼아 많이 혼나기도 하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위의 언급한 '외부 평가'도 곤두박질 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제가 못한걸 알기에 이러한 평가가 떨어지는 것은 괜찮았습니다.
문제는 제가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 저의 주변인들을 언급하며 악성 루머가 퍼지게 된 것이죠.
일례로 저희 프로젝트 팀이 경쟁에서 밀려 계약을 따내지 못한 적이 있었는데,
제 여자친구가 친구와 해외여행을 가기로 계획한 인스타 내용을 보더니(인스타는 대체 어떻게 알았는지 의문입니다)
제가 계약 끝나면 바로 여자친구랑 해외 여행 갈 생각에 자기 업무를 등한시한다는 내용의 글이 작성되고,
그럴줄 알았다면서 저와 제 여자친구에 대해 손가락질 하는겁니다.
아니 상식적으로 누가 금요일도 아니고 다음날 출근해야하는데 휴가도 안쓰고 해외여행을 가며
설령 해외여행을 간다 하더라도 그게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입니까
다음날 정상적으로 출근하니 이 논란은 수그라들었지만, 저에겐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심지어 당일치기로 갔다왔냐는 말도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한 해 회사의 운명을 결정짓는다고 봐도 무방한 중요한 미팅이 있었는데
저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저희 TF가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고, 다른 회사가 그 계약을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순식간에 저희 회사는 초상집 분위기가 되었구요
퇴근하며 SNS를 하던 중 회사 선임, 동료들이 갑자기 저에게 너 뭐하는거냐고 카톡이 오길래 보니까
제가 경쟁회사의 계약 선정 소식에 인스타그램 좋아요를 눌렀던 겁니다.
사실 제가 언제 누른지도 기억 안나고.. 아마 스크롤 내리다가 눌러진 듯 한데
물론 제가 잘못한 점은 맞기에 바로 취소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취소로 끝이 아니더라구요, 모르는 사람이 제 번호는 어떻게 알았는지 카톡이나 인스타DM으로 욕설을 하기도 하고
또 제 여자친구의 인스타그램을 보며 여자친구가 오마카세를 간다는 이유로 저에게 회사일 말아먹고 오마카세 가는 놈이라며 선 넘는 비난일색이 이어졌습니다.
대체 제가 제 개인시간에 여자친구와 오마카세를 가던 말던 무슨상황인가요.
현재 회사와의 계약기간이 올해로 끝나게 되는 상황입니다.
슬슬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데, 저는 아버지처럼 외국계 기업에서도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고
제 동기 중 한명은 올해 외국계 기업으로 이직에 성공하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제가 아직 이직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것 같아
현 회사에 더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데
얼마 전 제가 회사의 기밀을 빼내서 위 인스타그램 좋아요를 누른 회사로 이직을 하려고 각을 보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 저 회사는 전년도에 저에게 이직제안을 한 적이 있으나 회사에 대한 애정이 커 제가 거절하였었는데
이러한 사실을 다 아는 사람들이 저러니까 정말 현타가 오며 이 회사에 계속 남아있어야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떡하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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